史/그 외 10

유사역사학은 어떻게 대중에게 다가갔는가?

유사역사학은 어떻게 대중에게 다가갔는가?유사역사학의 위험성은 사실관계의 오류에만 있지 않다박세연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지난 15일 채택됐다. 도종환 의원이 문체부 장관에 내정되자 학계에서는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었다. 검증되지 않은 유사역사학을 공공연하게 지지하는 사람이 학계에 강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화부처의 수장이 될 자격이 있냐는 이유였다. 이 우려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서도 여전하다. 유사역사학에 경도된 역사관이 국회 전체에 퍼져있다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이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가야사 복원을 지시한 일까지 알려지면서 역사학과 권력에 대한 논란은 심화되고 있다. 도종환 의원이 국정교과서 폐지 운동에서 학계와 연대한 사실을 아는 이들은 학계가 왜 이렇게까지 거..

史/그 외 2017.06.17

역사에서 호명의 의미

역사에서 호명의 의미 이번 강의는 문화재를 벗어나서 역사학의 쟁점 중의 하나를 다루어볼까 합니다. 바로 역사에서 호명의 문제, 즉 어떠한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에 대하여 어떻게 부를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다루어볼까 합니다. 지나간 과거의 일을 어떻게 부르냐가 무슨 큰 문제이냐고 반문하실 수도 있겠지만, 실상 과거를 어떻게 규정하는 가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현재의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시간은 미래를 보고 달려가면서 흐르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서 부터 나와 미래로 흘리가기 때문이지요. 프랑스 공산당의 이론가이자 철학자였던 루이 알튀세르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회에서 어떤 주체는 단순히 홀로 존재함으로써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타자에 의해 호명됨으로써, 그 위치를 승인받게 된..

史/그 외 2015.05.27

미륵, 지배자의 이념에서 민중의 이념으로

미륵, 지배자의 이념에서 민중의 이념으로 선운사 도솔암 마애여래좌상 (보물 1200호) 가운데 하얗게 테투리가 처진 네모가 배꼽 입니다.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인 1892년, 고창에 위치한 선운사에서는 여러 곳에서 모인 농민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선운사의 산내 암자인 도솔암 내원궁에는 거대한 절벽에 무려 17미터 높이의 마애불(절벽에 새긴 불상)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 마애불의 중간에는 구멍을 뚫었다가 막았던 흔적이 있고, 이것을 보통 미륵불의 배꼽이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이 마애불의 배꼽에는 때가 되면 나올 세상을 뒤집을 비결(秘訣)이 숨겨져있다고 전해지고 있었는데, 바로 지금 그 비결을 동학의 대접주인 손화중이 나서서 얻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이 미륵불의 배꼽에 새로운 세상에 ..

史/그 외 2015.05.27

21세기 한국사학 무엇을 해야하나 - 오종록

21세기 한국사학 무엇을 해야하나 오종록(성신여대) *이 글을 쓰신 오종록 선생님은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조선전기 군제사로 박사를 받으셨습니다. 이 글은 2013년 5월 3일 고려대학교 한국사연구소 주최 좌담회의 발제문입니다. 전면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인간에 대해 공부해온 한 학자의 통찰력을 보여주고 생각할 거리를 여러 개 던져주는 글이기 때문에 소개합니다. 아직 21세기의 초입부를 지나는 시점에서 21세기 동안 한국사학이 해야 할 과제를 전망하는 것은 필자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듯하다. 그러나 바꾸어서 생각하면, 분단시대를 극복하고 통일 민족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한국사 연구가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사학의 과제였으나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는 것과 ..

史/그 외 2013.05.04

역사 발전 과정에서의 보편성에 대하여 - 근현반

역사발전의 보편성이라...그렇게 진행되면 좋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진행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는 겁니다..... 옛날에는 "세계사의 자연사적, 합법칙적 발전"이라고 배웠는데, 어쨌든 맑스가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은 사실이나, 맑스는 인간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모두 설명하려는 시도는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류정환 군 말대로 맑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를 분석하고 종국에는 폐절하는 것이었죠. 내 생각에 역사발전 5단계설 등으로 표현되는 '완결적/총체적' 맑스주의는 1. 스탈린주의의 '변증법적 유물론', '역사적 유물론' 의 이론 체계에서 특화되었거나, 2. 사회주의 운동을 비판하는데 급급한 지식인들이 맑스주의에 흠집을 내기 위해 자구 하나하나를 전체 내용에서 뜯어내어 특화한 데 그 원..

