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답사 기본상식

일본답사 기본상식 3 : 불교와 사원2 - 일본의 여래(如來), 보살(菩薩), 명왕(明王), 천(天)

同黎 2018. 7. 27. 05:14

3-2. 일본의 여래(如來), 보살(菩薩), 명왕(明王), ()

 

일본의 사원에서 신앙의 대상이 되는 여래, 보살 등은 한국과 겹치는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밀교가 광범위하게 유행함에 따라 한국에는 없는 독특한 신앙의 대상 역시 많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명왕입니다. 또한 일본에서 만들어낸 독자적 신도 있습니다. 한국과 또 다른 점은 한국에서는 여래-보살-명왕-천을 수직적 관계로 보지만 일본에서는 밀교의 영향으로 이들을 동일선상에 놓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종파에 따라 주로 모시는 부처도 다릅니다. 진언종의 경우 대일여래를 중심으로 여러 부처와 이들의 화신으로서 명왕, 보살, 천을 모십니다. 천태종의 경우 진언종과 비슷하지만 특히 약사여래를 중시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정토종, 정토진종, 시종 등 정토종계 사찰에서는 아미타여래가 절대적으로 모셔지며, 임제종과 조동종 같은 선종계 사찰에서는 석가여래를 본존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외의 관음보살이나 지장보살, 비사문천, 부동명왕 등은 종파를 가리지 않고 신앙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그들 중 한국에서 오기 어려운 대상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교적 익숙한 경우에는 간략하게만 설명하겠습니다.

 

3-2-1. 여래

 

(), 여래(如來), 세존(世尊) 등은 모두 최고의 경지인 부처를 나타내는 단어로 동일한 의미로 사용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미타불=아미타여래 라는 식으로 여래와 불을 서로 호환하여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주로 여래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으며, 불이라는 표현은 가끔 등장합니다.

 

*석가여래(釈迦如来) : 석가여래는 석가모니불로도 불리며, 불교를 창시한 교주 석가모니를 가리킵니다. 전 세계와 전시대에 걸쳐 가장 많은 양의 불상이 조성되었습니다. 협시보살은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과 실천을 상징하는 보현보살일 경우가 많으며, 선종사찰에 모셔질 때는 두 명의 수제자인 가섭존자와 아난존자가 협시합니다. 가마쿠라시대 이후 사찰의 입구에 세우는 2층의 삼문(三門) 누각 위에는 보관(寶冠)을 쓴 모습으로 십육나한과 함께 안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일여래(大日如来) : 대일여래는 불교 초기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부처님으로 부처님의 가르침 자체를 신격화시킨 것입니다. 불법이 주로 빛으로 형상화되기 때문에 그의 이름을 빛을 뜻하는 것으로 짓게 되었고, 그것을 태양으로 훈역한 것입니다. 빛은 표현할 수 없는 것이기에 초기 인도 등에서는 불상을 만들지 않았지만, 점차 조각으로 표현하기 시작하여 불상 중 유일하게 보관(寶冠)을 쓴 부처로 만들어졌습니다. 아래서 설명할 노사나불(비로자나불)과 같은 부처이지만 대일여래는 밀교 사찰에서 모셔집니다. 일본은 밀교가 번성했기 때문에 비로자나불보다는 대일여래가 훨씬 많이 신앙되었습니다. 주로 단독으로 모셔지거나 부동명왕과 대위덕명왕을 협시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사나불(盧遮那仏)[비로자나불毘盧遮那仏] : 위의 대일여래와 똑같은 부처님이지만 대일여래가 밀교경전인 대일경에 의해 만들어진 도상인데 비하여 노사나불은 화엄경에 기초해 만들어진 부처입니다. 일본에서는 한국과 달리 화엄경이 크게 유행하지 않아 도다이지의 대불 정도만 노사나불로 만들어졌습니다. 참고로 한국에서는 노사나불과 비로자나불을 별개의 부처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경전 번역 상의 오류로 이 둘은 같은 부처님으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협시보살은 관음보살과 허공장보살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미타여래(阿弥陀如来) : 아미타불은 서방 극락세계의 교주로, 모든 중생들의 안락과 수명을 보장해주는 부처님입니다. 따라서 시대를 불문하고 큰 인기가 있었고, 앞서 설명했듯이 아미타여래를 본존으로 하는 정토종계 종파는 크게 번성했습니다. 구체(九體)아미타불 이라 하여 아홉명의 아미타불을 한꺼번에 모시는 경우도 있는데 극락세계가 9가지 단계로 나누어져 있다는 경전의 내용에 따른 것입니다. 관음보살은 바로 아미타불의 화신이며, 협시보살로 본래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취하지만 25명의 보살과 함께 극락세계에서 내려오는 모습으로도 자주 묘사됩니다.

 

*약사여래(薬師如来) : 약사여래는 동방 유리광세계를 다스리는 부처님으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생들의 병이나 고통을 치료해주는 역할을 하는 부처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대를 막론하고 인기가 많았습니다. 주로 한 손에 보주나 약병을 들고 있으며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협시합니다. 또한 밀교에서는 칠약사(七薬師)라 하여 일곱 가지 화신으로 나타나는 약사여래를 모시기도 하며, 십이신장과 함께 배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이 협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보여래(多宝如来) : 다보여래는 석가여래가 세상에 나타나기 전 먼저 나타났다는 과거불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석가모니가 법화경을 설법하자 보석으로 장식된 탑 안에 앉아있는 상태로 땅속에서 솟아나 법화경을 찬탄했다고 전해집니다. 다보여래는 단독으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석가여래와 함께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지여래(五智如来) : 오지여래는 한국의 사방불과 비슷한 개념으로 중앙과 동서남북에 각각 존재하는 부처들을 의미합니다. 중앙이 대일여래이며, 동방의 아촉여래(阿閦如来 혹은 아축여래라고 읽음), 서방의 아미타여래(阿弥陀如来), 남방의 보생여래(宝生如来), 북방의 불공성취여래(不空成就如来)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이중 아촉여래는 약사여래와 같은 분으로 보기도 하고 단독으로 모셔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목탑의 내부에 모셔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3-2-2. 보살

 

보살은 오직 대승불교에만 존재하는 개념이며 완전한 깨달음을 얻어 성불하기 직전의 분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누구나 성불하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대승불교의 가르침에서 유래한 분들입니다. 이러한 개념은 조금 더 발전되어 부처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보살의 모습을 하고 세상에 나와 있는 일종의 화신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예컨대 관음보살의 경우 아미타여래의 화신입니다. 보살에 대한 신앙은 부처에 대한 신앙에 버금가기도 하며, 많은 보살들이 부처의 협시로, 혹은 단독으로 신앙되고 있습니다.

