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무제

다부(茶釜)의 보물창고. 오니시 세이에몬 미술관

同黎 2020. 2. 8. 16:26

교토 산조의 가만자초(釜座町)에 가면 지금도 다도용 솥을 파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이름도 다 못 외울 정도로 많지만 문을 연 가게는 하나도 없습니다.
대부분 고가의 신품 다부는 소개장과 예약을 통해 팔리기 때문에 지나가는 행인이 들어올 일이 없죠. 그래서 대부분의 가게가 내부를 보여주지 않고 숨어있습니다.


사실 텐메이의 대화재 이후 많은 부사(釜師)들이 가게를 읽어 절반 이하로 줄었고 지금은 교토의 높은 땅값 때문에 공장은 대부분 외곽으로 옮긴 상태입니다. 

그렇게 큰질에서 가만자초의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가장 끝의 집이 나옵니다

이곳이 교토 제일의 부사 오니시(大西) 가문의 저택과 거기에 딸린 오니시 세이에몬 미술관이 있는 곳입니다.

오니시 가문보다 오래된 부사 가문이 교토에는 여럿 있습니다. 센노 리큐보다 먼저 자리를 잡은 니시무라(西村)와 나고시(名越), 리큐에서 선택된 츠지(辻)가와, 이들의 제자인 호리(堀)가 등이 그들입니다. 오니시 가문은 이들에게서 배운 제자 가문이지만 차츰 이들을 뛰어넘더니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인정받아 오니시 세이에몬(大西清右衛門)이라는 이름을 물려받아 대대로 전해주고, 후의 리큐의 후손 3가문이 모인 회의에서 센 가문의 전용 부사로 인정받아 현재 여러 부사들 가장 앞머리에 이름을 올립니다. 이들이 도쿄, 가나자와 등으로 이주하여 만든 분가도 여럿 있습니다.

오니시 세이에몬 미술관은 오니시 가문에서 여러 골동 다부와 자신들의 가문 다부를 수집, 관리하기 위해 만든 곳으로 교토 노른자위 땅에 무려 7층짜리 빌딩을 만들고 거기에 미술관을 운영할 정도면 그 명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일본에서 유일하게 다부들을 상설 전시하고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입니다.

센노 리큐의 직계인 오모테센가의 당주가 쓴 글씨입니다.


미술관 앞에는 일본 다도의 중심인 대덕사(大德寺)에서 받은 칭호인 어부사라는 현판이 큼지막하게 달려 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오니시가의 저택은 비공개이지만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입구에는 아주 오래된 철도 만든 빗물받이 경 물통이 있습니다

가만좌(釜座)라고 써 있는데 과거 화재를 막기 위해 비상용으로 설치한 것으로 각 공방에서 만들어 집 앞에 두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물을 담아 노상에 방치되어 있는데 그것 치고는 녹이 별로 슬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기술을 자랑하기 위한 용도로도 설치했던 것이죠

2층에서 표를 사면 3층 전시실과 7층 다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4~6층은 다부를 구입, 감정하는 곳으로 반드시 소개장이 있어야 하고 미리 예약을 해야 합니다.
감정의 경우에도 최소 1만엔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수리와 감정의 경우 예약 후 직접 실물을 들고 방문해야 합니다. 우편으로 배송 받는 것은 안되고 약속이 잡히면 당주가 직접 나와 감정을 해주고 감정서를 발급합니다.
 

7층에는 다실과 정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작지만 야무진 정원입니다.

미술관 후원회에 가입하면 한달에 한번 여기서 열리는 다회에 참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 그럴 기회는 접하기 못했고, 다만 감정을 위해 1년에 5천엔짜리 일반 회원만 가입하고 있습니다.

다실 내부입니다.

방문 당시 겨울이라 겨울용 다도구가 나와 있습니다.

부사의 다실인 만큼 다른곳보다 솥이 돋보이게 배치가 되어 있습니다.


대기실입니다.

손님을 위한 담배통이 놓여져 있습니다.
과거 다도에서는 카이세키요리와 함께 담배도 대접이 되었습니다. 요새는 생략하는 경우가 많죠

3층 전시실에 들어가면 먼저 거대한 솥이 걸려있습니다.

과거 전통 주택에서 가운데 난방용 화로를 설치하고 거기에 거대한 솥을 걸어 요리도 해먹고 뜨거운 물도 덥히던 시설입니다. 현재의 다도용 다부도 여기서 처음 유래했습니다.

한쪽에는 쇠를 녹이는 로의 풀무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과거 실제 오니시가에서 쓰던 것입니다.
이곳에는 실제 다부를 만드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명절에 먹는 떡 두개를 쌓아 놓은 것 같다는 모찌가마입니다.


거의 똑같이 생긴 것을 찾아내어 현대 교섭중인데 과정 구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2대 오니시 세이에몬의 작품입니다.

효고현 카코가와시에 있는 오노에신사에 있는 고려종을 흉내내어 만든 오노에가마입니다


너무나 인상 깊어서 언젠가 꼭 비슷한 솥을 사야겠다고 마음먹고 3년 뒤 한냐가문에서 만든 것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방에서 찍어봅니다




전시장의 솥은 사계절에 따라 수시로 바뀝니다

안이 오목한 오토고젠가마

고리를 거는 곳이 신사에 있는 사자의 귀처럼 튀어나왔다고 해서 붙여진 토켄가마(唐犬釜)

풍로는 일부로 찢어진 것처럼 표현해서 만든 것입니다.

이 밖에도 귀한 것이 많지만 해설을 붙이기엔 제 실력이 부족합니다.

한번 감상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