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9차

9번째 간사이원정기 - 8일 교토 라쿠츄1 (교토문화박물관京都文化博物館-낙중낙외도洛中洛外図)

同黎 2016. 3. 14. 02:10



귀국 전날인 8일째

오늘은 비도 오고 해서 벼르고 별러왔던 교토문화박물관으로 간다.

매우 귀찮은 관계로 좀 돌아가더라도 닛폰바시에서 킨테츠를 타고


교토역으로 바로 가서 교토지하철로 환승

가라스마오이케역에서 내린다.


여기서 3-2번 출구로 나가면 교토문화박물관이라고 한다.

실제로는 3-1번 출구도 무방하다.


지하철 출구로 나가다보면 아리와라노 나리히라(在原業平)의 집터라는 표석이 보인다.

헤이제이천황의 손자로 헤이안시대 초기의 유명한 가인이다.

일본에서 6대 가선, 36대 시선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사람이다.


조금 더 직진하다보면 신사 하나가 보이고 교토문화박물관 표지판이 보인다.

그 신사는 고쇼하치만구이다.


비가 많이 와서 매우 급하게 지나갔는데 중요한 곳이었다.

태평양전쟁 중 조금 이전한 신사라 별다른 문화재는 없지만 이 고쇼하치만구(御所八幡宮, 어소팔번궁)는

바로 무로마치 막부의 초대 쇼군인 아시카가 다카우지의 저택이 있던 곳이다.

삼조방문전(三条坊門殿, 산조보몬도노)이 바로 그것인데, 고쇼하치만구는 바로 이 삼조방문전의

수호신사로 다카우지가 직접 권청해 온 것이라고 한다. 이후 3대 쇼군인 아시카가 요시미츠가

무로마치로 막부의 거처를 옮기면서 지금의 신사만 남고 저택은 사라졌다.


본전의 모습


무로마치막부가 유독 사랑받지 못한 막부라 그런지 남은 신사도 소박하다.


조금 내려가니 교토문화박물관 본관(신관)의 모습이 보인다.

교토문화박물관은 교토부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으로 교토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다.

그러나 교토국립박물관이라는 워낙 넘사벽의 인지도의 박물관이 있다보니 한국인은 잘 찾지 않는다.

그러나 꽤 괜찮은 특별전은 종종 열리는 듯


1층의 모습

여기서 발권하고 들어간다.


1층에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고전소설인 겐지모노가타리의 저자 무라사키 시키부의 동상이 앉아있다.


대규모 특별전이었던 <교토를 그리다 - 낙중낙외도의 시대> 전시회가 이 날 딱 개막을 했기에 찾아갔다.


당연히 내부 사진은 찍지 못하기에 포스터와 공식 취재사진을 가져왔다.

낙중낙외도(洛中洛外図, 라쿠츄라쿠가이즈)란 교토의 내외 명소를 그린 풍속화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교토가 재건된 모모야마시대(16세기 후반)부터 에도시대까지 그려진 풍속화이다.

낙(洛)이란 교토의 별칭으로 교토를 중국 낙양에 빗댄 것에서 유래된 것이다.

한국미술사에서도 그렇듯이 일본미술사에서도 풍속화가 차지하는 위치는 중요하다.

특히 낙중낙외도는 마치 중국의 역대 청명상하도가 그러하듯이 도시의 발전과 사람들의 일상사를

보여주는 주제로 유명하다. 특히 히데요시가 지은 교토 대불이 있던 호코지와 히데요시를 신으로

모신 도요쿠니신사가 남아있던 시대에 그려진 그림의 값어치가 더 높다. 그래서 낙중낙외도 중

국보로는 1점이, 중요문화재로는 6점이 지정되어 있다.

2013년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낙중낙외도를 모두 모아놓는 대규모 전시가 도쿄국립박물관에서 있었다.

그 전시는 못 봤지만 그 후계 전시로 비지정 낙중낙외도까지 대거 출품되는 전시를 볼 수 있어 행운이었다.



