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10차

간사이대원정 7일 - 나라 (도다이지東大寺)

同黎 2016. 7. 14. 02:29



잠깐 앞으로 돌아가서

우리는 이코카-하루카 패스의 하루카 사용가능 기한이 2주 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이행묵과는 달리 심희곤씨는 갑자기 나고야까지 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왕복권을 쓸 수 없어졌다.

집에 갈 때 하루카를 못 타기는 나와 이행묵도 마찬가지... 그래서 대표로 한명이 간사이공항역에 가서 다시

이코카-하루카 편도편을 사서 이코카 카드의 돈은 편의점 등에서 쓰고 하루카 표만 취득하기로 했다.

그래서 거대한 삽질이 이어졌다.


신오사카역에서 하루카를 타고 간사이 공항으로

 

어느덧 텐노지를 지나


간사이공항 도착


창밖으로는 비가 내린다.


심희곤 말고 나머지는 다 집에서 쳐자고 있었다.

미안


뭐 후배가 이럴 때 고생하는 거 아니겠니


하하


천신만고 끝에 JR 티켓 오피스 도착


하지만 이코카를 환전하기 위한 중국인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고 한다...

여러분 이코카 환전은 왠만한 큰 역에서 다 됩니다.


여튼 새로 패스를 사고 함께 JR 나라역에 도착해 나는 내리고 얘네들은 역에서 내린다.


내려서 밥을 먹으려고 한다.


모스버거를 발견하고 들어가는 일행


의외로 답사만 다니면 모스버거를 먹기 힘드니


뭔가 기운이 없어 보인다.


한국에도 있지만 일본에서 먹는 모스버거가 더 맛난 것 같다.


지친 이행묵

이래서 답사체력과 일반 체력은 다르다.

역시 나이가 들어도 내가 더 잘 다닌다.


으이구


메론 소다

뭐 사이다랑 별 차이는 없다.


넋이 반쯤 날라간 이행묵

하긴 여긴 전 여친이랑 와봤겠지


모스버거는 소스가 맛있다.


양배추도 왕창 올라가 있다.


근데 주문은 어떻게 했니?


이제 버스를 타고 도다이지 앞으로 간다.


킨테츠 나라역에서는 대불전까지 걸어가도 큰 무리는 없지만, JR나라역에서는 꽤나 멀기 때문에

이렇게 비라도 오는 날에는 대불전까지 버스를 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버스 도착


결제는 이코카카드로


도착

벌써 밖에 사슴들이 보인다.


버스 시트에도 보이는 사슴들


내리면 바로 사슴 출몰이다.


나라국립박물관 앞의 사슴


그래도 오늘은 비가 온다고 좀 덜 나왔네

 

이끼 뜯어먹고 있는 놈들


비가 와서 그런지 별로 의욕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속으면 안 된다.

이놈들은 거의 비둘기 수준이다.


이따가 박물관 지하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해서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었나 보다.



다가오는 사슴 한 마리


표정이 달관했다.


이건 얼마 전에 뿔을 친 숫놈이다.


이렇게 서 있으면 모델용으로 슬그머니 다가오는 사슴이 있다.


아닌 척 사진 찍는다.


쓱 와서 사람의 손을 주시한다.


이러고 뭐가 없으면 절로 가버린다.

이것들은 사진 찍는 게 뭔지도 분명히 아는 걸꺼야.


이제 도다이지로 들어간다

화엄종 대본산이라는 표석


멀리 보이는 남대문


이 남대문 앞이 사슴들의 가장 핫한 플레이스인데 오늘은 비가 와서 장사가 잘 안 되나 보다.


몇 마리 안 보이는 듯


정말 많을 때는 사람만큼 많은 사슴이 있다.


남대문 앞

상대적으로 한산한 거다.


그래도 사슴센베 가게 앞에는 사슴들이 어슬렁거린다.

그래도 국보 남대문인데 전혀 안 찍었구나

우리로 치면 고려시대 건물인데...


남대문 아래서 비를 피하는 사슴들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은 듯


사슴들을 농락하는 심희곤


뭔가를 달란다


여기서 종이를 줬다가 중국인에게 미쳤나는 소리를 들었단다.

사실 이 사슴들은 옆에 있는 가스가대사(春日大社)의 신의 사자이다. 그래서 이 인근의 사슴들은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다. 2차 대전 전후로는 식량난으로 잡아먹혀 숫자가 두 자리 수로

줄어든 적도 있다고 하는데, 이후 보호되어 현재는 1100마리 정도의 숫자를 유지하고 있다.


근데 사슴 종이 먹어도 괜찮다. 미쳤냐는 소리까지 들을 건...

실제로 사슴 센베 포장지를 먹어도 아무도 뭐라 안 그러고, 사슴들이 종이백 같은 걸 찾아서 먹기도 한다.

