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9차

9번째 간사이원정기 - 4일 히로시마 미야지마4 (다이간지大願寺, 이츠쿠시마신사 보물관厳島神社宝物館)

同黎 2015. 12. 17. 19:46



다이쇼인에서 내려와서 다이간지(大願寺, 대원사)부터 보기로 한다.


다이간지 산문

다이간지는 메이지시대 신불분리의 칙령에 따라 이츠쿠시마 신사의 변재천당을 분리하여 이축하고

신사에서 모시던 불상을 옮겨서 모신 절이다. 현재 고야산진언종 소속이다.


산문 옆으로는 본당과 호마당만 있는 조그만 사찰이다.

대부분 최근의 건물로 건축적으로는 볼만한 것이 별로 없지만, 4점의 중요문화재 불상을 소장하고 있으며

본존은 약사여래, 그리나 본당에 모신 본존은 변재천으로 사실상 변재천이 본존이다.

또한 제2차 조슈전쟁에서 막부군과 조슈번이 여기서 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절 한켠에는 오래된 나무의 몸통이 모셔져 있다.


이 나무는 바로 다이라노 기요모리의 적자이자, 헤이케의 다음 동량이었던

다이라노 시게모리가 직접 심었다는 소나무의 흔적이다.

시게모리에 대해서는 헤이케모노가타리의 저자는 고시라카와 천황과 아버지 사이를 중재하던 이로

강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인물로 묘사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아들 스케모리가 관백에게 수모를 당하자

관백 후지와라가를 습격하는 등 과격한 인물이라는 설도 존재한다.

헤이케모노가타리에서는 시게모리의 죽음으로 헤이케와 고시라카와 법황을 중재해줄 사람이 사라져서

헤이케가 망했다고 묘사하고 있지만 이 소설의 사료적 가치를 얼마나 인정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켠에는 평화관음이라는 보살상이 모셔져 있다.


호마당

약사여래를 모시고 있는데, 이 불상이 미야지마에서 가장 오래된 불상이라고 한다. 최근 지어진 건물이다.


앞에는 작은 돌산과 함께 신사가 있다.


본당에 해당하는 변재당


본래 신사에 있던 변재천당을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본당 내부

변재천은 비불이라고 한다. 변재천은 본래 힌두교의 여신 살라스바티가 불교의 한 호법신으로

편입된 것으로, 물과 음악, 재화를 관장한다고 전해진다. 일본에서는 무나카타 삼여신 중 하나로

습합되어 이츠쿠시마신사에 모셔진 것인데, 신도와 불교를 분리하라는 메이지유신의

결과에 따라 이렇게 다이간지로 분리되어 모셔진 것이다.

여기의 변재천은 가마쿠라 에노시마, 시가현 치쿠부시마의 변재천과 함께 일본 3대 변재천이라고 불린다.


옆에는 작은 돌지장들을 모신 건물이 있다.


바로 옆에는 이츠쿠시마신사의 회랑이 보인다.



신사로 들어가는 입구도 바로 여기이다.


다이간지 주변에는 이츠쿠시마신사의 섭사, 말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건 뭔지 모르겠고


이건 스사노오미코토를 모신 아라에비스신사


이건 미야지마신사의 부속건물


이것 역시 섭말사 중 하나이다.


다이간지 바로 옆에는 이츠쿠시마신사 보물관이 있다.

보통 별도 관람료를 내야 하지만 코난패스가 있으면 무료통과

보통 이츠쿠시마신사를 먼저 봐야 되지만 우리는 보물관부터 본다.

건물은 1934년 지어진 것으로 자체가 등록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있다.


무가의 상징이었던 신사인 만큼 무사들이 바친 신보가 많다.

이건 남북조시대의 검이고


이것 역시 검이다.

시대는 잘 모르겠다.


이츠쿠시마신사 보물관의 제일 유명한 보물은 바로 평가납경(平家納経, 헤이케노우쿄)이다.

이츠쿠시마신사를 완성하고 다이라노 기요모리, 시게모리, 무네모리 등등 일족들이 각각 파트를 나누어

법화경 30권, 아미타경 1권, 반야심경 1권, 그리고 다이라노 기요모리의 발원문 1권 등

총 33권의 경전+발원문을 바친 것을 말한다.

위에서 보이듯 최고의 장식과 종이에 헤이케 주요인물들이 친필로 쓴 것으로

최고의 장정을 하여 바친 것이기 때문에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법화경 중 일부

금은으로 장식된 종이에 필사하고 경전 앞부분엔 각기 다른 그림을 그렸다.


법화경 법사품


법화경 수기품


관보현보살행법경

법화경의 일부이다. 칼을 든 여인이 보인다.



약왕보살본사품


여래수량품




발원자의 이름이 보인다. 


경전을 쓴 부분도 아름답게 꾸몄다.


두루마리를 말아놓은 모습


보이듯이 축 부분은 수정으로 끝마무리를 하고 사리를 넣었으며,

이름이 쓰여진 부분은 금은으로 만들고 유리로 일종의 코팅을 한 것으로 보인다.


헤이케납경을 담은 함


역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이것은 국보로 지정된 감지금자법화경

다이라노 기요모리와 동생 다이라노 요리모리가 함께 쓴 것이라고 한다.

 

헤이케납경을 감쌌던 주머니


한쪽에는 이츠쿠시마대명신(엄도대명신)이라는 현판이 보관되어 있는데,

본래는 대도리이(오오도리이)에 달려있던 것이라고 한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한 신사에 모셔진 신이 여럿이라도 일본에서는

큰 신사의 신격을 하나로 합쳐서 그냥 부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츠쿠시마신사의 경우 무나카타 삼여신이지만 그냥 이츠쿠시마대명신이라는 이름으로 합쳐진

1명으로 여기는 경우도 많고, 나라 가스가대사는 모시는 신이 4명임에도 그냥

가스가대명신(춘일대명신)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신사에 바쳐진 수많은 에마도 전시되어 있는데 바다의 수호신인 만큼 배와 관련된 에마가 많다.

그 중 러시아 국기를 단 것으로 보이는 서양선이 눈에 띈다.


여러 투구와 갑주들도 전시되어 있다.

왼쪽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봉납한 것이다.


이것은 국보로 지정된 밀교법구

금강령과 금강저 3개(일고저, 삼고저, 오고저)로 구성되어 있다.


헤이안시대의 검(직도)와


회나무로 만든 부채


역시 국보로 지정된 헤이안시대의 갑주 일습


이것 역시 국보로 지정된 헤이안시대의 갑주 일습이다.



금동으로 만튼 베틀 모형

여신에게 바쳐진 신보 중 하나다.


역시 국보로 지정된 태도와


금은으로 만든 나무와 학이다.

역시 신보 중에 하나이다.


보물관 끝에 있던 해로동혈이라는 상자에 담긴 무엇(?)

영어로는 내츄럴 스펀지라고만 써있어서 뭔지 모르겠다. 해로동혈은 시경에 나오는 시 중 하나로 부부간의 사랑을 그린 애틋한 시인데 그 시가 이것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신기하여 사진만 찍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