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10차

간사이대원정 2일 - 교토 히가시야마7 (에이칸도 젠린지永観堂 禅林寺2)

同黎 2016. 6. 9. 23:54



이제 석가당으로 건너간다.


석가당이라는 이름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방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다다미가 깔려 있고 방과 방을 나누는 후스마와 거기에 그림을 그려 넣은 후스마에가 있다.


화려한 장식들은 방장이 주지 등 고위 승려의 거처였기 때문이다.


죽호도

일본의 유명 화가인 하세가와 도하쿠의 작품으로 전한다.

보통 방장은 용도에 따라 6개로 나뉘고 그에 따라 정해진 그림이 있기에 후스마에도 비슷한 경우가 많다.


위쪽에는 36명의 시인과 그의 시를 쓴 그림이 현판처럼 걸려있다.


일본의 역대 시인 36명을 고른 것인데 여성도 포함된다는 게 재밌다.


저 호랑이는 조선호랑이를 닮았다.


방장 정면의 정원

보통 방장 정면은 남쪽을 향하지만 이 곳은 서향이다.

아마 서쪽 극락세계에 정토종의 교주인 아미타불이 있기 때문일 것 같다.


칙사가 드나드는 당문(가라몬)과 


높이 쌓아 올린 모래정원


방장 정면에는 흰 모래를 이렇게 쌓아 올려놓았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곳 역시 낙숫물이 떨어지는 곳에 자갈을 받쳐 놓았다.


석가당에 대한 설명문

에도시대의 건축물이다.


석가당 정면 내부에는 석가삼존상이 모셔져있다.


측면의 정원


모래를 이용한 고산수식 정원을 기본 베이스로 하되

실제 물을 끌어들인 지천회유식 정원도 병합한 독특한 정원이다.


역시 사진이 실제를 못 담는구나

엄청 한적하고 고요하다.


대단한 정원이라고 떠드는 곳보다 이렇게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 좋다.


윗부분의 고산수식 정원 부분

저 대나무통을 통해 나온 물이 모래를 거쳐 아래로 내려간다.


정원의 석등은 조선에서 건너온 장명등인 듯하다.


반대편으로 돌아간다.


이곳은 노송도가 보인다.


금색지에 단풍을 그린 후스마에


안에는 주지가 앉는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무슨 옥좌같다.


내부의 장식화들


구름이 낀 물가에 수양버들이 드려워진 모습


석가당을 지나 어영당 쪽으로 올라다가 보면 천불동이라는 새로 만든 공간이 있다.




이곳은 에이칸도의 보물들을 전시하는 곳

이 곳의 명물인 산월아미타여래도가 보인다.


아미타불이 산을 넘어 오는 이 모습은 아미타불의 구세주로서의 압도적인 모습을 잘 보여준다.

이런 류의 그림이 몇 개 더 있는데 헤이안시대 후기 이래 유행한 정토신앙을 잘 반영한 것이다.

국보로 지정된 작품이다.


에이칸도에는 고려불화도 있다.

석가여래로 전해지지만 아미타불 같다. 고려불화에는 주로 아미타불의 예가 많지 석가여래는 흔치 않다.


가마쿠라시대의 아미타내영도

중요문화재. 고려의 영향을 받은 듯


약사여래상

중요문화재


선도대사상

설법할 때마다 입에서 부처님이 나왔단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상


하세가와 도하쿠의 후스마에

중요문화재


당나라에서 넘어온 금동연화문반

일종의 운판이다. 국보 지정


천불동이란 이름답게 벽면에는 부처님이 가득 그려져있고


한쪽에는 나무아미타불이라는 명호본존이 모셔져 있다.


이제 어영당으로 가는 길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더 산 위쪽으로는 개산당이 보이고


어영당에서 석가당이 내려다보인다.


사실상의 본당인 어영당 내부

화려하게 꾸며진 내부에는 정토종의 교조인 호넨(법연)의 상이 모셔져있다.


정토종 계열 사찰은 어느 곳이던 이렇게 어영당을 중시하고 내부를 화려하게 꾸며놓았다.


