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詩

내 인생의 中世 - 기형도

同黎 2013. 11. 27. 01:36

내 인생의 中世


                                 기형도



이제는 그대가 모르는 이야기를 하지요 


너무 오래되어 어슴프레한 이야기 


미류나무 숲을 통과하면 새벽은 


맑은 연못에 몇 방울 푸른 잉크를 떨어뜨리고 


들판에는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나그네가 있었지요 


생각이 많은 별들만 남아 있는 공중으로 


올라가고 나무들은 얼마나 믿음직스럽던지 


내 느린 걸음 때문에 몇번이나 앞서가다 되돌아 오던 


착한 개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나그네의 깊은 눈동자를 바라보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