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9차

9번째 간사이원정기 - 4일 히로시마3 (원폭돔原爆ドーム,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広島平和記念公園1)

同黎 2015. 12. 26. 02:43



다시 버스를 타고 원폭돔 앞에서 내린다.

히로시마 관광버스를 타면 주요 포인트들을 모두 연결해준다.


원폭돔 앞 위령이라는 글자가 뚜렷한 비석


한 바퀴 돌아본다.



원폭돔(原爆ドーム)은 원래 1915년 지어진 것으로 체코 출신 건축가 얀 레첼이 아르누보 양식으로 건축한

지상 3층(일부 5층) 지하 1층 높이 25미터의 건물이다. 히로시마 물산장려회를 맞이하여 히로시마현

물산진열관으로 사용되었으며 독일물품전시회 때는 과자전시관으로 일본 최초로 바움쿠헨을

제조·판매한 곳이기도 하다. 이후 히로시마현 산업장려관으로 개칭하여 미술관 역할을 하다가

1944년 내무성으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내무성 주코쿠, 시코쿠 토목사무소 등으로 사용되었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원폭돔 남동족 상공 600미터에서 리틀보이가 작열하였고

이후 1초 안에 건물이 붕괴했으며 지붕의 동판이 녹아내렸다. 창문이 많고 피폭 순간 지붕 동판이

날아가 안에 있던 30명 정도의 사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나 오히려 폭진이 지나갈 큰 구멍이

많았던 탓으로 기적적으로 이 돔이 살아남았다. 

이후 원폭돔이라고 불리게 된 이 건물은 1960년까지 방치되다가 철거논의가 일었으나

평화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존속주장이 일어서 결국 존치가 결정되었으며 1996년 국가 사적으로,

또 동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보다시피 비계가 잔뜩 쳐져 보수공사 중이다.

붕괴 직전의 건물인지라 이렇게 매년 보수공사를 해주어야 한다고


유네스코 등재 당시 미국의 격렬한 반대가 있었고, 일본의 희생자 코스프레를 걱정한 아시아 국가들의

반대도 있었으나 결국 등재는 되었다. 세계 최초의 원폭 투하지로써의 가치는 높다고 생각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표석


공사 중이라 조금 아쉽다.

사진을 찾아봤다.


피폭되기 전의 원폭돔

상당히 크고 당당한 규모의 건물이다


공사 중이 아닐 때의 원폭돔

저 안에 있던 약 30명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시신조차 찾지 못하고 말 그대로 증발되었다고 한다.


가까이서 보면 풍화가 많이 진행된 것을 알 수 있다.


아이오이바시(상생교)에서 바라본 원폭돔


이런 모습을 보지 못해 조금 안타깝다.


원폭돔을 등지고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쪽으로 이동한다.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은 피폭지 중심부를 기준으로 1955년에 만들어졌고 오타가와가 두 갈래로 갈라진

삼각주 섬 위에 조성되어있다. 강변에는 위령비와 옛 아이오이바시(상생교)의 교각이 전시되어 있다.


아이오이바시는 삼각주의 섬과 두 육지를 연결하는 T자 모양의 특이한 다리이다.

피폭 당시 크게 훼손된 것을 다시 지어 사용하고 있다.


강변에는 원폭으로 희생된 아이와 부모를 추모하는 비석이 있다.

피폭지점 기준으로 유난히 학교들이 많았다고 한다. 일부 학교는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평화자료관에 가보면 사라진 아이를 찾아 헤맨 부모들에 대한 눈물나는 이야기가 많이 있다.


아이오이바시


저기 보이는 곳이 평화기념공원이다.


사진의 X지점이 원폭이 상공에서 폭파한 곳, 강에 걸쳐진 T자 모양 다리가 아이오이바시이다.

북쪽에 히로시마성도 보인다.


오타가와는 유유히 흐르고 있다.

이 지점에서 폭탄이 터졌을 것이다.


새로 지은 아이오이바시의 명판


이렇게 다리가 T자 모양으로 생겼다.

왼쪽으로 돌면 평화기념공원으로 갈 수 있다.


다리를 건넌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원폭돔의 모습


다리를 건너자마자 보이는 평화의 시계탑이다.

히로시마 라이온스 클럽에서 기증한 이 시계탑은 원폭으로 파괴된 히로시마를 상징하듯 뒤틀려있다.


매일 오전 8시 15분 사이렌이 울린다고 한다.

원폭이 투하된 시간으로 핵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이다.


원래 공원을 설계한 도쿄대 교수는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취지를 이해해 설치를 허가해주었다고 한다.



옆에는 평화의 종이 있다.


64년 인간국보에 의해 만들어진 이 종은 칠 때마다 평화의 물결이 퍼지기를 기원한다고 한다.

종각 주변의 연못에는 연꽃을 심어 매 여름 연꽃이 피는데,

연잎으로 화상당한 피폭자들을 상처를 감싸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다른 건 모르겠지만 연꽃으로 화상을 덮는다는 부분에서는 맘이 아팠다.


멀리 보이는 원폭 돔


여기에는 물산장려관 당시 원폭돔의 모습이 있다. 돔 좌우의 벽은 대부분 무너진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