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타고 한 번에 올 수 있지만 시간이 없어 급히 택시를 타고 다이고지 총문 앞에 도착
정말 오랜만이다. 3년 전인가 4년 전에 왔었다.
그 후로 영보관 보려고 한 번 들렸었고 어쩐지 인연이 없다가 이번에 다시 찾게 되었다.
총문 앞에 오색깃발이 나부낀다.
다이고지에는 오대명왕의 다른 번역명인 오대력존을 모시고 있다.
그래서 오색 기가 나부낀다.
다이고지(제호사, 醍醐寺)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록된 유서깊은 사찰로 현재 진언종
제호파의 총본산이다. 일본 진언종의 교조 구카이(공해)의 제자인 쇼보(성보)가 개창한 사찰이다.
다이고, 즉 제호는 불교에서 말하는 달콤한 감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당시 천황인 다이고천황이
이 사찰을 자신의 기원사로 삼으면서 주어진 것이다. 이 곳 역시 오닌의 난을 피하지는 못했으나
창건 당시의 오층목탑이 살아남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대대적인 지원을 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본래는 다이고산에 걸쳐 있는 산사였으나 이후 산 아래까지 사역이 크게 확대되었고, 나중에
산보인이라는 탑두사원까지 건축되었다. 그리서 다이고지는 크게 산 위의 가미다이고,
산 아래의 시모다이고, 그리고 정원이 유명한 산보인의 세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초기에 모신 본존이 준제관음과 여의륜관음이고 (현재는 약사여래), 또 산 위에 위치해 있어
관음신앙과 산악신앙(수험도)의 중심이기도 하다. 게다가 국보로 지정된 건조물만 6건이고
미술공예품은 14건에 이른다. 중요문화재까지 가면 한도 끝도 없다. 여러모로 거대한 사찰이다.
세계유산 등록 안내판
경내 안내도
이렇게만 보면 산 아래쪽의 시모다이고가 커 보이지만
실제 면적은 이렇다.
산꼭대기의 개산당까지 2시간은 잡아야 한다고 한다. 도저히 도보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원래 꼭대기까지 가려고 하였지만 도저히 안될 것 같다는 주변의 만류에 다음에 하루를 내서
올라가보도록 한다. 그리고 나중에 말하겠지만 어차피 못 올라갔다.
한글 안내문
사실 다이고지는 사쿠라로 대단히 유명하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기 몇 개월 전 유명한 요시노의 사쿠라를 보고 싶어 했으나
노환 등으로 불가능해지자 요시노의 벚나무를 다이고지에 옮겨 심고 여기서 성대한 벚꽃놀이를 했다.
지금도 매년 그 행사를 재현하고 있다.
경내 안내도
안으로 들어간다.
저 멀리 서대문이 보인다.
다이고지는 입장료를 받는 곳이 무려 3곳이다. 거기에 가모다이고는 또 따로 입산료를 받는다.
가람(시모다이고), 산보인, 영보관의 3곳이다. 각각 600엔인데 2곳을 가면 1000엔, 3곳을 가면 1500엔이다.
먼저 산보인을 들어가려고 한다.
들어가기 전에 국보로 지정된 삼보인 당문(가라몬)이 보인다.
최근 수리를 마친 가라몬은 칙사 등 높으신 분들만 드나들던 문이다.
가운데에는 칠오동의 문양이 있는데 이는 도요토미 가문의 문양이다. 옆의 국화무늬는 천황가를 상징한다.
히데요시의 부인 기타노만도로코(네네)가 기증했다고 하며 특이하게 검은 옻칠이 되어 있다.
앞에는 가마에서 내리라는 하승비가 있다.
당문에서 바라 본 서대문
한참을 들어가야 한다.
먼저 산보인부터
입장권을 사고 들어가면 현관이 보인다.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찍을 수 있는 산보인의 건물이다.
산보인은 표서원이 국보, 나머지 모든 건물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만 현관, 고리, 서원과 정원까지만 공개하며 나머지 부분은 공개도 안 한다. 특별명승 겸 특별사적으로 지정된 정원도 절대 촬영금지다.
산보인(삼보원, 三宝院)은 다이고지의 탑두사원이기도 하지만 독특한 지위도 겸하고 있다.
바로 그 자체로 대본산이며 불교와 일본 산악신앙이 결합된 독특한 종교인 수험도 당산파의
본산이기도 한 곳이다. 또한 천황과 관련있는 사찰에게만 주어지는 문적사찰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위치가 상당히 복잡한데, 현재는 진언종 제호파의 좌주가 다이고지의
관장(주지)와 함께 산보인의 주지를 당연직으로 겸한다고 한다. 복잡하다.
다이고지 현관 앞에는 거대한 벚나무와
소나무가 심어져있다.
엄청난 크기의 소나무
이제 안으로 들어간다.
내부는 이렇게 된다
숫자 1, 2, 3을 지나면 표서원이 나오고 정원이 보인다.
그 안쪽으로는 비공개
현관을 지나 맨 처음 나오는 칸은 등나무의 칸
그 다음은 가을풀의 칸
마지막이 칙사의 칸이다.
