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9차

9번째 간사이원정기 - 7일 나가오카쿄 (코묘지光明寺)

同黎 2016. 3. 1. 21:51



허겁지겁 내려오다가 간사이 쓰루 패스를 잃어버렸다.

다행히 이코카카드가 있고 거기에 충전된 돈이 남아있어 기차를 타고 한큐 나가오카텐진역으로 간다.


나가오카쿄에는 갈 곳이 많지만 (바로 위의 무코(向日)시까지 합쳐서)

가장 큰 절이라는 코묘지(光明寺, 광명사)를 가보기로 한다.

걸어서 가기는 어렵고 버스나 택시를 타야 하는데,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택시를 탔다.


코묘지(光明寺, 광명사)는 서산정토종의 총본산이다.

교토 지온인이 정토종의 양대산맥이자 다수파인 진서파의 총본산이라면 코묘지는 또 다른 양대파인

서산파 중 하나인 광명사파(종교법인 서산정토종)의 총본산인 것이다. 정토종 서산파는 이 밖에

선림사파(에이칸도 젠린지를 총본산), 심초파(세이간지를 총본산)로 나뉘어져 있다.

코묘지는 정토종의 교조 호넨(法然)의 제자인 쿠마가이 나오자네(熊谷直実)가 이 곳에 염불삼매원을 지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쿠마가이 나오자네는 다이라씨의 후손이라고 하지만 겐페이 전쟁에서 미나모토노 요시츠네의 편에 서서 싸웠던 이로 후에 출가하여 법명을 렌세이(蓮生)라고 하였다. 이후 호넨 사후

15년이 지났을 때 천태종의 엔랴쿠지 승병들이 정토종을 공격하는 사건(카로쿠의 법난)이 일어나자

지금의 지온인 자리에 묻혀있던 호넨의 유해를 옮겨 사가노의 니존인으로 옮겼다가 이것이 발각되자

 염불삼매원, 즉 지금의 코묘지로 옮겨 다비를 하고 안장했다고 한다. 다비한 호넨의 유해를 모시는 묘당을

 건립할 때 호넨의 석관에서 눈부신 빛이 나와 이후 시조천황으로부터 광명사(코묘지)라는 현판을 받았다.

서산정토종은 이제는 고유명사가 된 정토종 진서파와 다른 서산파의 한 종류로 호넨과 그의 제자

슈쿠(証空)를 개조로 한다. 정토종과 아주 큰 차이는 없으며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나가오카쿄나 무코 일대에는 꽤 많은 사찰을 거느리고 있다.

 

정토종문의 근원지라는 표석

자부심이 느껴진다.


현재 대부분의 건물은 에도시대에 재건된 것으로 어영당(본당), 아미타당, 관음당, 총문, 대서원,

강당, 식당, 종루 등등의 건물 대부분이 나가오카시 지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나가오카쿄 관광안내도


경내 안내도


총문이 보인다.

여기서부터가 사역이 시작된다.


어영당까지 길게 이어진 계단길

여인판이라는 부르는 참도이다.


야트마한 계단이 길게 이어지는 이 길 좌우의 나무는 모두 단풍나무로 가을에는 장관이라고 한다.


반쯤 올라온 상태


내려다본 여인판


한참 올라가면 드디어 어영당이 보인다.


가는 길에 보이는 묘탑 하나

꽤나 규모가 있어서 누구의 것인지 궁금하지만 별다른 표시가 없다.

한국의 팔각원당형 부도를 연상하게 한다.


어영당

정토종의 개조인 호넨을 모신 곳이다.

일본 정토종에서는 호넨을 아미타불의 화신으로 여겨 생불과 같이 모신다.


들어가지 못해 가져온 어영당의 내부

정토종계 사찰답게 내부는 온통 금칠이다.


본존인 호넨상

호넨의 제자인 탄쿠(湛空)가 만들었다고 하는 그의 노년상인데 종이로 만들어졌다고 전한다.

호넨이 탄쿠를 떠날 때 탄쿠가 울며 그를 기억할 수 있는 증표를 달라 하자 호넨이 13세에

히에이산으로 출가할 때 어머니로부터 받은 편지를 주었다고 한다. 후에 탄쿠는 그 종이를

물에 불려 지점토로 만든 뒤 이 상을 제작해 넣었다고 한다.


어영당 후문의 벽화


어영당 앞에는 황태자의 기념식수가 있다.


옆의 아미타당

역시 에도시대의 건물이다.


어영당 뒤편으로는 호넨의 묘로 가는 계단이 이어진다.


하지만 대나무 바리케이트가 딱 놓여져 있어서 올라가지는 못했다.

가운데 회랑은 아미타당과 어영당을 이어주는 것이다.

 

멀리 종루와 호넨의 동상이 보인다.


한켠에는 지온인 터에서 파왔다는 호넨의 석관이 놓여져있다.

왜 처음부터 화장을 하지 않았을까.


어영당 뒤편


여기서 내려가면 본방, 즉 방장이 보인다.


들어가볼 수 있을까 했지만 들어가지는 못한단다.


방장 앞의 칙사문


방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고리

기도 접수 등은 받는데 일반 관광객은 들어갈 수 없단다.


이제 다시 내려가는 길


다시 총문으로 나왔다.


가는 길에 아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작은 건물 하나가 보인다.

염마각이다.


안에는 염마왕, 우리말로 염라대왕이 모셔져 있다.


염마각 현판


총문 뒤편의 모습

총문은 고라이문(고려문)이라는 형식의 문이다.


코묘지를 나와 교토에서 김동영을 만나러 가는 길에 시간이 잠깐 남아 교토국립박물관 옆 시치조에 간다.

양갱으로 유명한 시치조칸슌도(칠조감춘당)라는 가게에 가기 위해서이다.


계절마다 다른 양갱을 만들어 파는데 아름다움이 예술적이다.

봄에 나오는 은하수 양갱이 유명하다는데 나오지 않았다.

위에는 어항 모양의 양갱이다.


그 밖에 사쿠라 양갱 등등이 있다. 

양갱을 사고 일곱번째 날 일정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