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7차

자체휴강 일본여행기 - 2일 교토2 (도지東寺2, 조코지城興寺)

同黎 2014. 12. 29. 22:01


 

애들이 사온 샌드위치로 배를 채우고 드디어 도지에 입장한다.

곡기가 부족했는데 먹으니 좀 힘이 나는구만

흰 회벽 건물은 중요문화재인 강당의 뒷모습이다.


조선 전기인 1491년에 세워진 건물이란다.

 

뒤에 보이는 금당의 모습


모모야마 시대의 건물로 국보로 지정되어있다.

솔직히 건축사적 가치는 잘 모르겠다. 크다는 거 외에는 감흥을 별로 주지 못하는 건물이다.

개인적으로 내가 본 일본 건축 중의 백미를 뽑으라면

1등은 도쇼다이지의 땅에 내려앉는 듯한 금당이고,

2등은 호류지의 중문과 금당, 오층목탑이 이루는 구성이며,

3등은 위압적이지 않게 고개를 내민 단잔신사의 십층목탑이다. 


 아직 공사 중이라 실물을 보지 못했지만 히메지의 대천수각도 대단할 것 같고, 도후쿠지의 계곡 위를

가로지르는 와운도 좋고, 장중하고 위엄서린 지온인의 삼문과 위엄과 단아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도후쿠지의 삼문도 좋으며, 종묘 같이 차분함이 느껴지는 산쥬산겐도가 있고, 천정을 바라봤을 때

대찰의 면모를 느끼게 해주는 묘호인의 대고리가 있었다. 기차를 타고 바라보는 도지의 오층탑과

담장을 날개처럼 거느린 호류지의 남대문, 아기자기한 도쇼다이지의 고루, 다이마데라의 금당과 강당,

본당이 이루는 마당, 그리고 산에 기대어있는 무로지의 금당과 본당도 좋았다. 하세데라의 등랑도

변화가 있는 아름다운 회랑이었고, 그 절의 본당은 박력이 있었다. 고후쿠지의 금당은 겸손하게

나라시대의 건축양식을 이어받은 맛이 있고 오층탑은 내가 본 탑 중에 가장 아름답다. 은각사의 은각

역시 딱 그 자리에 잘 앉아있는 건물이다. 그리고 도지의 탑두인 칸치인의 객전 역시 굉장한

아기자기함을 지니고 있으며, 호류지의 대강당은 아스카시대 건물에 가려 주목을 못 받고 있지만

헤이안시대의 대표작이라고 할만한 느낌의 건물이다. 나라시대의 건축물들은 대부분 격조가 있다. 


반면 국보지만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한 것도 있다. 야쿠시지의 동탑은 얼어붙은 소나타라는

극찬을 받았으나 내가 보기엔 기교를 너무 부린 것 같고, 호류지의 금당은 에도시대에 기둥에

붙인 용조각이 정말 보기 싫다. 기요미즈데라의 본당은 무대를 빼면 너무 우락부락한 느낌이고,

니시혼간지의 비운각은 사진으로만 봤지만 히데요시의 과한 기교를 너무 닮은 느낌이다.

다이고지 산보인의 방장은 지나치게 엄중한 감시 때문에 건물을 여유롭게 볼 기회마저 빼앗긴 느낌이다.

긴푸센지의 인왕문과 장왕전, 니시혼간지의 아미타당과 어영당 같은 건물은 과시욕만 가득 보인다.

말이 길어졌는데 여튼 도지의 금당 역시 나에게 큰 감흥은 주지 못했다.


불평은 그만하고 들어가자


금당


금당 정면


히데요리가 지어준 건물이다.

종교세력의 환심을 사기 위해 히데요리와 요도도노는 각 절과 신사의 재건을 엄청 해주는데

뭐 나야 좋지만 덕분에 자신들의 재산을 엄청 까먹었다고 한다.


가라 가라


금당 사진은 이리 많은가


좀 들어가자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신사


금당 내부

불, 보살, 명왕과 범청-제석천, 사천왕으로 이루어진 입체 만다라가 펼쳐진다.

맨 앞에 사천왕이 보이고 뒤로 공작을 탄 제석천과 5대 보살상이 보인다.


흔들렸지만 정면

5대보살, 5대명왕상은 창건 당시의 것이고, 5대여래상은 모모야마시대의 것이다.

보살과 명왕, 사천왕과 범천, 제석천은 국보, 나머지는 중요문화재이다.


본존 대일여래상


복부인처럼 생겼다.


아깝게 이걸 잘 못찍었다.

이 오대명왕상은 진언종의 시조인 구카이(공해)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일본 최초의 명왕상이다.

 

이 양반이다.

이 외에도 구카이가 가져왔다는 부동명왕상이 하나 더 있다는데

그건 사진만 공개될 뿐 비불이라 보지 못한다.

사진이 어디냐... 기요미즈데라 본존이나 나가노의 젠코지 본존은 천 년 넘게 나오지도 않고 있는데...


컷 더


나오면서 한 컷


여러분 함부로 따라하면 큰 봉변을 당할 수 있으니 촬영은 들키지 않도록 하세요.


이제 목탑을 보러 간다.


높이 55미터, 일본 최고의 목탑


슬금슬금 접근 중


기념촬영 중


나는 너무 많이 봤다. 니네나 찍어라


좋단다.



정재현은 항상 입술을 앙다물고 사진을 찍는다.



약간 땅보러 온 사모님 느낌



좋단다


이제 슬슬 나가야지


나는 금당 앞에서 한 컷


실컷 욕해놓고 기념사진 찍었다고 뭐라 하지마라

이 안의 불상들은 참 좋아한다.


한 켠의 사쿠라


들어왔던 쪽 문으로 다시 나온다.


아깐 고딩들이 출근하더니 이젠 중딩이다.


버스타러 가는 길


도지는 교통편이 참 안 좋다.


버스타고 쿠조역까지 가는 길


헉 역 바로 근처에 조코지가 나온다.

별로 큰 절은 아니지만 내가 하고 있는 라쿠요 33소 관음영장 순례의 한 곳이다.

도장받아야 한다.


양해를 얻어 들어가는 길에 있는 작은 신사


기념사진


문패


조코지(성흥사, 城興寺)는 진언종 센뉴지파의 절이다. 본래 헤이안시대 태정대신이었다는

후지와라노 노부나가라는 사람의 집이었으나 후에 절이 되었다고 한다.

라쿠요(낙양) 33소 관음영장 순례는 옛 교토시내 내부에 있던 33개의 관음성지를

순례하는 것인데, 메이지시대 금지되어 맥이 끊겼다가 얼마 전 복원된 것이다.

그러나 메이지시대를 거치면 폐불훼석의 여파로 작아진 절이 많다.


절 내부

아주 작은 절이다.


무덤들


작은 본당


납경을 받는다.


가격은 300엔


본당 전경


현판


납경장을 확인한다.


이런 건 왜 찍었니..

절 안 나무에서 버섯이 자란다.


마지막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지하철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