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가는 날 아침이 밝았다.
장순기가 밥을 하는 중
오늘 일정은 아주 복잡하다.
일단 나와 노준석과 채홍병은 나라역으로 가서 조루리지 쪽으로 갔다가 다시 나라로 돌아온 뒤
노준석은 도다이지와 니시노쿄를 보고, 나와 채홍병은 도주경을 만나러 간다.
나머지 네 사람은 도다이지와 고후쿠지 등을 보고 오사카로 간다. 개인플레이의 날
일본에 왔으니 아침은 나가사키짬뽕
나라까지 8시 19분에 도착해야 하므로 엄청 일찍 일어났다.
영도자 송혜영님이 꾸물적거리기 때문에 갈 길 바쁜 나와 채홍병, 노준석은 먼저 출발
막 해가 뜨기 시작했다.
버스를 타고 교토역으로 간다.
206번 버스 도착
아침의 교토역
여기서 킨테츠선을 타고 나라로 간다.
교토역 안에 이렇게 들어오는 건 처음이다. 출근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편
교토타워를 제외하면 교토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교토역
초현대식으로 지어졌는데 번쩍이는 유리 외관이 교토와 맞지 않다고 많은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교토역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찍는 사람, 교토타워에 올라가서 기념사진 찍는 사람, 고조대교 무슨 동상에서 기념사진 찍는 사람을 교토 관광객 3대 바보라고 한단다.
진짜 역은 엄청 컸다.
이제 킨테츠선을 타러 간다.
신칸센을 타는 곳 바로 옆이 킨테츠선 승강장이다.
신칸센 매표소
킨테츠 교토역에 도착
나라까지 가는 급행을 탄다
긴테츠선은 특급을 타면 500엔을 더 내야한다. 고작 15분 일찍 도착하는데...
간사이패스가 있어도 500엔을 내야 하니 주의
기차가 들어온다.
기차 내부
이때까지 조루리지 가는 버스가 8시 19분에 나라역에서 출발한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매우 초초했는데, 첫 차타고 들어가서 11시에 나올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버스가 한시간에 한 대 뿐이라 놓치면 1시간을 기다리려야 하니 초조해졌다.
나라역에 도착하니 8시 14분
뛰기 시작한다. 13번 정류장으로 가야 하는데 13번만 보이지 않는다!
당췌 어디냐
겨우겨우 사거리를 헤매고 다니다가 드디어 정류장을 찾았는데... 문제가 생겼다.
첫차가 9시 19분이었던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의 멘붕이 왔지만 곧 수습하고 한 시간동안 원래 조루리지 다음으로 보려 했던
덴코지(전향사, 伝香寺)를 앞당겨 보기로 했다.
나라역에서 덴코지는 400미터 정도 떨어졌다.
나를 따르라
나라시 관광안내소 쪽으로 직진하면 덴코지와 이사카와신사, 칸고신사가 나온다
조금 걸어가니 나라시 관광안내소가 나온다.
나라시 관광안내도
지나가다가 이사카와신사와 칸고신사가 나왔지만 먼저 덴코지부터 가기로 한다.
덴코지 입구
아주 작은 절이었다. 입구도 작고
아저씨 하나가 청소하다가 나와서 볼 게 별로 없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하고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굳이 답사가 목적이 아니라면 찾을 필요는 없을 듯한 절
덴코지는 율종 사찰이다. 나라시대 도쇼다이지를 지은 진감화상의 제자인
사탁(시타쿠, 思託) 율사가 세웠다고 한다. 당초 이름은 시츠엔지(실원사, 実円寺)였다.
그러다 16세기 후반 전국시대 무장이자 야마토코리야마성의 영주인 쓰쓰이 준케이(통정순경, 筒井順慶)가
덴코지를 총보리사로 삼고 복구하여 그 때부터 이름을 전향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중문. 쓰쓰이씨의 총보리소라는 현판이 보인다.
덴코지를 세운 쓰쓰이 준케이는 아버지 쓰쓰이 준코가 죽었을 때 고작 2살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비밀에 붙여지고 대신 카게무샤가 활동했다. 준케이가 성인이 되서야 그 사실을 밝혔다.
쓰쓰이 준케이는 오다가문과 도요토미가문을 섬겼는데 아케치 미츠히데가 혼노지에서 오다 노부나가를
살해하고 그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거절한다. 그 후 히데요시를 섬기고 야마토 지역의 통치권을 인정받아
야마토 쓰쓰이성과 야마토 코리야마성의 성주가 되었다. 이후에도 도쿠가와를 섬겼다.
쓰쓰이 준케이는 중간에 출가하는데 전국시대 허무적인 지식인상으로도 유명하다.
덴코지는 지장보살로 유명한데 야먀토 지역(나라현)의 10대 지장으로 유명하다.
덴코지 입장
작은 신사가 보인다. 변재천을 모셨다.
작지만 꽤나 아기자기하다
변재천 사당 옆에는 쓰쓰이가의 묘소가 있다.
사진은 쓰쓰이가의 유골이 안치된 오륜탑
쓰쓰이 준케이의 생질의 무덤이라고 한다
덴코지는 나라지역 3대 동백의 명소로 유명하다. 아쉽게도 동백은 거의 진 상태
작은 두 칸짜리 건물은 쓰쓰이 준케이를 모시고 있는 준케이당
안에는 출가한 쓰쓰이 준케이의 상이 모셔져있다고 한다.
