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시 떠날 시간이다.
조루리지(정유리사)로 가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킨테츠 나라역 혹은 JR나라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다. 나라역에서 조루리지까지 가는
버스는 하루에 6대 9시~11시, 1시~3시 19분에 있다. 평일, 토요일, 일요일의 시간이 똑같다.
소요시간은 25분 정도, 버스비는 570엔으로 적용되는 패스는 없다.
또 한 가지 방식은 JR가모역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방법인데 버스 편 수는 더 적다. 비용은 비슷하다.
그러나 나라역에서 가는 방법이 더 편하기 때문에 조루리지는 교토부 키즈가와시에 속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나라권역으로 분류된다.
조루리지행 버스 시간표
조루리지까지 적은 수의 정류장만 서는 급행 112번 버스이다.
버스 노선도
드디어 버스가 왔다.
착석
밖에는 클럽활동을 하러 가는 중고딩들이 많다.
버스 정리권
조루리지는 교토부의 최남단, 나라현과의 경계 지역에 위치한다.
논밭을 질러 간다.
나라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런 풍경이 보인다.
드디어 조루리지마에 도착
조루리지에서 나라역으로 가는 버스는 9시~11시, 1시~3시 46분마다 출발한다.
우리가 타고 온 버스
이건 키즈가와시에서 운영하는 시버스이다. 이걸 타면 간센지(암반사, 岩船寺)로 갈 수 있다.
매시 44분에 출발한다. 조루리지에 도착하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이걸로 갈아타고 간센지로 갈 수 있다.
반대로 조루리지에는 매시 30분에 도착해서 버스를 갈아타고 가모역이나 나라역으로 갈 수 있다.
이제 조루리지로 간다.
이 지역을 도오노라고 하는데, 조루리지에서 간센지까지 가는 길에는
수십 개의 석불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날이 좋다면 1시간 정도 걸어가기 좋다고 하는데 너무 추워서 이번엔 포기
조루리지(정유리사, 浄瑠璃寺) 입구
조루리지 표지판
조루리지는 현재 진언율종 사찰이지만 본래 고후쿠지의 말사로 법상종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폐불훼석의 여파 도중에 진언율종으로 바뀌었다. 절 자체에서 내려오는 기록 외에는
별다른 창건 이야기를 알 수 없지만 대략 11세기 중엽에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올라가는 길에는 작은 기념품가게들이 있다.
조루리지 입구
입장한다
참배시간은 본당은 10시~4시, 경내는 9시~5시. 여름철에는 1시간이 당겨지고 늦춰진다.
우리가 8시 30분이 좀 넘어 도착했기 때문에 먼저 정원을 보기로 한다.
현재 정원 정비사업과 발굴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작은 종루
조루리지 정원이 보인다.
지금의 겨울이라 별 게 없어보이지만 이래봬도 일본에서도 몇 없는 특별명승이다.
이 정원이 명승인 이유는 헤이안시대 후반인 후지와라시대의 정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
특히 헤이안시대 말법사상의 여파로 아미타신앙의 급속한 확대가 이루어질 때의 정원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사찰이다. 우지의 뵤도인과 함께 중요한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연못 가운데의 섬
겨울이라 물이 다 얼어있다.
나라는 아주 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조루리지가 워낙 산에 위치하고 있는 까닭에 훨씬 추웠다.
국보 구체아미타당
조루리지는 헤이안시대 유행했던 구체아미타불을 모신 절로 이런 형식이 남아있는 유일한 절로 유명하다.
그래서 작지만 역사적 의미는 아주 큰 절이다.
아미타당 건너편에는 삼층탑이 있다.
삼층탑과 그 앞의 석등롱
연못을 가운데 두고 아미타당과 삼층탑이 마주보고 있다.
이를 두고 삼층탑 쪽은 사바세계인 차안을 아미타당 쪽은 극락세계인 피안을 상징한다고도 하고,
삼층탑에 약사여래가 모셔져있기 때문에 삼층탑 쪽은 약사여래의 동방유리광세계를
아미타당 쪽은 아미타여래의 서방극락세계를 상징한다고도 한다.
아미타당
연못 건너편의 아미타당
헤이안시대 아미타불을 모시는 사찰은 이렇게 연못이 있는 경우가 많다.
