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교양 불교미술

나한과 조사의 도상

同黎 2018. 7. 17. 02:28

나한과 조사의 도상


①나한(羅漢)

나한은 부처님의 제장 중 아란한과(阿羅漢果)를 습득한 이를 말하는데, 아라한과는 소승불교에서 최고의 경지를 여겨집니다. 나한은 십대제자, 십육나한, 오백나한 등이 있는데, 모두 부처님의 제자로, 십대제자는 부처님의 제자 중 특별히 뛰어난 10명을 말합니다. 십육나한은 부처님이 미륵불이 올 때까지 이 세상을 위하여 남아있을 것을 명했다는 16명의 나한이며, 오백나한은 부처님 사후 불경을 편찬하기 위해 1차 결집 때 모였다는 500명의 나한을 말합니다.

나한상은 승려의 모습으로 나무, 진흙, 석고, 돌 등의 재료로 만들어지며 고려시대에는 청자로 만든 나한상도 보이고 있습니다. 은해사 거조암의 오백나한은 제각기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천진난만한 조각을 보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서울 봉은사 16나한상 (조선 후기)

 

②조사(祖師)

조사는 불교 종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스님들을 말하는 것으로 특히 선종에서는 종(宗)적인 사제관계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조사를 중요시 여겼습니다. 하지만 불교조각으로 만들어진 것은 많지 않으며 북한산 승가사의 석조승가대사상과 해인사의 목조 희랑대사상이 유명합니다. 조사에 대해서는 불화편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인사 목조 희랑대사상(고려)



기타 권속의 도상


①사천왕

본래 인도의 신으로 불교의 호법신이 되었습니다. 제석천의 휘하에 있으며 수미산의 사방에 머물면서 불법을 수호한다고 합니다. 사천왕은 목조나 소조로 상당히 크게 만들어 천왕문에 모셨습니다. 사천왕의 배치에 대해서는 두가지 설이 있으나 한국의 경우 대부분 아래의 규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사천왕은 모두 비파, 탑, 용, 창 등의 지물을 지내고 있는데 이는 조선후기에 와서는 사실상 일정한 규칙 없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사천왕을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천왕은 보통 악귀를 밟고 서있는 생령좌를 취하고 있습니다.

방위

이름

증장천왕

광목천왕

지국천왕

다문천왕

색깔

청색

백색

적색

흑색

특징

원하는 바를 늘려준다 하여 증장(增長)천왕.

중생을 언제나 살핀다고 해서 광목(廣目)천왕.

나라를 지킨다고 해서 지국(持國)천왕.

부처님의 설법을 많이 들어 다문(多聞)천왕.



완주 송광사 목조 사천왕상 (조선 중기)

 

②금강역사(金剛力士)

불교를 수호하는 호법신으로 밀적금강과 나라연금강의 두 명으로 이루어집니다. 보통 금강문이나 명부전에 금강역사상이 있으며, 나라연금강은 입을 크게 벌리며 “아” 라는 소리를 내는 모습을, 밀적금강은 입을 굳게 다물고 “옴”이라는 소리를 내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와 “옴”은 범어의 첫글자와 마지막 글자로, 불법의 시작과 끝을 의미합니다.

 

진주 청곡사 금강역사상 (조선 후기)

 

③시왕(十王)

시왕은 사람이 죽어서 저승에 갔을 때 그 사람의 인생을 심판하는 심판관입니다. 시왕의 존재는 불교와 도교의 결합을 보여고 있습니다. 저승에는 모두 10명의 대왕이 있고, 죽은 이들은 사망한 날부터 7일 간격으로 7번, 그리고 100일, 1년, 3년이 되는 날에 심판을 받는다고 합니다. 죄가 없는 자는 제1왕인 진광대왕 앞에서 극락으로 가지만, 죄인들은 죄에 해당되는 지옥에서 고통을 받다가 환생하게 됩니다. 환생을 책임지는 대왕은 마지막 왕인 오도전륜대왕이고, 제5왕인 염라대왕은 특별히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시왕상은 보통 나무나 진흙으로 만들며,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으로 조성됩니다. 뒤에는 시왕도를 배치합니다. 시왕이 다스리는 지옥의 이름은 경전이나 전해오는 내용마다 차이가 있고, 내용도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보통 시왕도에는 다음의 지옥들이 등장합니다. (지옥의 이름은 차이가 많음.)