당연히 사진은 못 찍으니 이렇게 퍼왔다.

위 사진은 후나키본(舟木本)으로 불리는 에도 초기의 것으로 가장 화려하고 시원시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호코지와 니조성이 있고 기온마츠리를 하는 모습을 그려 놓았다. 등장인물이 무려 2500명에

이른다고 하며 에도시대 생활사, 경제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중요문화재이다.


역박을본(歴博乙本). 역사민속박물관 수집품 중 두 번째라는 뜻이다.

막부 소속 전문 화가집단인 가노파의 작품이다.

장식성이 강한만큼 표현은 우아하고 금으로 구름무늬를 진하게 넣었다.



에도시대 후기본

지정된 문화재는 아니다. 좀 더 소박한 분위기이다.


아직 니조성의 천수각이 있을 때의 모습



이것은 낙중낙외도는 아니고 히데요시가 죽기 3달 전에

다이고지에서 마지막 벚꽃놀이와 다회를 하던 모습이다.

다이고지 소장품으로 중요문화재



우에스기본(上杉本)

낙중낙외도 중 두 번째로 오래된 것으로 오다 노부나가가 당시 도호쿠지방의 맹주였던

우에스기 겐신에게 선물하여 대대로 내려오던 것이라고 한다. 가장 우아한 그림으로

이후 낙중낙외도의 표본이 되어서 국보로 지정되었다.


세부 내용

닭싸움을 하는 중


기온마쓰리 행렬이 지나가고 있다.


저택들



후쿠오카시박물관본

다른 낙중낙외도와는 달리 호코지 대불전과 니조성을 중심으로 그린 작품으로 중요문화재이다.


에도시대의 또 다른 판본


에도시대의 또 다른 낙중낙외도

호코지 대불전이 선명하다.


니조성이 그려진 또 다른 낙중낙외도 병풍

포르투갈의 남만풍 기법이 혼입된 작품이다.


가장 대중적인 후나키본의 기온마츠리 부분

무사들이 등 뒤로 거대한 장식을 이고 가면서 위세를 과시하는 부분이다.





이케다본(池田本)

오카야마번의 번주였던 이케다 가문에서 대대로 소장해 오던 것으로 역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 밖에 상설전시도 있는데 특별전 때문에 다른 전시는 모두 철수한 모양이었다.

유일하게 본 것은 이 그림으로, 다이카 개신을 성공시켜 후지와라씨를 연 후지와라노 가마타리(藤原鎌足)를 가운데 모시고 아래에는 첫째 아들로 승려가 된 조에(定恵)와 둘째 아들로 우대신까지 지내고 일본서기를

편찬한 후지와라노 후히토(藤原不比等)를 삼존형식으로 그린 그림이다.


그 밖에 에도시대 교토의 모습을 재현한 거리 등이 있다.


신관 밖을 나가니 붉은 벽돌의 근대 건축물이 보인다.


이 건물은 현재 별관으로 쓰이고 있는 일본은행 교토지점 건물로 중요문화재이다.

메이지시대의 대표적인 건물이다.


퍼온 정면 사진


사실 눈에 그렇게 띄는 건물은 아니다.


근대 건물이 있으니 좀 언발란스한 느낌?

교토국립박물관 구 본관보다야 덜 위압적이지만...


별관으로 들어가보니


공사 중이었다

내부는 넓은 홀 모양의 2층인데 고급스러운 편이다.

공사 중이라 자세히 못본 것이 아쉽다.


별관과 본관 사이 작은 마스코트가 서 있다.

요새 교토 관광협회에서 미는 것 같던데 음 무슨 모양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쪽에는 이런 초석과 주춧돌 받침이 있다

왼쪽의 초석은 헤이안쿄의 대극전 유적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그 옛날 주춧돌이 저렇게 반듯하니 돌 다루는 솜씨를 알 수 있다.


안내문


건물 안 교토문화박물관의 모형을 마지막으로 박물관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