史/그 외 2013.03.12

이 유물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복희 여와도. 중국 전설상의 인물이자 농사의 신으로 숭배되었음 용산에 새로 생긴 국립중앙박물관에 가 보신 적이 있나요? 3층에 가면 아시아관이라는 다소 낯선 전시관이 있습니다. 아시아관은 한국 이외에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시아, 인도, 중앙아시아 등의 다른 나라의 유물을 전시하는 곳 입니다. 각 국에서 대여한 유물도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직접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을 전시하기도 합니다. 아마 박물관에 가시는 김에 여기에 들려 보면 생각보다 높은 수준의 소장품이 깜짝 놀라게 될 것입니다. 인도의 간다라 불상이나, 의친왕이 수집한 일본의 현대미술품, 중국 당나라의 삼채도자 같은 것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시아관의 하이라이트는 무엇보다도 중앙아시아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앙아시관에서는 지금의 ..

史/그 외 2012.11.27

문서 한 장으로 보는 고려와 티벳의 교류 흔적

송광사 티베트문 법지 (보물 1376호) 순천 조계산의 송광사는 우리나라 3보 사찰중의 하나로, 그 이름에 걸맞게 엄청난 규모를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비록 한국전쟁 당시, 대웅전과 국보인 백운당이 소실되기는 하였지만 그 외의 건축물과 유물들은 너무나 잘 보존되고 있습니다. 국보인 국사당과 보조국사 지눌의 불감(佛龕), 고려 고종때의 교서 외에도 22점의 보물 (이중 화엄탱화는 곧 국보로 승격 예정), 10점의 전남도유형문화재를 비롯에 수 백점의 귀중한 유물들이 보존되고 있습니다. 또한 유난히 고려시대의 문서나 불교유물, 그리고 원나라에서 가져온 물건들이 많이 남아있어, 고려사, 고려사절요, 고려도경 외에는 사료가 많지 않은 고려사 연구의 보물창고 같은 곳이 송광사입니다. 그리고 송광사에 전래되는 많은 ..

史/그 외 2012.11.27

미술사, 구성된 역사

미술사, 구성된 역사 1. 들어가며 : 낮선 역사, 미술사. 역사학(특히 문헌사학)을 공부하는 이에게 미술사는 어떤 의미일까? 어느 문화권이나 사회든지 미술 역시 사회의 상황을 반영하는 하나의 거울이며, 또한 의미 있는 사료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한국의 역사학 전공자들에게 미술사는 낯선 영역일 뿐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체계를 가진 학문이다. 문헌역사학과 고고학, 미술사학은 해방 후 학문의 체계가 잡히고 있을 때부터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학 전공자는 미술사를 편협한 학문이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술사는 분명 역사의 한 갈래이며, 역사학에 존재하는 이데올로기 역시 미술사에 그대로 존재하기 마련이다. 역사학에서 오랫동안 서구중심주의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

史/그 외 2012.07.27

내포 지방 백제불상의 특징

충남지역 백제불상의 특징 - 서산마애삼존불, 태안마애삼존불, 예산화전리사면석불을 중심으로 - 1. 들어가며 백제의 정확한 세력권에 대해서는 많은 학설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당시 백제의 문화는 매우 발전하였고, 그 파급력도 매우 컸다는 것이다. 비록 백제의 첫 수도인 위례성의 위치도 최근 풍납동 유적의 발굴로 어느 정도 연구의 진척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고, 또 다른 도읍지인 웅진과 사비, 지금은 공주, 부여 역시 가시적인 흔적이 많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남아있는 유적, 유물이나 일본에 전래되고 있는 유물들을 보았을 때, 백제의 문화가 매우 세련되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충남지역은 백제 22대 문주왕 이래로 백제의 중심지였다. 백제의 가장 핵심적인 유물과 유적들이 이 지역에 많..

史/그 외 2010.01.11

답사수업교재 - 불교 작성중

아놔 이거 언제 다한댜 불교문화의 이해 1. 개관 불교는 부처님을 믿는 종교를 가리킵니다.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로 천 수백여년동안 불교는 한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현재도 한국인의 절반 정도가 불교를 믿고 있습니다. 정부에 등록된 전통사찰만 수 천 곳에 달할 만큼, 불교 문화유산 역시 많습니다. 따라서 불교문화를 파악하는 것은 답사에 있어서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불교문화는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여러 불교와 불교문화재의 용어들이 한자로 되어있고,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기보다는 무조건 외우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불교는 답사수업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치를 떠는 부분이 되어가는 것 같네요. 하지만 불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

史/그 외 2010.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