여래가 주로 장식이 없고 한 겹 혹은 두 겹의 수행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 반면, 보살은 보관과 화려한 장식을 하고 있으며 때로는 여성형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중성(中性)입니다. 또한 손에 들고 있는 지물(持物)이나 보관의 형식, 앉아있는 대좌(臺座)를 통해 구분이 가능합니다.

여러 보살 중 가장 압도적인 신앙의 대상은 관음보살입니다. 그러나 관음은 밀교의 영향으로 워낙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아래 관음부로 따로 분류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따라서 여기서는 그 다음으로 대중적 신앙을 받고 있는 지장보살부터 일본의 보살들을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장보살(地蔵菩薩) : 지장보살은 주로 출가한 승려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본래 성불할 수 있었으나 이 세상 모든 지옥 중생을 구제하기 전까지는 성불하기 않겠다라는 맹세를 하고 부처님도 가지 않는 지옥에 내려가 중생들을 구제하기 때문에 죽은 이의 명복을 비는 분으로 많이 신앙되고 있습니다. 흔히 한 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한 손에 여의보주를 잡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며, 석불로 조각된 지장보살은 동네 어귀나 신사, 산기슭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장보살은 수명을 연장해주거나, 죽은 아이의 혼을 돌봐주거나, 어린 아이를 돌봐주는 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연명(延命)지장, 자안(子安)지장 등의 변화형이 있습니다. 또 영혼이 성불하기 전에 윤회하는 여섯 곳의 길(지옥도, 아귀도, 축생도, 수라도, 인간도, 천도)를 각각 지키는 육지장(六地蔵)으로 묘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륵보살(弥勒菩薩) : 56억년 후 성불하고 세상에 내려온다는 부처님입니다. 미륵은 본래 석가모니의 제자 중 하나로, 생전에는 주목받지 못하였으나 그가 주장한 공()사상이 대승불교에서 주목을 받으면서 보살을 거쳐 미래불로까지 신격화된 인물입니다. 후에는 말세를 끝내고 올 메시아의 성격이 강해지면서 본래 미륵보살의 가르침보다는 미륵의 출현에 신앙의 초점이 맞추어집니다. 그래서 보살과 여래의 두 모습 모두로 신앙됩니다.

불경에 따르면 미륵보살은 도솔천(兜率天)에서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받으며 567천만년 후인 마지막 때에 이 세상에 내려와 3번의 설법을 거쳐 수백억명의 인간을 구원한다고 합니다. 미륵보살에 대한 신앙은 상생(上生)신앙과 하생(下生)신앙으로 나뉘어 집니다. 상생신앙은 죽어 미륵보살이 있는 도솔천으로 올라가고자 하는 신앙이며 하생신앙은 미륵보살이 현세로 내려오는 것을 기다리고 앞당기고자 하는 신앙입니다. 상생신앙은 주로 고대에, 하생신앙은 주로 어지러운 시대 그 이후에 신앙됩니다.

미륵보살은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으로 많이 표현됩니다. 그 밖에는 보통 부처의 모습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수보살(文殊菩薩) : 문수보살은 지혜의 보살입니다. 석가여래의 제자들과 함께 여러 불경을 성립시키는 데에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주로 사자를 타고 한손에는 검을, 한손에는 푸른 연꽃을 쥐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며 이는 지혜의 용맹함을 뜻합니다. 일본에서는 특히 화엄경에 등장하는 모습을 인용하여 사자를 타고 네 명의 권속을 거느리고 바다를 건너는 도해(渡海)문수로 많이 표현됩니다. 때로는 유마경에서 문수보살과 유마거사(維摩居士)가 토론하는 모습을 따서 두분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으로도 묘사됩니다.

 


*보현보살(普賢菩薩) : 보현보살은 문수보살과 대칭되는 보살로 자비와 실천을 상징합니다. 화엄경에 문수보살과 함께 등장하며 석가여래를 협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코끼리를 타고 합장하거나 연꽃을 쥐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에서는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허공장보살(虚空蔵菩薩) :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꽤 많이 신앙되는 보살입니다. 유명한 백제관음도 처음에는 허공장보살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허공장보살은 광대한 우주의 공간을 가득 채우는 지혜와 자비를 가지고 있는 보살을 의미합니다. 주로 밀교계통 사찰에서 많이 신앙됩니다. 주로 보주(寶珠)만 지니고 있거나 보주와 검을 모두 지니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세지보살(勢至菩薩) :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이라고도 합니다. 지혜의 광명을 가지고 불쌍한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입니다. 그중에서도 주로 가장 고통스러운 지옥도와 아귀도에 빠진 중생들을 구한다고 합니다. 혼자 모셔지는 경우는 드물지만 정토종계 사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로 관음보살과 함께 아미타여래의 협시보살로 등장합니다. 머리에 쓴 보관에 목이 긴 형태의 병인 정병(淨甁)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 : 각각 해와 달을 신격화한 것으로 독자적으로 모셔지는 경우는 없으며 약사여래와 함께 삼존상으로 모셔집니다. 약사경에 등장하며 광명을 천하에 비추어 중생들의 어려움을 구해준다고 합니다.

 

*약왕보살(薬王菩薩)과 약상보살(薬上菩薩) : 이 두 보살은 형제로 일체중생의 병을 치료해준다고 합니다. 법화경에 따르면 이 두 보살은 석가여래에게 가진 것을 모두 바치고 자신의 몸 조차 향유를 바르고 소신공양하여 이후 부처로 태어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단독으로 모셔지는 경우는 없으며 아스카시대~나라시대에 한하여 석가여래의 협시보살로 등장합니다.

