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12차

단풍의 간사이 - 12일 이코마 (초큐지長弓寺·이자나기신사伊弉諾神社)

同黎 2018. 3. 11. 01:32



드디어 원민박을 떠난다.

이제는 사라진 원민박. 닛폰바시역에서 출발할 일도 당분간은 없겠군


저녁 비행기로 출국하기 때문에 나라와 오사카 일대를 돌아보고 가기로 한다.


나라로 향하는 길

이코마 산


가쿠엔마에역에 도착


오늘의 첫 목적지는 이코마시의 초큐지


초큐지에 가는 방법은 가쿠엔마에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근처까지 가서 걷는 방법과,

도미오역에서 내려 역시 버스를 타고 다시 걷는 방법, 시라니와다이역에서 내려 걷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도미오역에서는 버스가 매우 드물고, 시라니와다이역은 나라 본선이 아니라

지선이기 때문에 번거롭다. 결정적으로 우리는 초큐지를 갔다가 야마토분카칸을

가야 하기 때문에 거기서 가까운 가쿠엔마에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간다.


역 북쪽 출구에서 마유미산초메에서 내리면 된다. 버스는 10분에 한 대 꼴로 있기 때문에 괜찮다.


버스 시간표인데... 이걸 왜 찍었지 반대편을 찍었어야 하는데


여튼 내리면 막연하게 주택가가 나온다.


여기 부촌이다


강아지가 짖어서 한 컷


이곳으로 오면 무조건 구글맵을 켜고

여튼 앞으로 조금 가다가


과감하게 좌회전


이 때까지만 해도 감흥이 없었으나


가다가 보면 표지판도 나오고 그랬는데


갑자기 당황스러운 길이 나온다.


이건 뭐지


점점 길의 흔적이...


사라진다


무려 구글맵에도 있는 길인데 이 모양이다.


그러니까 초큐지 뒷언덕을 넘어가는 길이다.

나중에 지도를 찾아봐도 이 이상 편한 길은 없었다.


가다 보면 드디어 묘지가 나오고


내리막길이 시작된다.


드디어 멀리 절이 보인다.


본당에 드디어 도착


국보로 지정된 초큐지 본당


초큐지(조큐지, 長弓寺, 장궁사)는 진언율종의 사찰로 마유미 타케유미(진궁장궁)이라는 이 일대 호족의 부탁에 따라 쇼무천황의 명으로 교키(행기)가 지었다고 한다. 절 이름이 진궁산 장궁사가 된 이유는 이 호족의 이름을 따라서이다. 전설에 따르면 마유미 타케유미의 아들이 쇼무천황의 사냥에 따라나섰다가 화살에 맞아 죽자 그곳에 이 절을 지어주고 관음보살을 안치했다고 한다. 이후 중세시대의 이야기는 제대로 전해지지 않으며 현재의 본당이 지어진 것을 13세기로 진언율종의 개조인 에이손(예존)이 이곳을 중흥하면서이다. 그러나 메이지시대 신불분리로 이곳에 있던 이자나기신사가 분리되면서 사세가 약해지고 한때 20개의 탑두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4개만 남았다. 현재 본사는 사라지고 약사원, 원생원, 법화원, 보광원의 네 개 탑두가 번갈아가며 본당을 지킨다.


국보인 초큐지 본당 안내문

대표적인 진언종의 밀교 건축이다.


본당 전경

본당 내부는 평소에 잠겨져 있고, 인근의 탑두에 들려서 거기서 본당 내부 배관 신청을 해야 한다.

우리는 한참 헤매다가 운좋게 단체 관람객이 와서 안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미리 예약을 해야 내부를 볼 수 있을 듯하다. 현재 약사원만 홈페이지를 개설해놓았기 때문에 약사원을 통하는 것이 가장 순조로울 듯하다.


본당은 정면 5칸, 측면 6칸의 화양 건축이다. 지붕은 노송나무 껍질을 깔아 격을 높였다.

측면이 더 긴 이유는 내진과 외진으로 나누어지기 때문

특히 외진이 매우 넓고 내진은 불단을 중심으로 조금 좁은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본당 앞 석등


열심히 사진찍는 중


이래봬도 13세기 건물이니 국보가 될 만하다.


정면의 모습


운 좋게 들어간 내부

불단 위에는 아미타여래와 사천왕 등이 있고 흑칠이 된 주자 안에는 비불인 십일면관음이 모셔져 있다.


흑칠 주자와 십일면관음은 각각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헤이안시대 후기의 불상


대사당


이름은 대사당이지만 야마토십삼불영장의 본존인 세지보살을 가운데 모셨다.


대흑천과 홍법대사


에도시대 불상인 듯


세지보살상


잘 못 찍었다.


부동명왕


멀리 보이는 이자나기신사


가는 길의 신석

도조신이라고도 불리는 일본 고유 신앙의 흔적이다.

마을이나 씨족 집락을 지키는 신이었다가 차츰 길과 교통, 여행을 도와주는 토착신으로 변했다.


이자나기신사

본래 우두천왕궁이었다고 한다. 조큐지의 진수사로 지어졌다. 연희식에도 대사로 등장할만큼 역사가 깊은 신사이다. 그러나 우두천왕은 불교와 접합된 수적신으로 취급되었기 때문에 신불분리 때 갑자기 이자나기를 주신으로, 스사노오와 오쿠니누시를 배신으로 삼은 신사가 되었다.


지금의 건축은 근래에 재건된 것이고 석등은 모모야마시대의 것이다.


행사가 있는지 의자를 깔아 놓았다.


본전의 모습


도리이


본전


배전


이자나기신사라는 현판


일장기까지 걸고 무슨 행사를 하나


이제 절 아래로 내려가본다.


안내판


멀리서 본 이자나기신사


탑두인 법화원


들어가봤으나 아무도 없다.


석불을 모아놓은 곳


다른 탑두사원인 원생원


내부의 모습


비사문천이 본존이다.


여기서 택시를 부탁해 보았으나 30분이 걸린다고 하여 결국 왔던 길을 다시 가기로


다시 산길로 걸어간다.


올 때는 못 봤는데 삼층탑 자리가 남아있다.


가마쿠라시대에 건립된 삼층탑은 1934년 태풍으로 넘어졌다.

그 결과 본당 지붕을 덮쳐 큰 손상을 주고 1층만 남았다.  지금이라면 복원할 것이나

당시로서는 그럴 수가 없어 결국 이것을 도쿄의 타카나와 프린스 호텔에 매각했고


호텔에서는 1층만 남은 탑을 수리해 관음당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현재의 모습

안타깝다. 가마쿠라시대의 건축물인데


여튼 우리는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나간다.


다시 보이는 이 어마어마한 길


산을 넘어


동백꽃을 볼 여유도 생기고


철조망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 도착


이제 야마토분카칸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