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9차

9번째 간사이원정기 - 4일 히로시마 미야지마3 (다이쇼인大聖院)

同黎 2015. 12. 16. 02:21



날도 흐리고 밀물도 아직 다 들어오지 않아 먼저 미야지마 위쪽에 있는 다이쇼인(大聖院)에 가기로 했다.

이츠쿠시마신사에서 도보로 10분 정도 위에 올라간 곳에 있다.


올라가는 길 미야지마 역사민속자료관이라는 작은 전시관도 보인다.


내부는 사진촬영 금지

미야지마의 전통 가옥을 마을 자치회에서 매입하여 자료관으로 만든 것이다.

일본의 마을에는 이런 자치회가 비교적 많이 남아있는 편이다. 이런 점이 나는 항상 부럽다.


5분 정도 올라가면 이렇게 다리가 보인다.

다이쇼인의 입구이다.


저기가 다이쇼인까지 올라가는 지옥의 계단의 시작점이다.


다이쇼인의 첫머리인 인왕문이 보인다.


작은 다리 뒤로 인왕문이 서 있고


사적기로 보이는 비석도 서 있다.


다이쇼인은 미야지마에서 가장 오래되고 또 수위에 있는 사찰이다.

진언종 어실파(닌나지파)의 대본산 중 한 곳이다.

원래 메이지시대 이전까지 신사와 사찰은 같이 있었고, 이츠쿠시마 신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신불분리의 칙훈 이후 신사와 사찰이 갈라지게 되는데, 다이쇼인이나 앞으로 갈 다이간지 역시 원래는 이츠쿠시마신사와 한몸이었던 절이다. 특히 다이쇼인은 이츠쿠시마신사를 관리하던 별당직 승려가 거쳐하던 곳으로 섬 전체의 신사와 사찰을 통솔하던 곳이었다. 그래서 황자가 주지로 올 정도로 권위가 높았다.


안타깝게 현재 가람은 대부분 메이지시대 소실된 것을 복원한 것이며, 그중 인왕문 뒤로 보이는

이 계단을 포함한 미산의 참배도로는 이토 히로부미가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인왕문 전경

인왕상 위로는 신도들이 기증한 거대한 짚신이 올려져있다.


인왕문 앞의 대본산 대성원이라는 표석


인왕문을 들어서면 작은 정원에 부동명왕이 모셔져 있고


한쪽으로는 스님들이 거처하는 방장으로 통하는 문이 보인다.


작은 건물

부동당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


다실로 가는 곳

돈을 내면 차를 준다. 대개 다실은 경치가 가장 좋은 곳이기 때문에 또 정원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여유만 조금 있다면 들어가 보는 것도 나쁜 경험은 아니다.


계단에서 바라본 인왕문


점점 더 높이 올라간다.


올라가는 계단은 끔찍하게 많은데 (뭐 그래도 교토 진고지 보다는 낫지만)

거기에 모두 마니차를 달아 놓았다. 티벳불교가 유행은 유행인가보다.


중간 쯤 올라왔다.


앞으로 갈 길은 이렇게 멀다.


중간 쯤 올라가니 옆에는 작은 나한상들이 많이 보인다.


이런 나한상이나 지장보살상들은 대개는 일찍 죽은 아기나 태아의 혼을 달래주기 위해 만든다. 그리고

뜨개질로 모자나 옷, 목도리 같은 것을 짜서 공양한다. 저승에 가서도 춥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수호불이었던 부동명왕상 사진이 보인다.

저 부동명왕상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는데 닌나지에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올라가는 길에는 작지만 영보관도 있다.


영보관 앞에는 호빵맨 조각이 있다.

저작권에 민감한 나라니 마음대로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니겠고...

작고한 작가의 유족이나 지인들이 만들어 기증한 것이 아닐지...


영보관 내부에는 소실을 면한 유물들이 모셔져 있다.


부동명왕상이나 대일여래상이 보인다.

대부분 에도시대의 것이지만 다이라노 기요모리의 뒤를 이어 헤이케의 동량이 되었던

다이라노 무네모리가 바쳤다는 동종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영보관 옆 나한상들이 있는 곳으로 빠지는 곳


여기도 사슴이 있다.


각기 다른 모습을 한 나한들


중간에는 약사여래도 보이는 분도 있고


여의륜관음도 보이고


16나한 중 하나로 동방에 있다는 빈도로존자도 보인다.