 

*대수구보살(大随求菩薩) : 밀교에만 등장하는 보살이며 관음보살의 변화신이라고 합니다. 이름만 외우면 중생들을 구원하고 소원을 들어준다고 합니다. 몸이 황색이고 8개의 팔을 가지고 있습니다.

 

 

3-2-3. 관음(観音)

 

관음보살은 아미타여래의 화신으로 자비를 상징하는 보살입니다. 관세음보살(観世音菩薩)이 정식 명칭이고, 관자재보살(観自在菩薩)이라고도 하는데 당나라의 현장삼장(玄裝三藏)이 불경을 번역할 때 당태종의 이름인 이세민(李世民)의 세()자를 피하여 관자재보살로 번역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여러 보살 중 압도적으로 많은 대중적 사랑을 받고 있으며, 많은 불상과 불화로 제작되어 단독으로 혹은 아미타여래와 함께 신앙되고 있습니다. 관음보살은 자비를 베풀어 중생을 구제하고, 미륵불이 올 때 까지 중생들을 돌본다고 합니다. 아미타불의 화신으로, 늘 아미타불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머리에 쓴 보관에는 아미타불이 새겨져있습니다. 이를 보고 다른 보살과 관음보살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손에는 정병(淨甁)을 들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음보살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많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때문에 육관음, 삼십삼관음 등 다양한 화신이 존재하고, 천수관음, 십일면관음 등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밀교의 영향으로 육관음신앙이 매우 성행하며 그밖에 세지보살, 범천, 제석천, 야차 등 여러 보살과 신도 관음보살의 화신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때문에 관음보살을 따로 때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진언종과 천태종에서 각각 육관음을 모시고 있는데, 성관음, 십일면관음, 천수관음, 마두관음, 여의륜관음의 다섯은 똑같지만 진언종에서는 준제관음을 천태종에서는 불공견색관음을 각각 육관음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육관음은 영혼이 성불하기 전 육도윤회를 한다는 여섯가지 길을 각각 구제하는 보살입니다. 대중적으로는 불공견색관음이 좀 더 유명하지만 진언종과 천태종의 설을 합쳐 칠관음으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이 칠관음을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관음(聖観音) :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관음보살을 성관음이라고 합니다. 지옥도에 떨어진 중생들을 살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며 하나의 얼굴과 두 개의 팔을 지니고 있습니다.

 

*천수관음(千手観音) : 성관음, 십일면관음과 함께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도상입니다. 아귀도에 떨어진 중생들을 살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을 가지고 모든 중생을 두루 살펴보며 구제하려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11개의 얼굴에 42개의 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표현되며, 합장한 두 손을 제외한 40개의 손이 각각 25계를 살피며 도합 천개의 세상을 살피는 것이라고 합니다. 간혹 42개의 큰 손에 포함하여 정말 천개의 손을 표현한 경우도 있습니다.

 


*십일면관음(十一面観音) : 수라도에 떨어진 중생들을 살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 위에 총 11개의 얼굴이 있는데, 가장 위의 하나는 부처님의 얼굴이고 그 아래의 10개는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의 얼굴을 의미합니다. 3개의 온화한 보살면, 3개의 분노면, 3개의 구아상출면(狗牙上出面 : 어금니를 상아처럼 내민 얼굴로 불도를 닦는 중생을 권장하는 얼굴)과 정면 정반대의 1개의 폭소면(악에 극도로 분노하여 큰 웃음소리로써 중생을 깨우치는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팔은 일반적으로 2개이지만 4개 이상인 경우도 간혹 보입니다.

 

*여의륜관음(如意輪観音) : 천도에 있는 중생들을 살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육관음 중에 유일하게 항상 앉아있는 모습으로 표현되며 팔은 6개일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2개일 경우도 있습니다. 여의륜관음이란 한 손에는 여의주를 한 손에는 법륜(法輪)을 지니고 있기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여의주는 모든 소원을 성취해주고 법륜은 모든 번뇌를 없애준다고 합니다. 여섯 개의 손 중 하나는 볼에 살짝 대어서 사유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설법을 통해 육도 모든 중생의 고통을 없애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두관음(馬頭観音) : 축생도에 있는 중생을 살피는 역할을 하며 육관음 중에 유일하게 분노하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두관음이라는 이름처럼 머리 위에는 흰 색의 말머리가 있으며 몸은 붉은 색일 경우가 많습니다. 얼굴은 하나인 경우도 세 개인 경우가 있으며 손의 개수도 2개에서 8개까지 다양합니다. 중생의 무지와 탐욕을 꾸짖으면서 제거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분노존이라는 특징 때문에 명왕 중 하나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불공견삭관음(不空羂索観音) : 천태종계 밀교에서 육관음 중 하나로 꼽으며 인간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도 힌두교의 여신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얼굴은 3, 팔은 8개이고 한 팔에 반드시 밧줄을 잡고 있습니다. 이 밧줄은 본래 물고기를 잡는 밧줄로 중생을 빠짐없이 건져내어 구제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또한 몸에는 사슴가죽을 걸치고 있습니다. 또한 미간에 제3의 눈이 있습니다.



*준제관음(准胝観音) : 진언종계 밀교에서 육관음 중 하나로 꼽으며 인간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언종 사찰이 매우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불상이나 불화로 잘 보이지 않는 관음이기도 합니다. 헤이안시대에 이미 건너왔지만 주로 에도시대부터 민중의 열렬한 신앙을 받게 되었기 때문에 대표작이 별로 없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 관음보살 중 유일하게 명확한 여성형입니다. 때문에 힌두교 파괴의 여신 두르가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만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불교의 주문수행이라고 할 수 있는 다라니(陀羅尼)를 통해 중생을 구제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세 개의 얼굴에 여덟, 혹은 열여덟 개의 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3-2-4. 명왕(明王)

 

명왕이라는 존상은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개념입니다. 명왕이란 부처의 화신으로 부처가 설한 주문인 다라니를 그대로 신격화 한 데에서 시작한 개념입니다. 즉 부처의 지혜 자체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그래서 각각의 명왕은 부처의 화신인 동시에 그 자체로 독립된 신이기도 합니다.

