죄와 벌
김수영
남에게 희생을 당할 만한
충분한 각오를 가진 사람만이
살인을 한다
그러나 우산대로
여편네를 때려눕혔을 때
우리들의 옆에서는
어린놈이 울었고
비오는 거리에는
사십 명 가량의 취객들이
모여들었고
집에 돌아와서
제일 마음에 꺼리는 것이
아는 사람이
이 캄캄한 범행의 현장을
보았는가 하는 일이었다
---아니 그보다도 먼저
아까운 것이
지우산을 현장에 버리고 온 일이었다
'文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안하다 - 정호승 (0) | 2013.06.17 |
---|---|
슬픔이 기쁨에게 - 정호승 (0) | 2013.06.17 |
싸움 - 김상혁 (0) | 2013.06.17 |
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0) | 2013.06.17 |
대장의 접시 - 체 게바라 (0) | 2013.06.17 |
폭포 - 김수영 (0) | 2013.06.17 |
너를 잃고 - 김수영 (0) | 2013.06.17 |
이별 후에 - 문정희 (0) | 2013.06.09 |
거대한 뿌리 - 김수영 (0) | 2013.06.09 |
하……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 (0) | 2013.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