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 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 오라.
'文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포 - 김수영 (0) | 2013.06.17 |
---|---|
너를 잃고 - 김수영 (0) | 2013.06.17 |
이별 후에 - 문정희 (0) | 2013.06.09 |
거대한 뿌리 - 김수영 (0) | 2013.06.09 |
하……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 (0) | 2013.06.09 |
바람에 지는 풀잎으로 오월을 노래하지 말아라 - 김남주 (0) | 2013.05.18 |
사랑 - 박노해 (0) | 2013.05.17 |
봄편지 - 정한용 (0) | 2013.05.05 |
그리움 - 이용악 (0) | 2013.05.05 |
조선의 마음 - 김남주 (1) | 2013.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