명왕이 지닌 또 하나의 특징은 모두 분노한 모습을 한 분노존이라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매우 이색적인 부처로 느껴집니다. 명왕이 분노한 모습을 띄고 있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교화하기 어려운 중생이나 이교의 신을 복속시키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부처의 화신인 이들은 대일여래의 교령을 받아 위력을 통해 중생을 구제합니다. 이러한 분노존을 방편불(方便佛)이라고 합니다.

밀교에서는 불성(佛性) 그 자체인 부처와 자비의 화신인 보살, 분노의 화신인 명왕을 모두 독립되면서도 연결되어 있는 세 위격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학술적으로는 힌두교의 여러 신들이 불교로 편입되면서 생겨난 개념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들은 힌두교의 여러 신을 복속시키는 역할을 해서 힌두교에서는 악신(惡神)의 역할을 맡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명왕이 액운과 잡귀를 막아준다 하여 매우 대중적으로 신앙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일여래의 화신인 부동명왕과 아미타불의 화신인 대위덕명왕, 애욕(愛慾)을 관장하는 애염명왕의 인기가 가장 높습니다.

 

*오대명왕(五大明王) : 밀교 경전에는 여러 명왕들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하는 다섯명을 꼽아 오대명왕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중앙과 동서남북의 다섯 방위를 각각 담당합니다. 중앙의 부동명왕, 동방의 항삼세명왕, 서방의 대위덕명왕, 남방의 군다리명왕이 있으며 북방의 경우 진언종에서는 금강야차명왕을 천태종에서는 오추사마명왕을 꼽습니다. 이러한 오대명왕은 일본 각지에서 조각이나 회화로 만들어졌으며 밀교계통이 아닌 사찰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대명왕에서 종파에 따라 달라지는 북방의 금강야차명왕과 오추사마명왕을 모두 넣고 마두관음을 마두명왕(馬頭明王)으로 간주하며 여기에 애염명왕 등을 넣어 팔대명왕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 대륜명왕(大輪明王 미륵보살의 화신), 무능승명왕(無能勝明王 지장보살의 화신), 보척명왕(歩擲明王 보현보살의 화신) 등 여러 불과 보살의 화신을 넣기도 하지만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부동명왕(不動明王) : 부동명왕은 대일여래의 화신이며 오대명왕 중 중앙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헤이안시대 초기 일본 진언종의 개조인 구카이(空海)가 당나라로부터 처음 그 상을 모셔왔다고 합니다. 종파를 가리지 않고 섬겨지며 특히 산악신앙과 접목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목포의 유달산에도 일제 강점기에 새겨진 부동명왕상이 있습니다.

본래 힌두교의 최고신 중 하나인 시바신이라는 설이 있는데 불경에 따르면 오히려 그 기원은 정반대입니다. 즉 대일여래가 깨달음을 얻어 모든 생물을 소집했는데 오직 대자재천(大自在天 힌두교의 시바)만 이에 저항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대일여래가 부동명왕을 만들어 대자재천을 아예 죽였는데 대일여래가 소생시켜 대자재천(시바)가 부처님께 귀의했다는 내용이 전해집니다.

서있는 모습이나 앉아 있는 모습 모두 많이 전해지며, 좌상의 경우 암반 위에 앉아 있는 형상을 취합니다. 손에는 각각 검과 밧줄을 쥐고 있고, 머리에는 연꽃이 피어 있으며 옆으로 상투를 틀고 있습니다. 눈의 한쪽은 하늘을, 한쪽은 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등에는 맹렬하게 불타오르는 불꽃 광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몸의 색깔은 흑청색이지만 황색이나 청색, 적색을 띄기도 합니다. 때로는 불꽃이 타오르는 검을 용이 휘감고 있는 모습으로 형상화되기도 합니다. 협시로 두 명 혹은 여덟 명의 동자를 함께하고 있기도 합니다.

 


*대위덕명왕(大威徳明王) : 오대명왕 중 서쪽을 담당하며 아미타여래 혹은 문수보살의 화신입니다. 힌두교의 물소신 마히샤스라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불도에서 어긋나는 이들을 계도하기 위해 무시무시한 모습을 취했다고 합니다. 명왕 중 유일하게 물소를 타고 앉아있는 모습을 하고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섯 개의 머리와 팔, 다리를 지니고 있는데 이것은 환생의 굴레에 있는 육도(六道)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대일여래의 협시로 부동명왕과 함께 등장하기도 합니다.

 


*항삼세명왕(降三世明王) : 오대명왕 중 동쪽을 담당하며 아촉여래 혹은 금강살타보살(金剛薩埵菩薩)의 화신입니다. 본래 힌두교에 등장하는 슌바라는 신을 기원으로 하며 동생은 니슌바로 승삼세명왕(勝三世明王)이 되었다고 하지만 거의 신앙되지 않습니다. 본래 힌두교에서는 살육자라는 뜻의 악신이었지만 불교에서는 부동명왕과 함께 대자재천(시바)을 복속시키는 역할을 하며 부처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주로 서 있는 모습이며 세 개의 얼굴과 여덟 개의 팔에 각종 무기를 들고 있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군다리명왕(軍荼利明王) : 오대명왕 중 남쪽을 담당하며 보생여래의 화신입니다. 허공장보살의 화신이기도 합니다. 힌두교에서 병을 고쳐주는 신인 코끼리신인 가네샤가 기원이라는 설과 여신인 쿠다리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주로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며 한 개의 얼굴, 여덟 개의 손에 여러 무기와 영약이 들어있는 물병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금강야차명왕(金剛夜叉明王) : 진언종에서 오대명왕 중 북쪽을 담당하며 불공성취여래의 화신이라고 합니다. 힌두교의 번개의 신 인드라가 들고 있는 무기인 금강저를 신격화 한 것이라고 합니다. 본래 사람을 죽이는 악신인 야차였으나 대일여래에 의해 교화되었고 이후 적을 무찌르는 전승(戰勝)의 신으로 섬겨지고 있습니다. 세 개의 얼굴과 여섯 개의 팔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정면의 얼굴에는 눈이 다섯 개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손에는 금강저와 활 등의 무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오추사마명왕(烏枢沙摩明王) : 천태종에서 오대명왕 중 북쪽을 담당하며 석가여래의 화신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예적금강(穢跡金剛)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으며 의외로 사찰의 신중탱화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힌두교 불의 신인 아그니에서 기원했다고 하며 불로 일체의 모든 부정함을 깨끗하게 하는 공덕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귀신들의 출입구로 여기는 화장실에 모시는 경우가 많으며 태내의 여아를 남자아이로 바꾸어 준다는 믿음도 있습니다. 한 개의 얼굴에 두 개 혹은 네 개의 손을 지니고 있으며 등 뒤에 화염이 불타오르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애염명왕(愛染明王) : 위에 서술한 명왕들은 모두 오대명왕에 들지만 이제부터 소개되는 명왕은 독립적으로 신앙되는 분들입니다. 애염명왕은 금강수보살(金剛手菩薩)의 화신이라고 하며 모든 명왕 중 가장 영험한 명왕이라고도 합니다. 힌두교에서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며 티벳불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인간의 마음에서 사라지지 않는 애욕의 부정한 마음을 그대로 불도에 정진하는 마음으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 부분이 애매한데 일반적으로 성욕을 억누르는 불교의 특성 상 애욕을 없애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인도와 티벳에서 유행했던 탄트라불교에서는 성교(性交)를 통해 삼매(三昧)의 경지에 갈 수 있다는 신비주의가 유행했기 때문에 탄트라불교에서 유래하지 않았는가 하는 이론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주로 사랑을 이루어주는 부처님으로 많이 섬겨집니다.