어영당에서 내려다 본 바깥 모습


가운데에는 커다란 나무 기둥이 서 있다.


저 위쪽에 마지막 건물인 아미타당이 나온다.


아미타당으로 올라가는 길은 이렇게 계단이 높다.

그래서 무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올 수 있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위패당이 보이는데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여러 위패들이 모셔져 있다.

여긴 별로 중요하지가 않고


드디어 유명한 아미타불을 모신 아미타당으로 들어왔다.


에이칸(영관)의 상

젠린지의 별명은 에이칸도(영관당)인데 사실 이 이름이 더 유명하다.

에이칸은 진언종 승려였으며 삼론종을 깊이 연구했던 학승이면서 결국 아미타불의 명호를 외우는

명호염불에 깊이 심취했다. 그래서 일본 정토종에서는 정토종 8조의 한 사람으로 모신다.

결국 에이칸도는 진언종에서 정토종으로 전향했다.


옆에는 다이마만다라가 있다.


아미타경변상도라는 이름이 걸맞지만 일본에서는 다이마데라라는 사찰에

처음 아미타변상도를 만들어 다이마만다라라고 불린다.

현재 중요문화재 지정


몰래 찍은 에이칸의 상


이 곳의 메인인 아미타불상


불상을 모신 주자의 문짝이 옆으로도 열려 있는데 이유가 있다.


바로 아미타불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


이렇게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는 아미타불은 일본에서도 작례가 몇 개 없는 특이한 형상이다.


전설에 따르면 에이칸이 이 불상의 주변을 돌면서 염불을 외웠는데 아미타불이

갑자기 살아나 내려와 같이 돌기 시작했다고 한다. 놀란 에이칸이 염불을 멈추고 쳐다보니

"에이칸 느려!" 라고 외치고 고개가 졎혀진 채 그대로 굳었다고 한다. 

가마쿠라시대 초기의 작품인데 워낙 파격적인 작풍이니 그런 전설이 붙었나 보다. 중요문화재

지금도 에이칸도의 상징처럼 알려진 불상이다.


옆의 쇼토쿠 태자상


사리를 모신 보탑


관음보살


지장보살


이렇게 에이칸도의 중요한 곳은 다 봤다.

아미타당 불단 전경


아미타당에서 바라본 풍경


이제 내려가려는데 또 하나의 명물인 와룡랑이 보인다.

개산당 방향으로 둥글게 휘어진 복도가 와룡랑이다.


사실 단풍이 유명해서 단풍과 함께 보면 대단하다고 하는데 이렇게 봐서는 그냥 큰 감흥이 없다.


와룡랑 모습


음 뭐 아름답다는데 잘은 모르겠다.


참 민망한 일이지만 남은 관람객이 우리밖에 없는 것 같아 눈치가 보였다.

아마 CCTV로 우리가 사진 찍는 것 다 봤을 텐데 쫓아내려니 귀찮아서 그냥 빨리 나가기만을 바랬을 것인데

우리는 현관까지 와서도 차 마시고 화장실 가고 별 짓 다 했다.


밖에서 본 풍경

가까이에는 변재천을 모신 섬이 있고 멀리는 다보탑이 보인다.


연못에서는 물이 계속 밖으로 흘러나와 계곡을 이룬다.


멋있기는 하다.


참고로 다보탑은 20세기 초의 건물이라고 하며 에이칸의 묘소라고 한다.


변재천을 모신 신사의 전경


한편에는 화선당이라는 멋진 정자도 있다.


변재천을 모신 섬으로 건너가는 다리.


멋있다


계곡처럼 만든 바깥 정원도 꽤나 멋지다.


비와호 수로로 연결되는 냇물

더 있고 싶지만 정말 나가달라는 말을 차마 못하고 있는 스님이 불쌍해서 퇴장


이제야 찍는 안내판


사실 들어올 땐 관람할 수 있으려나 물어보느라 사진 찍을 정신도 없었다.


정말 우리가 나가자마자 문이 닫힌다. 빵 터지면서 에이칸도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