지옥

지배자

내용

철정지옥

진광대왕

죄인을 눕히고 온 몸에 못질을 하여 고통을 주는 것이다.

추장지옥

초강대왕

뱃속에서 오장육부를 꺼내는 고통을 주는 곳이다.

발설지옥

송제대왕

말로써 죄를 지은 이들이 가는 곳으로 혀를 길게 뽑아 그 위로 쟁기질을 당하는 고통을 받는다.

확탕지옥

오관대왕

파계하거나 살생하고 고기를 먹은 이들이 가는 곳으로 끓는 기름에 튀겨진다.

대애지옥

염라대왕

생명을 때려 죽인 이들이 가는 곳으로 죄인은 돌절구에 들어가 디딜방아로 몸이 짓이겨진다.

도산지옥

변성대왕

칼로 남을 괴롭힌 이들이 가는 곳으로 칼로 된 길을 걸어다니는 고통을 받는다.

거해지옥

태산대왕

형틀에 죄인을 묶고, 톱으로 몸을 반으로 자르는 고통을 받는다.

협산지옥

평등대왕

간음 등의 죄를 지은자가 가며 철로 된 두 개의 산 사이에 좌인을 놓고 힘껏 조이는 형벌을 가한다.

한빙지옥

도시대왕

겁탈하고 도적질하여 남을 가난하게 한 자가 가는 곳으로 얼음산에 갇히게 된다.

흑암지옥

열철성

오도전륜대왕

거짓 가르침으로 사람들을 현혹한 이가 가는 지옥으로 칠흙같은 어둠만이 존재한다.

철열성은 오도전륜대왕의 성으로 형벌을 마친 이들이 환생을 기다리는 곳이다.



부산 장안사 시왕상 (조선 후기)

 

④칠성(七星), 독성(獨聖), 산신(山神)

칠성과 독성, 산신은 민간신앙과 도교가 불교와 결합했음을 잘 알려주는 증거입니다. 기자(祈子), 기복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절에서 가장 작은 전각에 모셔지지만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세분 모두 조각보다는 불화로 모셔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칠성의 경우 치성광여래는 불상의 모습으로, 치성광여래를 호위하는 칠성원군(북두칠성을 신격화)은 도교의 도사(도교의 승려)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독성은 흰 수염을 가진 노스님의 모습으로, 산신은 할아버지나 여인의 모습으로 만들어집니다.

독성은 본래 독성불, 독성존자, 나반존자, 벽지불 등으로 불리며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부처의 반열에 오른 분입니다. 신통력이 강하다고 하여 널리 숭배받습니다. 산신은 사찰이 위치한 산의 신령으로 절을 지키는 가람신의 역할을 합니다. 자식을 점지하고 재물을 가져다준다 하여 널리 신앙받습니다.

 

서울 진관사 칠성도 (조선후기)


 

서울 진관사 독성상 (조선후기)                         서울 진관사 산신도(조선말기)

 

⑤팔부중(八部衆)

본래 인도의 토속신이었으나 불교로 들어와 부처님의 법회를 수호하는 호법신이 되었습니다. 갑옷을 입은 무인의 모습으로 등장하며 주로 석탑의 기단부에 조각되거나 불화에 등장합니다. 팔부중의 이름과 특징은 석탑편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⑥기타

한국의 불교조각은 비교적 그 대상이 제한되어 있는 편입니다. 다만 소규모로 보살에 미치지 못하는 신장(神將)에 대한 조각이 이루어졌는데 진주 청곡사에 있는 대범천, 제석천 상과 양산 통도사에 있는 위태천상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에 대해서는 불화편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