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9차

9번째 간사이원정기 - 6일 교토 야마시나1 (비샤몬도毘沙門堂1)

同黎 2016. 1. 11. 22:52



6일째 아침 먼저 야마시나로 간다.


지하철로 가면 20분이 넘게 돌아가야 하지만 JR로 가면 터널을 통해 5분이면 갈 수 있다.

야마시나는 교토 동쪽에 형성된 분지로 교토 시내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상대적으로 땅값이 싸고 조용해서 한적한 느낌을 준다.

땅값이 비싼 교토에서는 그만큼 서민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출근시간에 시끌벅적하다.


아침은 역 앞에서 간단히 우동으로 때운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비샤몬도로 직행

걸어서 15분 정도 걸이로 야마시나의 정 북쪽에 있다. 역에서 난 길을 따라 직진하면 나온다.


비샤몬도(비사문당, 毘沙門堂)는 황족과 관련이 깊은 문적사원이다.

보통 천황이 출가하거나, 황족이 출가하여 대를 이어 주지를 세습하는 사찰은 문적사원이라고 하며 격을 높인다. 특히 천태종엔 교토에 다섯개의 문적사원이 있는데 이곳과 산젠인(삼천원), 묘호인(묘법원),

쇼렌인(청련원), 만슈인(만주원)이다. 비샤문도를 왔으니 이제 천태종 5대 문적 사원은 다 온 셈이다.

저 표석도 고사이천황이 여기 직접 와서 하사한 것이라고 한다.


길을 올라가면 비샤몬도 이왕문이 나온다.




다들 기념사진


비샤몬도는 이름 그대로 비사문천을 본존으로 하는 절이다.

비사문천은 사천왕 중 다문천이 단독으로 모셔질 때의 명칭이다. 본래 힌두교에서 북방에 있으며

악령과 나찰을 통솔하는 악신 쿠베라에서 유래되었는데 불교로 편입되면서 호법신이 되었다. 

일본에서 특히 비사문천이 널리 신앙되었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일본에서 북쪽,

특히 서북쪽을 불길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을 지을 때는 아예

서북쪽 모서가 존재하지 않도록 모서리 한쪽을 잘라내기도 한다. 

수도인 교토를 수호하기 위해서 수많은 사원과 신사가 북쪽에 지어졌는데, 여기서 역시 비사문천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쿠라마데라와 키부네신사가 바로 비사문천을 모시는 곳이다.

이 밖에도 교토를 지키기 위해 세키잔젠인(적산선원), 히에이산의 엔랴쿠지가 있다.


올라가는 길 한쪽에 있는 작은 신사


기어올라가는 중


아 힘들다


비샤몬도는 원래 쇼코쿠지 북쪽에 있던 이즈모지라는 절을 모태로 한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몬무천황이 발원하고 행기가 창건했다고 했는데 뭐 알 게 무언가... 여튼 시간이 지나 황폐해진 것을

천태종의 승려가 현재 위치에 3개의 사찰을 합쳐 재건하였고 에도시대 초기 고사이인천황의 아들이

출가하면서 문적사원이 되었다. 현재의 건물 중 일부가 고사이천황이 사용하던 건물이라고 한다.

본존은 일본 천태종의 창시자인 전교대사 사이초(최징)이 직접 깍은 부동명왕상이라고 하는데

절대비불이다. 구카이나 사이초나 모두 언제 조각까지 배우셨는지 모르겠다. 그 양반들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불상을 다 합치면 박물관 몇 개 분량은 나올 거다.

 


인왕상

에도시대의 것인 듯하다.

뭔가 엄청 조각을 하려 했지만 매너리즘이 느껴진다.


비샤몬도 본당 정면

마치 신사처럼 가운데 작은 중문이 있고 목제 담이 둘러쌓여 있다.


인왕문을 올라왔다.


한쪽에 손 씻는 곳이 보인다.


여기서 배관료를 내야 본당 내부와 정원을 볼 수 있다.

배관료 400엔


본당 위에서 본 풍경


내부에는 고사이천황(후서천황)의 목상이 있다.

비샤몬도에 행행하였던 천황이다.


그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리라


본존인 비사문천은 다보탑 보양의 주자 안에 모셔져 있고 앞에는 일종의 모형인 전립상만 모셔져 있다.


전립상의 확대 모습


한쪽에는 부동명왕상과 애염명왕상이 모셔져 있다.


오래된 나무 뿌리로 만든 부동명왕상

에도시대에 유행했던 모쿠지키불과 비슷한 형식이다.


다시 본당을 나와 마루를 따라 뒤편으로 돌아간다.


본당 옆에는 신전과 영전 등 여러 부속건물이 있다.


고사이천황이 하사했다는 신전

일종의 방장으로 쓰는 건물인 셈으로 문적사원에만 있는 건물이다.


멀리 칙사문이 보인다.


칙사문 가운데 길게 늘어진 지다레사쿠라가 보인다.

봄이면 멋진 풍경이 될 듯하다.


멀리 보이는 건물은 변재천


먼저 아미타불과 역대 주지를 지닌 황족들을 모신 어영전(御靈殿)에 들어간다.


후스마에는 중국의 여러 성현을 그린 역대성현도




문 밖의 장식화는 담백한 수묵화로 상직해 선종사찰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어영전의 옥좌

이 건물 역시 고사이천황이 하사한 것이라고 한다.


천정에는 운룡도가 그려져 있고 천개가 있다.



가운데에는 아미타불이 25보살을 데리고 지상으로 내려오는 아미타내영도를 그렸다.


어영전의 본전인 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