온몸은 붉게 묘사되며 보물 항아리위의 연꽃 대좌에 앉아 있고 한 개의 얼굴에 세 개의 눈, 여섯 개의 팔을 지니고 있는 분노존으로 묘사됩니다. 가끔 활과 화살을 들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마치 서양의 큐피드처럼 이것으로 인연을 이어준다고도 합니다.

 


*대원수명왕(大元帥明王) : 역시 홀로 섬겨지는 명왕이며 고대 힌두교에서 나오는 숲의 귀신인 아타봐카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밀교에서는 대일여래의 공덕에 의해 선신이 되어 국가를 수호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부동명왕에 버금가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전해지지만 일본 역사상 외침이 적었던 때문인지 다른 명왕에 비해 매우 대중적으로 신앙되고 있진 않습니다.

 


*공작명왕(孔雀明王) : 불교사상으로는 가장 먼저 출현한 명왕입니다. 본래 힌두교의 여신인 마하마유리의 화신이라고 하며 불교에서는 대일여래의 화신으로 보고 있습니다. 공작은 독사와 해충 등 독이 든 것을 먹어 박멸하기 때문에 공작명왕은 역시 독과 해충으로부터 중생을 구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가 내리지 않을 때도 공작명왕을 통하면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황금빛 날개를 활짝 편 공작 위에 앉아있는 것으로 묘사되며 명왕 중 유일하게 분노한 모습이 아니라 자비로운 보살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육자명왕(六字明王) : 산스크리트어 주문인 옴마니반메훔을 신격화 한 명왕입니다. 옴마니반메훔은 육자대명왕진언(六字大明王陀羅尼)이라고 하며 관세움보살의 주문으로 육도윤회에 갇혀 있는 중생들을 구원한다는 주문입니다. 산스크리트어 그 자체로 표현하거나 여섯 개의 머리를 지닌 보살의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3-2-5. 천부(天部)

 

불교에 따르면 하늘에는 28가지의 등급이 있으며 이 28개의 하늘을 뛰어넘은 곳에 부처님이 거처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상과 하늘은 수미산이 이어주고 있으며 하늘의 입구에는 사천왕이 이를 지키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천부라고 불리는 불교의 여러 신들은 바로 이러한 각각의 하늘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는 데바라고 합니다.

후일 불교에서 힌두교의 여러 신들을 편입하면서 이들을 불과 보살 아래의 천()이라는 개념으로 편입했습니다. 이들은 신이지만 질투와 같은 인간의 감정도 지니고 있으며 아직 불, 보살과 같은 깨달음을 얻지 못했습니다. 또한 엄청난 수명을 가지고 있지만 부처에 의해 결국 소멸될 수도 있는 유한한 삶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육도윤회 중 가장 높은 천도에 있지만 아직 윤회 자체에서 벗어난 이들은 아닌 것입니다.

물론 불경에 의하면 이들 중 대다수는 미래에 성불이 예정되어 있다고 되어 있으며, 접하기 어려운 불, 보살보다는 보다 중생들 가까이에 있기에 일본에서는 많은 신앙의 대상이 되어 있습니다. 또한 어떠한 천부들은 불, 보살의 화신이라고 여겨지기도 하기 때문에 여타의 불, 보살보다 결코 낮게 평가되지 않으며 심지어 이들을 본존으로 하는 사찰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친숙한 천부는 사천왕이나 금강역사 정도이지만, 일본에는 밀교의 영향으로 많은 천부의 신들이 신앙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도교와 일본의 신도와 음양도 같은 여타 종교의 신까지 천으로 편입되어 정말 다양한 종류의 신들이 천부에 포함되어 신앙되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신앙이 확대되면서 각각의 직업마다 수호신이 따로 있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그중에서도 유명한 천부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천왕(四王天) : 사천왕은 수미산의 중턱에서 첫 번째 하늘인 사천왕천을 지키는 네 명의 신입니다. 각각 동쪽의 지국천(持国天), 서쪽의 광목천(広目天), 남쪽의 증장천(増長天), 북쪽의 다문천(多聞天)[비사문천]으로 나누어져 사천왕천을 지키며 휘하에 팔부중을 거느리고 불교에 귀의한 신자들을 수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사찰의 입구에 해당하는 사천왕문 혹은 사천왕전에 모셔져 있어 신자들이 이들을 통과하도록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러한 사천왕문이 없습니다. 다만 부처님을 모신 금당의 세 귀퉁이에 놓아서 부처님을 직접 수호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팔부중(八部衆)과 팔부귀중(八部鬼衆) : 팔부중은 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가지 집단입니다. 각각이 하나의 신이 아니라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팔부귀중은 사천왕 밑에 소속되어 사천왕천을 수호하는 신들입니다. 한국에서는 이 둘을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집단인 팔부중과 각각의 존재인 팔부귀중을 구분합니다.