이렇게 순서대로 칸이 나오면 드디어
표서원이 나온다.
표서원의 가장 안쪽 도코노마쪽
표서원은 헤이안시대의 귀족 건축 양식을 지니고 있으며 3구역으로 나누어져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꽃놀이를 할 때 나라에서 옮겨온 건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서원 내부의 그림은 모두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표서원과 순정관이라는 정자의 모습
표서원은 국보, 나머지는 중요문화재이다.
표서원에서 본 정원 풍경
선미누나의 특별 공개컷
이 곳의 정원은 훌륭하고 봐야할 것이 많지만 너무 감시가 심해서 불편하기도 하다.
그래도 대단히 훌륭하고 봐야할 것이 많다.
특히 이끼를 깔아 연결시킨 다리와 가운데 서 있는 바위가 일품이다.
정원 모습들
표서원 바로 앞에 있는 소위 가모의 삼석이라고 불리는 3개의 수석도 있다.
정원 풍경
전통적으로 학과 거북이를 상징하는 두 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을에 가장 아름답다고
표서원에서 바라본 정면의 정원 풍경
연못의 두 개의 섬
왼쪽이 거북섬, 오른쪽이 학섬이다.
소나무를 심은 학섬
이것이 소위 가모의 삼석
교토 가모가와의 강물을 본딴 세개의 돌이라고 한다
가장 왼쪽은 물의 흐름, 가운데는 고요한 강물의 상태,
오른쪽은 물이 나뉘어지고 부서지는 모습을 의미한다고 한다.
물이 흐르는 모습이라는 돌
섬 건너에는 등호석이라고 불리는 3개의 바위가 있는데
천하의 명덕이라고 하며 역대 무장들이 다투어 가져가려 했다고 한다.
이 세 개의 바위는 아미타삼존을 의미한다고 한다.
뭐 수석은 모르겠다.
정원 안쪽에는 히데요시를 모신 작은 신사도 있다.
가장 안쪽에는 침류정이라고 하는 다실도 있다.
이끼 다리 안쪽에는 산보인 연못의 수원인 삼단의 폭포가 있다.
이 폭포를 비롯한 정원 전체는 히데요시가 직접 설계했다고 한다.
표서원 옆에는 순정관이라는 정자가 있다.
히데요시가 꽃을 감상했다는 건물로 내부 벽화는 최근에 다시 그려 넣었다.
보통 특별공개를 한다고 해도 여기까지만 공개한다.
그 너머에 있는 본당은 미륵보살로 미륵당이라고도 한다. 가마쿠라시대의 작품이다.
본당 앞에는 이끼로 장식된 고산수식 정원이 있다.
더 안쪽에는 천황이나 황족이 머물었던 오신전이 있으며 옥좌가 있다.
이곳의 도코노마는 슈카쿠인리큐, 가쓰라리큐의 도코노마와 함께 천하의 삼대 도코노마라고 한다고 한다.
오신전 동쪽에는 다실인 송월정이 있다.
에도말기의 건물로 이 곳의 정원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본존 미륵보살상
가마쿠라시대의 유명 불사 카이케이의 작품으로 대단히 섬세하고 화려하면서 비례가 맞는다.
국보로 지정되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아직 중요문화재이다.
손에는 오륜탑을 잡고 있다.
본당 내부의 모습
좌우에는 구카이와 쇼보의 상을 모시고 있다.
공개되진 않지만 내부에는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보협인탑이 있다고 한다.
나름 훌륭한 작품이다.
이제 산보인을 나와 서대문으로 들어간다.
교토의 사찰 중 많은 절이 동쪽에 있는 산에서 서쪽을 바라보며 앉아 있다보니
서향을 하는 경우가 많아 서대문이라고 붙이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신기하다.
뭐 이 건물은 문화재로는 지정되지 않았다.
에도시대의 건물
서대문에 모셔진 인왕상
본래 남대문에 있던 작품으로 헤이안시대의 것이라고 한다.
중요문화재 지정
산문을 들어서면 밖과는 완전히 격리된다.
들어가면 정면에 석등이 보이고
금당이 보인다.
여긴 천천히 보고
길 옆으로는 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지나간다.
멀리 보이는 오층탑
먼저 다이고지의 수호신사(진수사)인 청롱궁으로 간다.
배전
여기는 중요문화재는 아니다.
동쪽을 바라보는 청롱궁 본전이 중요문화재이다.
과거에는 불상인 여의륜관음과 준제관음을 모셨다고 하는데 현재는 다른 곳으로 옮겼다.
모모야마시대의 신사 건물이다.
경내에는 엄청나게 큰 고목들이 우거졌다.
기다랗게 가지를 내려놓은 지다레 사쿠라도 보인다.
꽤나 균형이 잡힌 아름답고 단정한 건물이다.
배전은 아주 단순한 건물이다.
잠깐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아침 공기는 맑고 하늘은 파랗고 나무에서 나오는 향은 싱그럽다.
오랜만에 오니 좋구나
이제 청롱궁을 지나
가람의 중심 부분으로 들어간다.
본격적으로 다이고지를 살펴 볼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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