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인을 나와 바로 옆 신뇨지로 간다.
신뇨지(真如寺, 진여사)는 본래 도지인과 함께 아시카가 막부의 후원을 받아 만들어진 비구니 사찰이다.
교토의 사찰 위계 질서인 오산십찰에서 십찰의 3위에 올랐다. 오닌의 난 때 잠시
폐사되었으나 이후 다시 비구니사찰인 호쿄지의 지원을 받아 재건되었고,
지금의 건물은 에도시대 고미즈노오천황의 후원을 받아 지어진 것이다.
도지인과는 달리 임제종 상국사파에 계속 머물러 있다. 도지인이 무로마치막부
남성들의 절, 신뇨지는 여성들의 절인데 이후 각자 다른 길을 걸은 셈이다.
도지인 바로 옆에 있는데 이번에 특별공개를 하여 들어간다.
안내문
한국어 안내문
다른 애들은 납두고 나만 혼자 들어간다.
들어가는 길
하늘이 너무 맑다.
멀리 산문이 보인다.
산문 근처에는 좌우로 물이 있었던 흔적이 보인다.
연못이라기에는 흡사 성의 해자와 같은 느낌을 주어서 독특하다.
지금은 물이 다 말랐다.
꽤 큰 해자였을 것 같은데, 무슨 일로 이렇게 거대한 해자를 만들어 놓았는지 의문이다.
무가의 절이라서 그런가
어쨌든 입장
먼저 법당부터 보고 오란다.
법당으로 전진
단아한 선종풍의 법당이 보인다.
이름이 대웅전이다. 일본에서는 중국계 사찰에서 밖에 안 보이는 명칭인데 특이하다.
법당 옆에 있는 칠층석탑
대웅전 현판
내부로 들어간다.
법당 내부
특이하게 2층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이 중국식이라고 한다.
본존은 보관석가여래와 가섭, 아난이다.
좌우에는 여러 승려들의 상을 모시고 있다.
재건을 위해 힘써준 호쿄지의 황녀 비구니상이다.
불상 대신 승려 초상조각이 발달한 것이 선종계 조각의 특징이다.
뒤편에 역시 신뇨지를 여는데 큰 역할을 한 무외여대니(無外如大尼)라는 스님의 상이 있고
더 안쪽으로는 정영원이라는 현판 아래 무가쿠 소겐(無学祖元, 무학원조)의 상을 모셨다.
불광국사라고 불리는 이 승려는 중국 절강성 영파 출신으로
가마쿠라시대에 일본으로 건너와 임제종을 여는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제 법당을 나와 객전 방향으로 간다.
가는 길에 있는 작은 사당
이곳에는 오산 반승방대권현(한소보다이곤겐)이라고 하여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의 임제종 대찰 호코지(방광사)의 산신을 신으로 모시고 있다.
찍어도 잘 안 나온다.
권현(곤겐)신앙은 산악신앙과 불교신앙을 섞은 것인데
여기에 모신 신은 재앙을 막고 화재를 방지한다고 한다.
한소보다이곤겐에 대한 안내문
객전으로 가는 길
작은 문을 넘으면 객전이 나온다.
객전 내부의 후스마에들
일부는 소실되거나 다른 곳에 보관되고 있는지 빈 곳이 좀 보인다.
각각의 용도에 따라 그려진 그림들
도코노마에 놓인 그림족자와 향로
사진 찍지 못한 곳은 이런 곳이다.
대대로 황실, 궁가의 보리사였기 때문에 매우 깨끗하고 격이 높다고 한다.
황실의 문양이 새겨진 향합
도코노마에는 반승방대권현의 그림과 함께 여러 예술품이 진열되어 있다.
반승방대권현의 족자
손님을 접대하는 곳
객전 밖의 정원에는 연못이 있지만 그늘에 가려 아직 녹지 않았다.
전체적 풍경
아주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다시 다른 방을 돌아본다.
참새가 날아가는 그림
작은 소나무들
밖의 정원을 보는데 한국의 부도 비슷한 것이 보인다.
일본의 탑 양식 중 하나인 보탑이나 국동탑으로 보인다.
이제 다시 신뇨지를 나온다.
아마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오면 바로 로쿠쇼신사(육청신사, 六請神社)라는 신사가 보인다.
본래 도지인, 신뇨지의 진수사였다는 이 신사는 신불분리로 인해 지금의 자리로 이동하였다.
본래 뒤편의 키누가사야마의 산신을 모신 신사였다.
그 신을 천조국조신(아마테루쿠니테로노카미, 天照國照神) 혹은 오오쿠니미타마노카미(大國御魂神)이라고
했는데 어느샌가 이것이 천조대신(아마테라스)로 변했고, 아시카가씨에서 두 사찰을 지을 때 아마테라스를
비롯하여 이와시미즈대신(하치만신), 가모대신, 마쓰오대신, 이나리대신, 가스가대신 등 유명한 신 6명을
청해왔다고 해서 육소명신, 혹은 육청신사(로쿠쇼신사)가 된 것이라고 한다.
내부에 별 것은 없다.
오래된 금줄들이 걸려 있는 신사 내부
오히려 말사인 역석대명신이 더 볼만하다.
돌에 대한 신앙은 고대부터 여전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더 오래된 로쿠쇼신사의 신일 가능성이 높다.
여튼 이제 도지인을 떠날 시간
길을 걸어 도지인역으로 간다.
전차가 지나가는 포근한 동네
철도 신호기의 모습
란덴열차는 교토에서도 옛 모습을 가장 잘 가지고 있는 이쁜 철도이다.
드디어 도지인 역에 도착
처음 보는 전차에 다들 신기해하지만
일단 힘드니 안고보자
교토시장 선거가 진행 중인가보다.
일단 뭘 멕여야되기 때문에 찾아간 곳은 란덴열차를 탈 때 반드시 데려가는 아게타테이
일본에 오면 꼭 한번씩은 들리는 곳이다.
텐동, 가라아게동 맛집
가게 풍경
소바와 우동 메뉴판
어차피 다들 모르니 내가 그냥 주문을 한다.
일단 맥주를 시킨다.
역시 일본에 오면
나마비루는 한 잔씩 해줘야
비싸서 많이 못 마시는게 안타까운 거지
주문한 텐동 도착
큰 새우가 한 마리씩 들어가고 각종 야채튀김이 올라간다.
미소시루도 츠케모노도 딱 맛있는 깔끔한 맛의 텐동
따로 덴뿌라도 하나 시켜서 먹었다.
다들 싹싹 밥을 비우고 일어선다.
역시 여기 데려오면 대부분 성공한다.
맛난 밥 먹고 이제 또 길을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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