팔부중은 천(), (), 야차(夜叉), 건달바(乾闥婆), 아수라(阿修羅), 가루라(迦樓羅), 긴나라(緊那羅), 마후라가(摩睺羅迦)입니다. 팔부귀중은 건달바, 나가(), 야차는 동일하지만 비사사(毘舎闍), 구반다(鳩槃荼), 페레타(薜茘多), 부단나(富單那), 나찰(羅刹)로 조금 다릅니다.

조각이나 회화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국보로 지정된 유명한 유물이 있습니다. 나라의 고후쿠지(興福寺)에는 나라시대에 만들어진 국보 팔부중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아수라상은 당시 미소년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묘사한 명품으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불상입니다.

 

*비사문천(毘沙門天) : 비사문천은 사천왕 중 하나입니다. 다문천(多聞天)은 의역(意譯)이고 비사문천은 음역(音譯)인데, 일본에서는 사천왕 중 하나로 모실 때는 다문천으로, 독존으로 모실 때는 비사문천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에서 북쪽은 악귀가 들어오는 흉한 방향입니다. 특히 북동쪽 같은 경우에는 가장 불길하다고 여겨져서 집을 지을 때 북동쪽 모서리가 없도록 담장이나 벽을 사선으로 잘라내기도 했으며, 그 반대측인 남서쪽 역시 이귀문(裏鬼門)이라 해서 꺼려했습니다.

이러한 전통 때문에 북쪽을 수호하는 비사문천은 일본에서 굉장한 신앙을 받았습니다. 천년동안 수도였던 교토에는 북쪽을 수호하는 사찰이 여러 곳이 있는데, 이들 사찰 중 비사문천을 본존으로 하거나 본존이 아니더라도 중요하게 모시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비사문천은 보통 한손에는 긴 봉을, 다른 한 손에는 보탑을 들고 갑옷을 입은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때로는 마귀를 밟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외에 특수한 형태로는 도발비사문천(兜跋毘沙門天)이라는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도발(兜跋)이라는 단어는 투르판 혹은 티벳을 뜻하는 것으로 실크로드를 통해 서역의 불교 도상이 당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거쳐온 것이라고 이해됩니다. 일단 손에 든 지물은 똑같지만 얼굴이 더 길쭉해 이국적인 모습을 띄며 발을 받치고 있는 것은 악귀가 아니라 땅에서 나타난 여신입니다. 이 상은 당나라에서 귀국한 진언종의 교조 구카이(空海)가 가져왔다고 하는데, 당시 수도 교토의 정문인 나성문(羅城門) 누각 위에 모셔놓아 국가를 수호하는 역할을 맡겼다고 하며, 그 상이 지금도 전해내려 옵니다.

 


*제석천(帝釈天) : 제석천은 사천왕천 바로 위, 수미산 정상에 위치한 도리천(忉利天)[삼십삼천三十二天)에 머무르며 모든 천부 중의 왕이라고 여겨집니다. 본래 힌두교의 인드라이며 힌두 신화에서도 신들의 수장이며 우주의 행정을 총괄한다고 전해집니다. 불교에서는 석가모니가 탄생하여 출가하고 성불할 때까지 모두 지켜보고 도와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하며 범천과 함께 석가모니가 성불한 후 세상을 위해 설법을 하도록 청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단독으로 모셔지기 보다는 주로 여러 부처의 협시로 등장하며 전쟁의 신답게 갑옷을 입고 금강저를 든 상태로 묘사됩니다. 또한 흰 코끼리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범천(梵天) : 힌두교의 창조신 브라흐마가 불교로 편입되어 불법의 수호신이 된 것입니다. 주로 제석천과 함께 등장하며 대범천(大梵天)이라는 하나의 하늘을 지배하는 신이기도 합니다. 제석천과 함께 석가모니가 득도한 내용을 중생을 위해 설법하도록 청하는 역할을 맡기도 합니다. 제석천과 함께 등장하며 제석천과 달리 보살의 천의(天衣)를 입고 있으며 얼굴이 다섯개, 팔이 네 개로 묘사됩니다. 또한 거위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제석천과 함께 관음보살의 협시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변재천(弁才天) : 여러 천부 중 비사문천과 함께 일본 민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천부중의 하나입니다. 힌두교의 여신이자 창조신 브라흐마의 아내인 사라스바티가 불교에 편입된 것인데 사라스바티는 호수의 소유자라는 뜻이며, 물과 풍요, 학문과 예술을 관장하고 지극히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변재천은 이러한 속성을 모두 받아들였으며 한역되면서 재물 재()자를 이름에 포함하게 되어 재물의 신으로까지 숭상받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종파를 막론하고 사찰과 신사에 모셔져 있는 경우가 많으며 유명한 바다나 호수에 위치한 신사와 사찰에는 변재천을 주존으로 모시기도 합니다. 조금 큰 절에 가면 연못을 파놓고 그 가운데 섬에 자그마한 건물을 지어 놓은 경우가 많은데 이는 거의 대부분 변재천을 모신 사당입니다. 지혜와 호국의 신으로 묘사될 때는 여덟 개의 팔을 지니고 있으며, 음악과 예술의 신으로 묘사될 때는 두 개의 팔에 비파를 지니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민간신앙에서 워낙 숭배를 받아 웬만한 큰 도시에는 변재천의 이름에서 유래된 거리나 동네(벤텐쵸, 벤텐마치 등)가 하나 씩은 있습니다.

 


*대흑천(大黒天) : 대흑천은 힌두교의 신 시바의 화신 중 하나인 마하칼라가 불교에 복속된 것입니다. 마하칼라는 본래 검푸른 색 신체에 분노하는 모습을 하고 있는 신으로 그 모습이 검기 때문에 대흑천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마하칼라는 본래 파괴와 죽음의 신입니다. 이후 대일여래의 화신으로도 여겨지며 전쟁을 관장하고 악신들을 항복시키는 호법신으로 정착합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 대흑천이 재물의 신으로 변화합니다. 대흑천의 파괴의 양면에는 파괴 후의 창조와 풍요가 있습니다. 이 풍요의 면이 민간신앙과 결합해 강조되면서 이제는 완전히 복덕과 재물의 신으로 변하였습니다. 주로 두건을 쓰고 큰 귀를 늘어트린 노인이 뒤로 커다란 쌀자루를 메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가 됩니다.

