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원생의 일상

근황 12.07.26

同黎 2012. 7. 26. 03:25

근황 12.07.26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정말 무더운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더운 나머지 건물 밖을 나가기 싫어지고 몸은 계속 늘어집니다. 하늘이 원망스러워질 정도이지만, 선풍기 하나를 끌어안고 그럭저럭 버티고 있습니다.

 

글이 진전되지가 않습니다. 발표 이후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생각을 멈추는 것은 아니지만 세미나와 출근이 핑계가 되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 듯합니다. 세미나도, 일하는 것도 결국 나만의 글을 완성시키기 위한 것인데, 너무 풀어지지 않았나 하는 걱정과 후회가 밀려옵니다. 큰소리 쳐놓은 것이 있는데, 잘 수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이 나오도록 언제나 노력해야겠지요.

 

작은 노트를 하나 샀습니다. 이른바 연구노트입니다. 대단한 것은 없고, 그때 그때 생각나는 영감들을 적어두어서 망각에 실어 보내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워낙 메모하는 습관이 없다보니 이것도 꽤나 힘든 일이 되었지만 그동안 적어두지 않아 잃어버린 기억들을 생각하면 어차피 해야 할 일입니다. 이것저것 끄적꺼리고는 있는데, 정작 다시 들춰보면 이미 기억이 희미해져있습니다.

 

요사이에는 페이스북보다 블로그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생각을 흘려보내고 사람들의 즉각적 반응을 즐기기에는 페이스북이 좋지만, 생각을 갈무리하고 오래 보존하는데에는 블로그가 훨씬 좋은 것 같습니다. 쉽게 흘러가는 만큼 쉽게 글을 배설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정제된 글을 써야할 사람이 들여야할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는 차라리 블로그가 나을 듯합니다.

 

특히나 사람은 누구나 힘들고 위로받고 싶어하지만, 페이스북에서는 관심 받고 싶은 마음이 지나친 자기비하를 낳고, 그런 극단적 언어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으려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남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주위 사람을 너무나 피곤하게 만드는데, 그런 것을 지양하기 위하여 블로그를 선택했습니다. 감정의 배설로써의 글보다는 정제된 글이 훨씬 소통에서 이롭게 때문입니다.

 

동국대에서는 자료조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지난주 본 대흥사 자료는 흥분할만한 것이었습니다. 아무도 고문서를 다뤄본 이가 없어 저 혼자 모든 문서를 정리했는데, 주지스님이 평소에는 애 같다가 자료만 보면 사람이 변한다고 놀리셨습니다. 그래도 자료를 보면 마음가짐이 변하는 것을 보면 아직 공부를 더 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대구 동화사로 조사를 나갑니다. 더욱 여름 그 유명한 혹서지로 가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남들은 쉽게 가질 수 없는 기회이니 즐겁게 마음먹고 가야겠습니다.

 

더운 여름,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앞으로도 길게 이어질 더위를 벗 삼아 공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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