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둘러보기
한국 사찰의 일반적 가람배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일주문부터 사찰의 영역이 시작되면서 천왕문과 불이문 등 세 개의 문을 통과합니다. 그리고 법전 사물(四勿)을 놓거나 강당으로 쓰이는 누각을 통과하면 정면에 대웅전 같은 중심 불전이 위치하고 양 옆으로 스님들이 거쳐하고 수행하는 건물이 있습니다. 중심 불전의 측면이나 뒤에는 부속 불전들이 위치하며 대웅전에서 멀어질수록 격이 떨어지는 건물입니다. 부처나 보살을 모시는 건물에는 전(殿)이라는 이름이, 그보다 떨어지는 신을 모시는 건물에는 각(閣)이라는 이름이 붙습니다. 절을 가는 길이나, 외따로 떨어진 곳에는 그 절에 머물렀던 스님들의 사리를 모신 부도를 모아놓은 부도밭이 있습니다.
아래부터 한국의 사찰에 존재하는 여러 전각들을 순서대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각 사찰에 따라 한 건물이 복합적인 성격을 띈 경우도 있으며, 이름이 바뀌어 사용되기도 합니다.
①가람의 초입
절의 초입에는 앞으로 펼쳐질 장소가 불국세계임을 알려주며 객(客)에게 엄숙함을 요구하고 잡귀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상징적인 장치들이 존재합니다. 절에 따라 절 초입에 장승을 두기도 하며(주로 전라도), 절 입구를 계곡을 지나게 하여, 여기에 다리를 세워, 세속의 먼지를 씻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합니다. 이때 다리의 이름은 보통 피안교(彼岸橋)로 피안은 속세와 분리된 부처님 세계를 의미합니다. 이 밖에 해당 사찰에서 수행했던 고승들의 부도와 비석을 모신 부도밭이 있기도 하고, 당간을 세웠던 당간지주가 있기도 합니다.
강원도 고성 건봉사 능파교 (보물)
해남 대흥사 부도밭
부석사 당간지주 (보물)
②일주문(一株門)
사찰의 시작을 알리는 문으로 일주문을 경계로 속세와 불법세계가 나뉩니다. 보통 화려한 지붕을 가지고 있으며 지붕에는 절의 이름이 써있는 현판이 붙어있습니다. 기둥이 한 줄로 서 있다고 하여 일주(一株) 문이라고 합니다. 보통 대웅전보다 1~2km 앞에 위치하지만, 전라도 평지사찰의 경우 본격적인 사찰영역 바로 앞에 위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함안 용추사 일주문
③천왕문(天王門), 금강문(金剛門)
일주문 다음으로 등장하는 문들로 천왕문에는 사천왕상이, 금강문에는 금강역사상이 모셔져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護法)신으로 사악한 기운이 절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절을 찾은 사람들이 마음을 다잡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천왕문은 사천왕문, 회전문(回轉門) 등으로도 불리며, 순천 송광사의 사천왕문이 대표적입니다. 금강문은 밀적금강과 나라연금강이 지키고 있으며, 없는 곳이 더 많으고, 있을 경우 천왕문보다 앞에 위치합니다.
하동 쌍계사 일주문
합천 해인사 봉황문
④불이문(不二門), 해탈문(解脫門), 조계문(曹溪門)
본격적인 사찰 영역이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문으로 중문(中門) 이라고도 합니다. 해탈이 이루어지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해탈문, 부처와 중생, 세속과 승가 등 상대적인 개념이 모두 두가지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불이문이라고 합니다. 천왕문과는 달리 앞에 상을 모시지 않습니다. 이렇게 만은 문들이 필요한 것은 불교적 세계관에 따르면 부처님이 계신 하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하늘(天)을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암 도갑사 해탈문 (국보)
양산 통도사 불이문
⑤누각(樓閣), 만세루(萬世樓)
대부분의 사찰에 존재하는 누각으로 중심 불전으로 들어가지 직전에 놓여있으며, 경사면에 지어서 앞에서는 2층, 뒤에서는 1층 건물로 보이고, 아래에 계단을 두어 통행로로 삼습니다. 부처님을 향해 고개를 숙이게 하기 위하여 천장과 계단 사이의 높이를 일부로 낮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각은 종각이나 법고각이 없는 사찰에서는 불전 사물을 보관하는 역할을 하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스님들의 학습 공간인 강당으로 쓰이거나 절의 대중행사를 치루기 위하여 사용됩니다.
안동 봉정사 만세루
의성 고운사 가운루
완주 화암사 우화루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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