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원생의 일상

근황 12.07.28

同黎 2012. 7. 28. 01:49

근황 12.07.28

 

힘든 나날입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우울한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노조 탄압을 전담하는 기업이 생겨서 용역깡패를 동원해 투쟁 사업장을 덮쳤다는 소식입니다. 너무나 분하고 억울해서 한참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하지만 저는 조교이기에 또 준비해야 할 세미나가 있기에 학교로 걸음을 옮겨야만 했습니다. 공부하는 것이 뭔지 한참 고민하게 만드는 하루였습니다. 펜이 총보다 강하다는 말도, 학문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말도 모두 거짓입니다. 실천을 담보할 수 없는 학문은 그냥 허울 좋은 자기만족의 다른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써야 할 글의 방향을 다시 돌이켜 봐야겠습니다. 논문이 목적의식으로 쓰여지면 않되겠지만, 연구자가 목적의식을 잃으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이가 되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는 다함께라는 운동 조직에서 4일간에 걸쳐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강연을 듣지는 않았지만 그에 맞춰 열리는 북까페에 들렸습니다. 행사에 참여하지도 않으면서 덩달에 책을 싼 값에 사는 혜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너무나 가슴 떨리게 읽었던 페다고지를 다시 샀습니다. 책을 파는 곳에 한 청년이 있었는데, 이 삼복더위에도 아랑곳없이 밝은 모습으로 천막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건강한 젋음이 아직 많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한켠에는 동성애자인권연대의 부스가 있었습니다. 학부시절부터 성소수자 운동에는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사회의 조롱과 억압 속에 너무나 많은 목숨이 세상을 등졌습니다. 성소수자 운동이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한 자긍심을 자기는 것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역으로 그/녀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부러 긍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존재가 부정 받는 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일입니까?

 

아침부터 엄습한 우울함에도 불구하고 오후에 짧게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소득이 있었습니다. 연대기에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사실을 그동안 눈여겨 본 다른 자료로 설명할 수도 있겠다라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것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며 돌아옵니다. 가끔 느끼는 공부의 맛이라는 것이 이런 부분에서 느껴집니다.

 

그러나 다시 집에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아 뉴스를 보면 가슴이 아파집니다. 올림픽과 대선을 앞두고 시작된 자본의 공습에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아파야 할까요. 그저 다들 몸이라도 다치지 않으시길 기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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