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탱화(後佛幀畵)
후불탱화는 불당에 안치된 불상 뒤에 걸어서 불상을 장엄하는 역할을 하는 불화를 말합니다. 따라서 불상과 짝을 이루게 만들어지며, 주인공에 따라서 그 종류가 결정됩니다. 후불탱화는 넓은 의미에서 부처와 보살 뿐 아니라 나한이나 시왕, 사천왕, 칠성, 독성, 산신 등 격인 낮은 신들의 것을 포함하며, 불상이 없이 단독으로 홀로 안치되어 예배의 대상이 되는 것까지 포함하기도 합니다. 여기서도 넓은 의미의 후불탱화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후불탱화 읽기
후불탱화의 이름은 주인공의 이름과 등장하는 인물의 수와 특징에 의하여 결정됩니다. 예를 들어 비로자나불이 협시보살과 함께 등장하는 불화는 비로자나삼존도 정도로 정리됩니다. 독존도, 삼존도, 오존도, 칠존도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조선후기로 올수록 등장인물의 수가 많이 들어나게 되는데 이럴 때는 회상도(會相圖)라는 이름을 붙이게 됩니다. 우리가 사찰에서 볼 수 있는 후불 여래화의 대부분은 회상도입니다. 다만 주인공에 따라 몇가지 특별한 불화가 있는데, 이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후불탱화는 대부분 족자 형태로 만들어져 있으며, 불화의 제작자와 제작시기, 봉안처와 화가 등을 기록한 화기(畵記)가 덧붙여져 있습니다. 조선후기 후불탱화의 경우 그림 아래쪽에 붉은 공간이 있는데, 여기가 화기를 기록하는 부분입니다. 화기는 연화질과 시주질로 나뉘고, 연화질에는 불화 제작에 참여한 승려의 이름을, 시주질에는 민간인의 이름을 기록합니다.
2) 여래화
대웅전을 포함하여 부처님을 모신 대부분의 전각에는 후불여래화가 있습니다. 불상 뒤에는 후불탱화를 안치하기 위한 후불벽이 있고, 여기에 불화를 걸어둡니다. 여래화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불도 라고 한 것은 일반적인 명명법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독존도, 삼존도, 회상도 등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고려시대에는 독존, 삼존 등 몇 명의 인물을 집중적으로 그렸고, 조선시대에는 다수의 등장인물을 등장시켰습니다.
주인공 |
이름 |
특징 |
석가여래 |
영산회상도 |
석가모니불의 후불탱화는 특별히 영산회상도라고 하는데, 이는 석가모니가 영축산이라는 산에서 여러 대중을 모아 설법했던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독존이나 삼존으로 그려진 예가 별로 없고 거의 다 회상도입니다. |
비로자나불 |
비로자나불도 |
독존, 삼존의 고려불화가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삼신불도에가 많이 제작되어, 비로자나불 혼자 등장하는 불화는 적습니다. |
연화장세계도 |
비로자나불이 머무는 연화장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많은 수가 전해지지는 않습니다. | |
아미타불 |
아미타불도 (극락회상도) |
아미타불이 머무는 세계가 극락세계이므로, 회상도의 경우 극락회상도라도 합니다. 독존, 삼존, 구존의 형식이 있습니다. |
아미타내영도 |
아미타불이 극락으로 오는 중생을 맞이하는 그림입니다. 주로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함께 등장합니다. | |
극락구품도 |
상품상생부터 하품하생까지 9가지의 극락세계를 그린 그림입니다. | |
반야용선도 |
아미타불이 극락세계로 가는 중생을 배(반야용선)에 태우고 인도하는 장면입니다. 이 때 지장보살이나 관음보살, 인로왕보살이 등장하여 배의 앞뒤를 수호합니다. 극락왕생을 기원하면 제작하는 불화입니다. | |
약사여래 |
약사불도 |
고려시대에는 독존, 삼존화 등이 많이 만들어지며, 조선시대에는 후불탱화로써 약사회상도가 많이 만들어집니다. |
약사십이지신장도 |
약사여래를 수호하는 12명의 호법 신장이 함께 그려진 그림으로, 12신장은 십이지와 연결되는 이들입니다. | |
다수(多數) |
삼신불도 |
법신, 화신, 보신의 삼신불을 그린 그림으로 대적광전의 후불탱화입니다. 각각의 부처님을 세폭에 따로 그린 거과, 세분을 한 폭에 그린 것으로 나뉘어집니다. |
삼세불도 |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님을 그린 그림으로 연등불, 석가불, 미륵불을 모시는 것이 원칙이나, 조선후기에는 약사불, 석가불, 아미타불을 모시는 삼계불도로 변형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
천불도 |
천명의 많은 불상을 그린 그림으로, 부처님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하며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이씃ㅂ니다. |
파계사 영산회상도
천은사 아미타후불탱
고양 흥국사 극락구품도
예천 용문사 천불탱
2) 보살화
원통전, 명부전 등 보살을 주존으로 하고 있는 전각에는 후불보살화가 보살상 뒤에 걸려있습니다. 한국의 보살화는 대부분이 관음보살화와 지장보살화입니다. 후불탱화를 거는 벽을 후불벽이라고 하는데, 후불벽의 뒷면에는 빈 공간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주로 관음보살도를 그렸는데, 수월관음이나 백의관음을 많이 그렸습니다.