 


*길상천(吉祥天) : 길상천은 힌두교의 여신인 락슈미가 불교에 복속된 것입니다. 주로 부와 풍요, 생식력 등 물질적 정취를 직접 이루어주는 공덕의 여신으로 묘사됩니다. 주로 화려한 옷을 입을 여성의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변재천과 혼동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담으로 길상천의 여동생은 흑암천(黒闇天)이라고 하는데 언니와는 정반대로 매우 추하고 사람들에게 불행을 가져다 준다고 합니다. 때문에 직접 섬기는 사람은 없지만 길상천과 흑암천이 있기 때문에 세상의 균형이 맞춰진다고 합니다.

 

*환희천(歓喜天) : 성천(聖天)이라고도 하며 힌두교의 재복신인 가네샤가 불교에 복속되면서 만들어진 천부입니다. 현세의 이익과 부부관계의 원만함 등의 영험이 있기 때문에 각 사찰마다 모시지 않는 곳이 없지만 주로 나무로 된 집인 주자(厨子) 안에 모셔지고 이를 공개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환희천은 힌두교의 가네샤와 마찬가지로 코끼리의 얼굴을 사람의 몸을 한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단독상으로 조각되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남성과 여성이 껴안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수행에 성적인 요소를 많이 넣은 인도 탄트라 불교의 영향인데, 이러한 성적 요소 때문에 거의 공개되는 경우가 없습니다.

 


*대자재천(大自在天) : 대자재천은 힌두교의 시바가 불교에 복속된 것입니다. 대자재천은 끝까지 부처에게 저항했다고 하며 부동명왕과 항삼세명왕, 대흑천 등을 통해 복속되어 호법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 힌두교에서 시바는 파괴의 신이며 시바의 신도들이 가장 열성적인 것으로 유명합니다. 주로 부인인 오마비(烏摩妃)와 함께 항삼세명왕의 발 밑에 깔려 있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독존으로 모실 때는 여러 개의 팔을 가지고 여우를 타거나, 남근(男根)으로 모셔지는데, 이는 힌두교에서 시바의 상징이 남근(男根)인 것과 일본의 민간신앙인 남근신앙이 합쳐져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리지천(摩利支天) : 힌두교의 어느 신에서 유래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기원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름은 산스크리트어로 태양과 달에서 나오는 빛을 의미하며 태양빛으로 인해 생겨나는 아지랑이를 신격화한 것이라는 설이 우세합니다. 아지랑이처럼 실체가 없어 몸을 잘 숨기고 태양 앞에 서며, 자재력이 높은 것으로 묘사되기 때문에 일본의 무사, 특히 닌자(忍者)의 수호신으로 유명합니다.

주로 멧돼지를 타고 있는 여신으로 묘사되지만 간혹 소년의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멧돼지상이 있는 곳이면 모두 마리지천을 모신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위태천(韋駄天) : 힌두교의 군신(軍神) 스칸다(무루간이라고도 합니다.)가 불교에 복속된 것으로 구마라천(鳩摩羅天)이라고도 합니다. 주로 어린 소년이 투구와 갑옷을 입고 검이나 금강저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사천왕의 부하 중 선두를 차지한다고 하며 주로 선종 사찰에서 주방과 승방을 지키는 호법신으로 모셔집니다.

 

*염마천(焔摩天) 염마천(閻摩天)이라고도 합니다 힌두교의 신 야마가 불교에 복속된 것으로 우리가 흔히 염라대왕이라고 알고 있는 것이 바로 염마천입니다. 주로 중국의 관복을 입은 모습으로 묘사되며 지장보살과 함께 모셔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의 경우 염라대왕을 비롯한 저승의 시왕(十王)을 한꺼번에 모시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주로 염마천을 단독으로 모신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십이천(十二天) : 밀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12명의 천부로 각각 여덟 방위와 위, 아래, 해와 달을 지키는 역할을 합니다. 밀교 의식을 할 때는 이 십이천을 그려 넣은 병풍을 펼쳐놓고 의식을 행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제석천, 범천, 비사문천, 염마천 외에 화천(火天), 수천(水天), 풍천(風天), 지천(地天), 일천(日天), 월천(月天), 나찰천(羅刹天), 이사나천(伊舎那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묘견보살(妙見菩薩) : 묘견보살은 이름은 보살이지만 천부에 속합니다. 북극성을 신격화한 것으로 북극성 신앙과 더불어 북쪽을 지켜준다는 의미를 지켜 널리 신앙됩니다. 주로 의자에 앉아 칼을 치켜든 장군의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귀자모신(鬼子母神) : 귀자모신은 불교를 수호한다고 하는 여성 야차신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500명의 아들이 있었으며 그 아이를 기르기 위해 인간의 아이를 잡아먹는 악신이었다고 합니다. 이를 보다 못한 석가여래가 귀자모신의 막내를 잠시 숨겼는데, 귀자모신을 아이를 찾느라 광란에 빠져 7일간 세상을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그러자 석가여래는 아이를 돌려주며 너는 500명 중의 하나만 잃어도 슬픈데, 대부분의 인간은 하나 밖에 없는 아이를 잃었으니 얼마나 슬프겠는가?” 라고 하며 교화시켰고 이후 아이들과 순산의 수호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산모가 꼭 참배하는 대중적인 신이 되었습니다.

 


*금강역사(金剛力士), 인왕(仁王), 집금강신(執金剛神) : 금강역사 혹은 인왕이라고 불리는 불교의 수호신으로 일본에서는 인왕문(仁王門)을 사찰 입구에 세워놓고 이들을 모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웃통을 벗은 근육질의 분노상을 하고 있는데 하나는 입을 벌리고 있는 나라연금강(那羅延金剛)이고 하나는 입을 다물고 있는 밀적금강(密迹金剛)입니다.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은 산스크리트어의 첫음인 를 뜻하고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을 마지막 음인 을 뜻합니다.