준케이의 상
준케이당 정면
이제 지장당으로 간다
지장당 안을 들여다보는 사람들
특별히 아저씨가 와서 지장보살을 보여주신다.
주자 안에 들어있는 지장보살
특히 춘일지장이라고 불리는 이 지장은 가마쿠라시대의 것으로 중요문화재이다.
춘일지장은 특이하게 실제의 가사를 입고 있는데, 매년 2차례 이 가사를 갈아 입힌다고 한다.
춘일지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바로 옆에 있는 가스가대사의 주신인 가스가다이묘진
(춘일대명신, 春日大明神)이 신불습합에 따라 지장보살의 화신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덴코지의 지장보살은 가스가다이묘진의 본지불로 여겨지고 있다.
옷을 갈아입히는 모습
이런 식의 불상이 일본에는 여러 개 있다.
지장상 한 쪽에는 나라현 문화재인 쇼토쿠태자 2세 상(나무불태자상)이 모셔져있다.
가마쿠라시대
다른 한 쪽에는 작은 사리탑이 있다.
쓰쓰이가에서 전래되던 진신사리라고 한다.
덴코지 춘일지장 유래기
나무불태자상에 대한 설명
지장당 밖에 있는 석조지장보살상
누가 손에 귤을 올려놓았다.
덴코지 한 편에는 유치원이 있다.
유치원 앞에는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아이들의 놀이터
귤나무
이제 바로 옆의 본당으로 이동한다.
본당은 쓰쓰이 준케이가 지어준 것으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있다.
3칸짜리 작은 건물로 안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다.
본당 내부 (퍼온 사진)
지장보살을 본당에 안치한 상태
본존 석가모니불
모모야마시대의 불상으로 준케이의 어머니가 준케이의 명복을 빌며 만든 불상이라고 한다.
순경당 앞에 왠 흔들다리가 있다.
아이들 놀이기구인 듯
횡단 중
어렵다
따라하는 채홍병
나라현 문화재인 표문
작은 남문
귤나무를 보고 좋아하는 채홍병
이제 슬슬 나갈시간이다.
쓰쓰이가문의 공양탑인 오륜탑
원, 반원, 타원, 삼각뿔, 정사각형은 각각 지, 수, 화, 풍과 마음을 상징한다.
덴코지에서 100미터 쯤 떨어져있는 이사카와신사(솔천신사, 率川神社) 도착
동네의 작은 신사지만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다.
아시카와신사의 표석
아시카와신사는 아스카시대인 스이코천황(추고천황) 원년 593년에 칙명으로 세워진 신사라고 한다.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신사이다.
초대 천황인 진무천황(신무천황)의 제2비인 히메타타라이스즈히메노미코토(媛蹈鞴五十鈴媛命, 희도비오십희명존)와 그 부모인 사이노오오카미(협정대신, 狹井大神, 다른 이름은 코토시로누시노카미(사대주신, 事代主神)), 타마쿠시히메노미코토(옥즐희명, 玉櫛姬命)을 모시고 있다. 때문에 본전이 3개이다.
신사 사무소
배전이 보인다.
배전 정면
주신인 히메타타라이스즈히메노미코토가 안산·자녀교육의 신이기 때문에 자수명신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신사의 본전
가운데는 딸인 히메타타라이스즈히메노미코토, 좌우에는 그 부모가 모셔져있다.
어머니 타마쿠시히메노미코토를 모신 곳
가운데 본전
아버지 협정대신을 모신 본전
협정대신, 즉 사대주신은 스사노오노미코토의 자손인 오쿠니누시(대국주신, 大国主神)의 아들이다.
본전 오른편에는 여러 말사들이 있다.
말사 주길사
스미요시대명신(住吉大明神)을 모시고 있다.
섭사 이사카와아와신사(솔천아파신사, 率川阿波神社)
사대주신을 모시고 있다.
말사 춘일사
가스가대명신(春日大明神)을 모시고 있다.
카와즈이시, 개구리돌(와석, 蛙石)이라고 불리는 신석
만지면 뭐 건강이 회복되고 여행안전이 된다고 본다
신사 전경
이제 조금 더 올라가서 칸고신사(한국신사, 漢国神社)에 도착
현급 신사이다. 꽤 높은 편이다.
신사의 현판
혹시 漢이 아니라 韓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정도
신사 중문은 현재 공사 중이었다.
중문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풍경들
작은 섭사
배전이 보인다.
칸고신사(한국신사)는 아스카시대 스이코천황의 명을 받아 지은 신사를
나라시대 후지와라노 후히토가 조정의 명을 받아 다시 지은 신사였다고 한다.
간고신사의 설명에 따르면 후지와라노 후히토(등원불비등, 藤原不比等)가 한국(韓國)의 신 2분을 모셔와
다시 지었다고 하니 본래 이름이 漢國신사가 아니라 韓國신사였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중건했는데 그가 키즈가와구치의 전투에서 패해 도망칠 때 이 신사에서
구사일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바친 갑옷도 전해온다고 한다.
신악을 추는 무대
오미쿠지가 걸려있다.
신사 본전은 17세기의 것으로 나라시 문화재이다.
배전
배전에서 들여다본 본전
후지와라씨가 도래계라니 역시 한반도에서 건너간 신이 모셔진 곳일 것이다.
이제 슬슬 시간이 되어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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