왜냐면 죽어서 극락세계로 가는 이들은 바로 연못의 연꽃에서 다시 태어나기 때문이다. (관무량수경)
그리고 이들 사찰의 연못은 특히 그 윤곽이 구불구불한데 그 이유는 아미타불의 첫글자인 阿자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삼층탑 앞의 석등롱. 밤이면 아미타당 앞의 석등롱과 마주보며 불을 밝혔을 것이다.
삼층탑으로 올라가는 길
조루리지의 삼층탑은 아미타당과 마찬가지로 후지와라 시대(1107년) 건물이다.
국보로 지정되어 있고 내부에는 비불 약사여래를 모시고 있다.
이런 오래된 건물이 많이 남아있다는 건 참 복이다.
비불은 매월 8일 공개한다고 한다.
삼층탑의 측면
비교적 검소하고 단아한 주심포계 건물이다.
내부에 모셔진 비불 약사여래상
역시 헤이안시대 후기의 불상이다.
기념사진
바로 옆에서는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었다.
뭐가 나오려나
겨울이라 발굴을 중단하고 비닐로 덮어놓은 듯하다.
나도 기념사진
노준석도 기념사진
아침 아홉 시
햇볕이 조금만 들면 좋으련만 너무 춥다.
이제 아미타당으로 가야지
국보 구체아미타당
아홉 분의 아미타불과 사천왕을 모시고 있어 건물이 긴 편이다.
1107년에 건립되었다. 본당 안에 들어가려면 400엔의 입장료를 내야한다.
아미타당의 정면
정면 어칸은 지붕을 길게 빼놓았다.
아미타당에서 바라본 삼층탑
아미타당과 복도로 연결되어 있는 건물
여기서 입장권을 사야한다.
이제 들어간다.
아미타당 뒷면
산쥬산겐도를 보는 듯하다. 아주 긴 마루가 펼쳐져있다.
모서리 기둥과 창방 처마의 결구
본당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구체아미타불이란 극락세계가 9곳인 것에서 비롯되었다. 극락세계는 상상에서 하하까지
모두 아홉 곳이 있고, 중생의 선근에 따라 각기 다른 세계에 태어난다.
각각의 극락을 지배하는 교주 아미타불을 9체의 아미타불로 상징한 것이다.
가운데 본존 아미타불
상당히 큰 편이며 광배에는 수 많은 화신을 의미하는 화불이 붙어 있다.
9체의 아미타불은 모두 국보이며 후지와라시대의 것이다.
본존 우측의 연명지장보살상 역시 중요문화재로 가마쿠라시대의 것이다.
가운데 본존 아미타불
아홉 구의 아미타불이 늘어서있는 모습은 매우 장엄하기도 하고 위엄이 느껴지기도 한다.
똑같이 보이지만 조금씩 모습이 다 다르다.
불상 앞의 불단은 가마쿠라시대에 만든 것이다.
본존 아미타불 옆에는 작은 주자가 있다. 거기에는 비불 길상천이 모셔져있다.
가마쿠라시대의 아주 아름다운 수작이다. 중요문화재
가슴 부분에는 화려한 영락이 조각되어 있다.
길상천상 공개 모습
한 켠에는 사천왕 중 지국천과 증장천이 있다. 모두 국보로 후지와라시대의 걸작이다.
다문천과 광목천은 박물관에 기탁 보관 중이다.
광목천
화염모양의 광배가 인상적이다.
다문천상
광배가 없다.
사천왕상과 반대편에는 부동명왕 삼존상이 모셔져있다.
가마쿠라시대의 것으로 중요문화재이다.
관정당에 모셔진 비불 대일여래상
가마쿠라시대의 불상으로 중요문화재이다.
역시 비불인 마두관음상.
밀교 관음의 6변화 중 하나이다. 분노로써 중생을 구제하는 역할을 한다.
가마쿠라시대, 중요문화재
정면
본당을 나와 나시 밖으로 나간다.
처마 끝의 귀면와
공포
왠 벌집. 국보에 벌집이라니
본당 앞의 석등롱
단아한 모습이 마음에 든다.
석등롱 측면
삼층탑과 아미타당의 석등롱 두 기 모두 남북조시대의 것으로 중요문화재이다.
이제 좀 햇볕이 난다.
오전에 참 좋은 절을 잘 봤다.
기념사진 찍고 이제 간센지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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