주인공 |
이름 |
특징 |
관음보살 |
관음보살도 |
남순동자, 해상용왕과 함께 등장하며 원통전의 후불탱화입니다. |
수월관음도 |
관음보살이 보타락가산에 앉아 물이 비친 달을 쳐다보며 중생을 이롭게 한다는 화엄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도상으로 앞에 선재동자가 관음보살을 공양하고 있으며, 관음보살 뒤에는 대나무가 등장합니다. 전시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제작된 관음보살의 불화입니다. | |
백의관음도 |
흰 옷을 입고 있는 관음보살을 그린 그림입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수월관음과 비슷하게 그러졌으며, 후불벽에 많이 그려졌습니다. 무위사 후불벽의 그림이 대표적입니다. | |
천수관음도 |
천개의 손과 눈으로 모든 중생을 살피겠다는 천수관음을 그린 그림입니다. | |
삼십이응신도 |
관음보살의 32가지 변화모습을 그린 것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중생을 구제함을 의미합니다. 도갑사에 있던 그림이 유명합니다. | |
지장보살 |
지장보살도 |
고려불화에서는 독존, 삼존도 등이 있으며, 조선시대에 그려진 명부전의 후불탱화로써는 삼존도가 많습니다. |
지장시왕도 |
지장보살과 지옥의 10대왕인 시왕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그림입니다. | |
삼장보살도 |
한국에만 존재하는 그림으로, 지장보살을 셋으로 나누어, 천상의 교주 천장(天藏)보살, 지상의 교주 지장(地藏)보살, 지하의 교주 지지(持地)보살을 한 폭에 그린 그림입니다. 죽은 이들의 명복을 비는 목적으로 그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
수월관음도 (고려)
수월관음도 (조선 후기)
지장보살도 (고려)
보은사 지장시왕탱
동화사 삼장탱
3) 나한, 조사도
나한이나 조사들을 그린 그림입니다. 나한도는 주로 십육나한도가 주류를 이루며, 한 폭에 십육나한과 석가모니를 한꺼번에 그린 것과, 한 폭에 서너명의 나한을 그려 7폭이 한 세트가 되는 것이 있습니다. 고려시대와 조선초기에 왕실 발원으로 오백나한을 한 명씩 그린 그림이나 한 폭에 오백나한을 전부 그린 불화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조사는 각 종파의 정통을 잇는 스님을 말하는데, 특히 선종에서는 누구의 제자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중요시되었습니다. 선종의 조사는 33명인데, 이들은 석가모니로부터 직접 법을 이어받은 이들이라 합니다. 부처님의 제자인 가섭으로부터, 인도의 28대 조사인 달마대사까지 법이 이어지며, 달마대사가 중국에 선종을 전하여 중국의 초조(初祖)가 되고 6대 조사인 혜능까지 법이 이어집니다. 그리하여 인도의 28대, 중국의 6대 합하여 33대(달마가 중복)를 매우 중요시하며, 이들은 그린 삼십삼조사도가 여러 점 전해집니다.
여수 흥국사 십육나한탱 (일부)
4) 시왕도, 현왕도
지옥을 다스리는 10명의 왕을 그린 것으로, 보통 한 명의 대왕을 한폭에 그려 지장보살도까지 11폭이 한 세트를 이룹니다. 시왕도는 윗부분에 크게 대왕의 모습을 그리고, 그 아래에 여러 가지 지옥의 모습을 생생히 그립니다. 특히 마지막 대왕인 오도전륜대왕의 그림에는 환생하는 중생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시왕 중 제5대왕인 염라대왕은 특별히 신앙되어 현왕(現王)이라고도 하는데, 현왕만을 단독으로 그리는 현왕도도 전해집니다.
봉녕사 현왕탱
5) 칠성도, 독성도, 산신도
삼성각이나 칠성각, 독성각, 산신각에 모셔지는 그림으로 크기는 일반 불화보다 훨씬 작습니다. 산신은 호랑이를 옆에 둔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독성은 승려의 모습으로 주로 그려집니다.
조선후기의 칠성도는 일단 여래화와 비슷하게 그려지는데, 고려시대에는 치성광여래가 칠성원군과 여러 별들의 주인들에 둘러 쌓여 장엄하게 내려오는 그림이 여러점 전해집니다. 이로써 고려시대부터 칠성신앙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통도사 칠성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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