나한상 가운데 있는 아기부처님


올라가는 길에 있는 종루

이게 그 중요문화재 범종은 아니겠지


가는 길에 있는 대일여래상


계단 끝에는 어성문(御成門)이 있다.

칙사들이 들어오는 문이기 때문에 칙사문의 형식으로 세워져있다.


다이쇼인에 올라오니 날이 맑아진다.

계단 아래로 파란 하늘과 바다가 보인다.


드디어 도착한 본당


본당은 관음당이다. 안에는 십일면관음을 모시고 있다.

용마루에 금빛으로 빛나는 천황가의 상징 국화무늬가 보인다.


옆에는 칙액당이 있다. 천황이 내려준 칙액을 보관하는 곳으로 본존은 부동명왕이다.


뒤에 보이는 저 거대한 건물은 마니전이다.

최근에 지은 건물로 보인다.


본당 옆에는 작은 건물들이 몇 개 더 있다.


마니전을 배경으로 서 있는 십일면관음상

본존불을 본따 만든 것이다.


작은 법당. 시무외라고 하는 현판이 달려있다.


칙액당으로 들어가본다.


안에는 본존으로 닌나지에서 옮겨왔다는 헤이안시대의 부동명왕상이 모셔져있다.

중요문화재이다.


서 있는 모습의 부동명왕상 

히데요시가 자신의 수호불로 삼았다고 한다.

히데요시가 이츠쿠시마신사를 중건할 때 닌나지에서 가져온 듯하다.


부동명왕 뒤로는 이렇게 작은 부동명왕상들이 줄지어 있다.

시주를 받은 것들이다.


측면에서 본 부동명왕상


부동명왕 뒤로는 작은 부동명왕상이나 아미타상 등등 작은 불상들이 많이 모셔져있다.


칙액당 뒤의 보협인탑


관음보살 석상과 지장보살들


일본은 유난히 관음신앙이 깊다.

아니 어디나 관음신앙은 깊지만...


아기를 보살펴주는 지장보살


한켠에는 열반불과 16나한이 모셔져있다.


이제 또 단을 올라 마니전으로 가야한다.

계단 앞에는 깨알같이 텐구상이 있다.


한켠에 있는 무슨 무덤

물건들을 모아놓은 무덤 같은데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겨우 올라온 마니전


마니전 앞의 작은 불전


마니전 입구


내부에서는 스님이 무언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염불을 하기 시작한다.


마니전에서 내려본 다이쇼인


뒤편에는 이렇게 불상이 잔뜩 모셔져있다.


안은 다다미를 깔아 놓았고 선종풍으로 꾸며 놓았다.


마니전 2층 입구


빈도로존자상

16나한 중 하나로 동방으로 갔다는 전승 때문에 절마다 본당 앞에서 모신다. 덕분에 이렇게 생고생이다.

밖에 나와있어 풍화가 다른 불상보다 많이 진행되거나 칠이 볏겨지는 바람에

모르는 사람한테는 괴물로 오해받는 설움도 받고 계신다.

 

2층 불단 전경


홍법대사 구카이(공해)와 함께 메이지천황의 초상화도 보인다.


메이지천황의 초상

저렇게 키가 크고 서구적으로 생긴 메이지천황의 초상은 일본 정부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천황을 신성시하기 위해 메이지시대 널리 유포된 것이다. 덕분에 시골에서는

아직도 메이지천황 초상을 신처럼 모시고 있는 곳도 많다고 한다.

오른쪽은 공작명왕, 왼쪽은 문수보살상이 보인다.


일본군이 행진하는 모습을 유화로 그린 것

군국주의의 향기가 많이 남아 있다. <불교 파시즘>이라는 책에는 일본의 불교가

얼마나 전쟁에 협력했는지 잘 고발되어 있는데, 그 생각이 문득 난다.


한켠의 불단. 각종 불상이 모셔져있다.


정면에는 티벳식의 모래로 만든 만다라가 있고 뒤에는 관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한쪽엔 완전 티벳양식의 불상이 있다.

마니차도 그렇고 어디서 티벳불교 물건들을 많이 수입해 왔나보다.


이제 다이쇼인을 나온다. 중간에 신성한 표시가 되어 있는 문이 보인다.


다이쇼인을 다 보고 평지로 내려왔다. 사슴을 좀 만져보려는데 잽싸게 도망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