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포지를 나서다보면 바로 앞에 오래된 저택 하나가 보인다.
일본의 다성(茶聖) 센노 리큐(千利休)의 후손이자 분가인 우라센가(裏千家)의 저택 곤니치안(今日庵)이다.
사람들이 유심히 들여다보는 이유가 있었다.
문으로 살짝 들어가본다. 막혀 있어서 들어가지는 못한다.
바로 옆에는 다른 저택도 보인다.
센노 리큐의 유적지 후신안(不審菴)이라는 표석이 보인다.
지난 여행기에서 썼지만 일본의 다성(茶聖) 센노 리큐(千利休)의 유적이자 센노 리큐의 뒤를 잇는
다도의 세 집안 중 하나인 오모테센가(表千家)의 일종의 종택이다.
후신안의 입구는 마치 성문을 옮겨 놓은 것 처럼 웅장하다.
건물 안은 초대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지만
입구는 노지(路地)까지는 누구나 들어갈 수 있게 배려해 놓았다.
현관
너무 조용해서 무슨 소리를 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고요하다.
다도를 하는 품위 있는 가문의 가격이 느껴진다.
현관 앞마당 한 칸에는 쉴 수 있는 작은 정자와 우물도 보인다.
아주 고풍스럽다.
안쪽 현관으로 들어가는 길
더 안쪽으로는 들어갈 수 없도록 문을 닫아 놓았다.
직접적인 자물쇠 같은 것은 없지만 들어오지 말라는 단호함이 느껴지는 풍경이다.
현관 풍경
지하수가 나오는 물의 수조와 물 뜨는 물통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물이 파란 색을 띌 정도로 물이 맑다.
현관 쪽에서 바라보는 휴게소 모습
이제 문을 나선다.
2층짜리 누각으로 지어졌다.
알고보니 집 건물 전체가 중요문화재로 정원은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다.
후신안을 나가면 도도바시의 주춧돌이 보인다.
오닌의 난 때 교토에서 격전을 벌였던 장소가 바로 여기였다. 4개의 주춧돌 중 이 자리에는 하나만 남았다.
이 전투는 전국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전투였다. 알고 보니 여러가지로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유적이다.
안내문
혼포지 근처는 데라노우치(寺之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수많은 절이 있는데 호쿄지도 그 중에서 유명한 절이다.
대대로 황녀들이 출가해온 대표적인 비구니 사찰이다.
호쿄지문적이라는 이름의 표석
문적사원이란 황족이나 천황과 연관이 있어 대대로 황족들이 문적이라는 이름으로 주지를 맡던 사찰이다.
메이지유신 이후 황족의 출가는 끊겼지만 문적사원이란 위치는 절의 위상을 보여주는 이름으로 남아있다.
호쿄지는 평상시에 비공개 사찰인데 봄과 가을에 각각 한 달씩만 공개한다.
마침 3월 1일이 딱 공개 시작일이라 시간 맞춰 들어가봤다.
호쿄지(宝鏡寺, 보경사)는 임제종 소속의 단립사찰이다. 가마쿠라시대 말기 고곤천황의 황녀가 출가하면서 당시 비구니 사찰 5산(尼五山) 중 제1위인 케이아이지(景愛寺)의 주지가 되면서 문적사원이 되었다.
그리고 이후 케이아이지의 말사에 이세에서 그물에 잡혀 건져 올려진 성관음보살상을 안치하고
호쿄지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이후 케이아이지는 불타 소실되었고 무로마치시대 8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마사의 딸이 호쿄지를 재건하면서 그 지위를 호쿄지가 이어받게 되었다.
이후 오닌의 난 당시 일시 끊겼지만 이후 천황과 쇼군의 딸들이 출가하고 에도시대에
고미즈노오천황의 딸이 출가하면서 거대한 사찰이 되었다. 니시진의 대화재로 건물이 소실되고
다시 재건되었지만 과거 건물 구조는 그대로라고 한다.
이 절은 특별히 인형의 절로 불릴만큼 인형으로 유명한데 메이지천황의 아버지인 고메이천황이
가지고 놀았던 인형을 이 절에 바쳐 공양한데서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오래된 인형을
여기 공양하고 유서깊은 인형을 전시하는 절로 유명해졌다.
서원 입구
비구니사찰의 특징 때문인지 출입구를 나무로 가리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서원 현관의 조각
현관으로 들어간다.
안에는 이렇게 커다란 인형을 전시해 놓았다.
교토식으로 옷을 겹겹이 입은 귀족 여성 모습의 인형이다.
다른 인형들
역시 인형전에서 전시했던 인형들
천황과 황후의 모습 등 전형적인 헤이안시대 귀족의 모습을 하고 있다.
서원의 모습
호쿄지 안내문
호쿄지 정원
서원의 불당
금색 후스마에가 아름답게 전시되어 있고 관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다시 절을 나왔다.
현관 앞에 있는 탐스러운 두 그루의 동백나무
호쿄지에서 가장 인상적인 정원 배치이다.
호쿄지 한쪽에는 귤나무 옆에 인형총이 자리잡고 있다.
오래된 인형을 묻어두고 공양하는 곳이다.
일본인들은 오랫동안 애정을 가지고 사용한 물건에는 혼이 깃든다고 믿는다. 그래서 붓, 부채, 찻잔, 부엌칼,
거울 등 여러가지 물건을 묻고 공양하는 문화가 꽤 많이 있다. 호쿄지의 인형총도 그런 문화의 일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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