금강역사는 본래 금강저를 들고 수행하는 부처를 수호하는 신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그래서 한 몸으로도 표현되는데 이럴 때는 집금강신이라고 하며, 훨씬 높은 위격으로 취급됩니다. 관음보살의 화신으로도 여겨집니다. 역시 분노한 모습이며 손에는 거대한 금강저를 들고 있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이십팔부중(二十八部衆) : 관음보살 중 천수보살을 수호하는 28명의 선신입니다. 이미 위에서 살펴본 사천왕과 팔부중, 금강역사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 밖에 여러 신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약사십이신장(薬師十二神将) : 약사여래를 수호하고 있다는 12명의 야차대장입니다. 중국에 전래된 이후 고유의 십이지와 결합되어 각각의 띠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원류인 인도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약사여래의 협시로 많이 만들어져 우수한 조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여담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태어났을 때 그의 어머니가 인근 사찰의 호랑이를 상징하는 신장상을 숨기게 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그 환생이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3-2-6. 기타

 

*나한(羅漢)

나한은 부처님의 제장 중 아란한과(阿羅漢果)를 습득한 이를 말하는데, 아라한과는 소승불교에서 최고의 경지를 여겨집니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아는 부정어이고 라한은 번뇌를 뜻하는 것으로 번뇌가 없는 자르는 뜻입니다. 따라서 나한이 아닌 아라한으로 읽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지만 이미 나한으로 부르는 경우가 굳어졌습니다.

나한은 십대제자, 십육나한, 오백나한 등이 있는데, 모두 부처님의 제자로, 십대제자는 부처님의 제자 중 특별히 뛰어난 10명을 말합니다. 십육나한은 부처님이 미륵불이 올 때까지 이 세상을 위하여 남아있을 것을 명했다는 16명의 나한이며, 오백나한은 부처님 사후 불경을 편찬하기 위해 1차 결집 때 모였다는 500명의 나한을 말합니다.

일본에서는 주로 사찰 입구에 세우는 삼문(三門)의 이층 누각 위에 십육나한을 석가여래와 함께 모십니다. 그밖에 빈도로존자(賓度盧尊者)의 경우 동방으로 갔다는 전래가 있어 일본에서는 일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여겨 금당 바깥에 모시고 복을 비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祖師) : 조사는 각 종단을 일으키거나 법통을 이은 스님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조사신앙이 유독 깊어 몇몇 스님들을 부처의 환생으로 믿거나 보살이라고 높여 부르기도 합니다. 일부 사찰에서는 부처보다 자신들의 교조나 조사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기도 합니다. 널리 신앙되는 조사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백제 유민으로 도다이지(東大寺)를 건립하는데 큰 영향을 준 교키(行基)는 보살로 존경받습니다, 일본 천태종의 개조인 사이초(最澄)와 그 수제자인 엔닌(円仁), 엔친(円珍)은 천태종에서 부처 못지않게 모셔집니다. 일본 진언종의 개조인 구카이(空海)는 홍법대사(弘法大師 코보다이시)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생불(生佛)로 신앙되어 종파를 가리지 않고 존경받습니다. 일본에 염불신앙과 정토신앙을 보급시킨 료겐(良源), 구야(空也)와 정토종의 개조인 호넨(法然), 정토진종의 개조인 신란(親鸞), 시종의 개조인 잇펜(一遍)은 성인(聖人)으로 불리며 혹 아미타불의 화신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일련종의 개조인 니치렌(日蓮) 역시 성인으로 모셔지며 종파에 따라서는 대일여래 그 자체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선종에서는 중국 선종의 개조인 달마(達磨)를 중심으로 하여 역시 조사(祖師)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성덕태자(聖徳太子) : 쇼토쿠태자는 이미 살펴본 대로 일본 아스카시대의 인물입니다. 쇼토쿠태자가 불교를 일본에 처음 받아들였고 직접 불경에 주석을 달았다고도 합니다. 이후 가마쿠라시대에 쇼토쿠태자에 대한 신앙이 번지게 됩니다. 천태종에서는 쇼토쿠태자를 중국 천태종의 개조인 천태대사 지의(智顗)의 스승인 혜사(慧思)의 스승이 환생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정토진종에서는 쇼토쿠태자가 관음보살의 화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여러 형태의 쇼토쿠태자상이 만들어지는데 아주 어린 시절 부처님의 이름을 외웠다는 나무불(南無佛), 아버지 요메이천황의 건강 회복을 빌었다는 소년기의 효양(孝養), 섭정(攝政)에 올라 불경을 강경하는 모습의 섭정상의 모습으로 만들어집니다.

 




*역행자(役行者) : 본명은 엔노 오즈노 혹은 오즈네(役小角)로 일반적으로는 엔노 교자(役行者) 혹은 신변대보살 역행자(神変大菩薩役行者)로 불립니다. 출가한 승려는 아니고 수행자라고 합니다. 아스카시대의 인물이라고 하지만 이른 시기에 나중에나 전래되는 밀교수법을 알고 있었다는 기록에 의하면 실존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주로 산에서 수련하였다고 하며 특히 일본의 불교성지이자 산악신앙의 중심지인 요시노(吉野)산에서 산신을 만나 득도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수험도의 개조로 추앙받습니다. 귀신을 부릴 수 있었다고 하여 두 명의 귀신과 함께 묘사되는 경우가 많으며 지팡이를 집고 두건을 쓴 노인 수행자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칠복신(七福神) : 복을 가져다 준다는 일곱가지 신으로 불교의 신과 일본 고유의 신, 도교의 신까지 혼합되어 있습니다. 이미 언급한 대흑천, 비사문천, 변재천이 포함되어 있고 그 밖에 일본 고유의 어업신인 에비스(恵比寿), 중국 당나라 말기의 스님으로 미륵불의 화신이라고 여겨지는 포대(布袋 호테이), 도교의 신인 수노인(寿老人)과 복록신(福禄寿)이 포함됩니다.

 


*진수신(鎭守神), 수호신(守護神) : 사찰을 지켜주는 신들입니다. 원래 사찰에는 진수사(鎭守社)라고 하여 사찰을 수호해주는 산신(山神)이나 신도(神道)의 신들을 모셔 놓았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불교의 신은 아니지만 일본에서는 불교와 신도가 많이 혼합되어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한국의 산신각 등이 보다 크고 위상이 높아졌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