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詩

이젠 안녕 - 야로슬라프 사이페르트

同黎 2013. 10. 6. 01:22





이젠 안녕


                                         야로슬라프 사이페르트


세상의 수많은 시에 나도 몇 줄 보탰지만
그것들이 귀뚜라미 소리보다 더 현명할 것 없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니 용서해 달라
이제 그만 작별을 고하리라

그것들은 달에 내디딘 첫 발자국도 아니었으며
어쩌다 잠깐 반짝거렸다 해도
그 자체의 빛이 아니라 반사한 것이었다
나는 다만 언어를 사랑했다

시는 처음부터 우리와 함께 있어 왔다
사랑처럼
굶주림처럼, 전염병처럼, 전쟁처럼
때로는 나의 시가 당혹스러울 만큼
어리석을 때도 많았다

그러나 변명할 생각은 없다
아름다운 단어들을 찾는 것이 
사람을 죽이고 살생하는 일보다
한결 나은 일이라고 믿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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