얘네들은 섬유질 다 소화시켜서 괜찮다.


도다이지 남대문을 지나니 중문과 대불전이 보인다.


경내 안내도

딱 대불전만 보고 왔더라


중문

에도시대에 재건한 것이다.


도다이지 안내문

사실 도다이지는 너무 많이 와서 더 이야기하는게 무의미하지만

나라로 천도한 쇼무천황(성무천황)은 독실한 불자로 불교를 통해 천황의 권위를 세우려했고

기존의 귀족불교로 수도와 근기지역 일대에만 있었던 불교를 전국의 지방, 즉 쿠니에

확산하여 전국에 국분사(코쿠분지)를 세우고 그 중심을 도다이지로 삼았다.

그리고 도다이지 대불을 만드는 것을 실로 국가의 대사업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일본은 처음 금광을

발견하는 등 사회경제적 발전을 이루기도 하였다. 그러나 관사인 도다이지는 곧 후지와라씨의

씨사인 고후쿠지에 밀려 대불이라는 상징으로만 남았고 도다이지는 수많은 화마를 거쳤다.

천하를 통일한 자는 거의 대불을 재건하는 것으로 자신의 위상을 알리기도 하였다.

이제는 화엄종의 대본산이 되었지만 전국의 본말사는 그렇게 많지 않다.



입장

배관료는 500엔


대불전


에도막부 초기에 재건한 것이다.

나라시대의 2/3 크기라고


니시혼간지 어영당과 함께 동양에서 가장 큰 목조건물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싸우고 있는데 뭐가 더 큰지는 모르겠다.


이제 대불로 간다


비가 와도 사람은 꽤 많다.

역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의 하나이다.


기념사진 찍는 이승형


대불전 가까이로 간다.


손을 씻는 테미즈야


대불전 앞의 청동등롱

이래봬도 도다이지 창건 때부터 이 곳을 지켜온 국보이다.


대불

공식명칭은 노사나불이다. 한국의 비로자나불과 똑같은 분이다. 

일본에서는 비로자나나 노사나 대신 밀교식의 대일여래라는 명칭을 잘 쓰는데, 나라의 도다이지는

밀교가 들어오기 이전의 불교 사찰이라 밀교와 관련이 없다. 화엄경에 따라 충실히 지어진 곳이다.

다만 협시인 허공장보살과 여의륜관음이 과연 화엄경에 나오는 지는 모르겠다.


불상 높이 14.7미터, 대좌 둘려는 70미터, 머리는 에도시대, 몸은 가마쿠라시대, 오른쪽 옆구리 양팔과

소매 일부는 헤이안시대, 연화대좌와 무릎 일부는 창건 당시인 나라시대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당시 대불과 대불전 건조비용은 2010년 현재가치로 4657억엔, 한화로 5조 정도이다. 거의 미친 거다.


나라시대의 연화대좌 일부의 모형


당시 새겨놓은 그림이 남아있다.


대불의 머리 부분은 에도시대 것이라 그런지 그렇게 감동을 주진 못한다.


하지만 뭐 규모의 미학이 있으니


옆의 허공장보살

에도시대 작품으로 중요문화재


이것도 엄청나게 크다.


뒤편의 사천왕


광목천

이것도 에도시대에 재건한 것이다.


광배의 모습

이걸 받치기 위해 기둥에 철근을 덧대었다.

이렇게 해야 건물이 버틸 수 있단다.


창건 당시 도다이지 모형


지금은 동탑과 서탑이 사라졌고 남대문은 가마쿠라시대에, 중문과 회랑은 에도시대에 재건했다.


가마쿠라시대의 대불전


현재의 대불전

점점 용마루 길이가 짧아지는 게 눈에 띈다.


남대문 모형

가마쿠라시대에 송나라 풍으로 재건한 것으로 복잡한 목조 가구를 통해

천정의 높이를 높이는 대불양이라는 독특한 양식의 건물이다.

 

대불의 손 모형


어른 몇 명이 올라갈 수 있다.


지금은 목만 남은 사천왕상 일부


대불전 기둥 하나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너비가 약 60cm라고 한다.

대불 콧구멍 하나 크기로 여길 통과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사람들이 줄 서서 통과 중이다.


지국천


전체 모습


여의륜관음


역시 에도시대의 중요문화재


밖에서 고생하시는 빈도로존자

사람들이 괴물인 줄로 오해하는데 비바람을 많이 받아서 그렇지 나한이시다.


밖에는 인도 불교와 교류하며 아소카의 석주를 흉내낸 조형물도 있고


사라진 목탑의 상륜부를 만들어 놓기도 했다.


이런 걸 찍다니

신기했나보군


상륜부 설명문


이 위로 가면 법화당도 있고 신사도 있는데 그냥 지나갔나보다.


호수를 끼고 나온다. 이것도 별로 본 게 없구만 지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