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9차

9번째 간사이원정기 - 4일 히로시마 미야지마6 (도요쿠니신사 센조카쿠豊国神社 千畳閣, 오층탑五重塔)

同黎 2015. 12. 23. 00:07



이츠쿠시마신사를 나왔다.


사슴이 자고 있다.

여기 사슴은 나라 같지 않고 순하다.


이제 계단을 올라가 센조카쿠로 간다.

올라가는 길에 있는 석등롱


센조카쿠는 꽤 높은 언덕 위에 있기 때문에 이런 계단을 올라와야 한다.


드디어 보이는 센조카쿠(천첩당, 千畳閣)


본래 센조카쿠(천첩당)은 이츠쿠시마신사의 말사인 도요쿠니신사의 본전이다.

1587년 천하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죽은 장병들의 원령을 위로하고자

이츠쿠시마신사를 중건하고 대경당으로 쓸 건물과 오층탑을 세운다. 일본은 건축물의

면적을 다다미를 깔 수 있는 면적으로 재는데 윤동주의 <쉽게 쓰여진 시>에서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라고 할 때의 육첩방이 그런 예이다. 

이 건물은 다다미를 857장 깔 수 있는데 통칭 천첩각(센조카쿠)라고 한다. 건물을 짓던 중 히데요시가

죽어 공사가 중지되었는데 벽이 더 없는 것이나 천정이 막혀있지 않고 그대로 내부 가구가 노출되어

있는 것 등이 미완성의 흔적이라고 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가토 기요마사가 신으로 모셔지고 있으며,

본래 석가모니불이 모셔져 있었는데 신불분리 이후 다이간지로 옮겼다고 한다.


센조카쿠 내부

안으로 들어가라면 따로 100엔을 내야 한다.


천정에는 곳곳에 에마나 현판이 달려있다.


이곳이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가토 기요마사의 신체를 모신 곳이다.

곳곳에 큰 주걱이 보이는데, 이는 에도시대 한 승려가 이츠쿠시마신사의 무나카타 삼여신의

본지수적불인 변재천의 비파에서 착안하여 만든 일종의 상징, 즉 기념품이다. 실제로 에도시대에

순례객은 넘치는데 마땅히 팔 상품이 없다가 이 주걱이 히트를 치면서 주걱 산업이 발달했다고 한다.

나는 무슨 상징인 줄 알고 찾아봤는데... 진짜 기념품이었다.


센조카쿠에서 내려다본 이츠쿠시마신사


내부의 모습


바로 옆에 오층탑도 보인다.


지금은 다다미가 걷히고 마루바닥이 드러나있다.


진짜 넓긴 넓다.


이제야 좀 앉아서 쉴 수 있다


센조카쿠의 넓은 마루


우리가 건너온 바다가 보인다.


반대편으로 신사와 함께


멀리 우리가 갔다온 다이쇼인이 보이고


옆에 다보탑도 보인다.


시간이 없어 갔다오진 못했지만 사진으로 대신한다.

보통 신불분리 이후 신사에 속한 탑들은 대부분 파괴되었다고 하는데

다행히 이츠쿠시마신사에는 다보탑과 오층탑이 아직도 신사 소유로 남아 있다.


이제 센조카쿠를 나와 오층탑으로 간다.

건물 마루 아래를 지나간다.


내 키가 딱 180인데 머리가 거의 안 부딪힐 정도로 높다.


가까이서 본 오층탑

역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지은 것이다.


이츠쿠시마신사에서는 어디서나 이 오층탑이 보이는데, 경관의 포인트를 주는 역할을 잘 하고 있다.


이제 다시 배를 타러 나간다.

아까는 해변가로 왔지만 지금은 상점가를 지나간다. 여긴 볼 것도 먹을 것도 많다.


미야지마의 특산품인 모미지만쥬

단풍모양의 만쥬인데 아주 맛있다.


가는 길에 오뎅집이 보인다.

신기한 오뎅들을 매우 많이 팔고 있던데 식사를 여기서 때우기로 한다.


베이컨과 치즈 등이 들어간 오뎅

그 자리에서 튀겨준다. 여기 상점가 구경도 꽤나 재밌는 것 같다.


이제 다시 페리를 타고 미야지마구치로 향한다.


멀리 이츠쿠시마신사가 보인다.


미야지마를 나서니 거짓말처럼 또 날이 흐려진다.


여긴 또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