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센오쿠를 나와 노무라미술관으로 걸어간다.
걸어서 5분도 안 걸리는 가까운 곳이다.
에이칸도 담벼락
단풍이 곱게 들었다.
마지막 손님을 잡으려는 인력거꾼들
에이칸도 입구
여기는 이따 야간개장 때 가는 것으로
야간 라이트업을 알리는 안내판
5시에 문을 닫았다가 7시에 다시 연다.
문 밖까지 화려한 단풍이 기대를 더욱 고취시킨다.
이따 보자
출구
일본공산당 포스터
멀리 비와호 옛 수로가 보인다.
지금도 콸콸 흐르는 이 수로는 현재 쓰이지는 않지만
백 년 전에는 교토에 상수도를 공급하던 수로 중 하나로, 이 일대의 풍경을 바꾼 중요한 시설이다.
히가시야마 중고등학교
지온인 소속의 학교인데 제법 명문이다. 특히 예능이나 체육 쪽으로는 유명한 사람이 제법 있고,
클럽활동이 활발해서 인터하이에 진출했다는 플랜카드가 매년 걸려있다.
애들이 모여 있는데
어설픈 영어로 웃으며 도와줄 거 없냐고 묻는다.
아마 관광객이 폭증하는 철을 맞아 임시로 관광도우미 역할을 맡은 것 같다.
노무라 미술관 입구
매번 지나가기만 하다가 드디어 와본다.
전시회 안내판
전시 안내
다완 특별전을 한다.
입장료는 일반 700엔, 학생 300엔
대학생도 할인이 되고 할인료가 상당하니 학생증을 챙기자
주로 다도 위주의 미술관으로 이름이 높다.
노무라미술관은 노무라증권을 중심으로 일어난 금융재벌인 노무라그룹의 소유이다. 근처에 있는 노무라가 저택은 전체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거대한 저택이다. 노무라 증권은 에도시대 환전상에서 시작하였다. 에도시대 이후 화폐를 금화, 은화, 전화(동화)로 통일하고 세금을 거둘 때 각각의 화폐를 교환하는 것을 환전상에게 맡겼다. 또한 쇼군의 교체나 연호의 개정 등으로 화폐를 개주하는 때 새로 만든 화폐만 막부에서 받아들였는데 이를 교환해주는 역할도 했다. 이 환전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에도에 16명, 오사카에 10명으로 정해놓았고 이들은 거대한 부를 누렸다.
현재 노무라가의 초대 당주인 1대 노무라 토쿠시치는 오사카에서 태어나 오사카의 환전상 아래서 일했고 능력을 인정받아 점점 성장하며 결혼 후 노무라 성을 자칭하고 환전상을 열었다. 그러나 이미 무가사회가 무너지며 기존의 환전을 국립은행에서 전담하면서 환전상들은 몰락하는 가운데 1대 토쿠시치는 메이지유신 이후의 상황을 받아들여 은행을 설립하고 메이지 11년 오사카증권거래소가 설립되자 주식과 채권 등을 다루면서 중심을 채권으로 이동시킨다. 그의 아들로 이름이 똑같은 2대 노무라 토쿠시치는 근대적 회사인 노무라 은행과 노무라 증권을 세우고 귀족의 자리에까지 오른다. 전후에는 최초의 신탁업도 하면서 지금도 노무라 재벌을 이루게 되었다. 이후 노무라 재단을 설립하고 교토의 지금 자리에 벽운장이라는 저택을 지었는데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건물만 17동에 이르고 면적은 5500평에 이르는 대저택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 노무라 미술관을 세워 지금에 이른다.
노무라미술관은 춘추에만 여는데, 이번엔 창업 120주년 기념으로
주요 다도 미술품을 전시하는 시간을 가졌다.
1층의 작은 정원
저 장명등은 우리나라 것이다.
전시실 풍경
다실이 옮겨져 있다.
화려한 쿄야키 다완과 라쿠다완, 차이레, 수지, 건수, 차시, 가마, 개치 등이 늘어져 있다.
화병도 보인다.
전시된 다완과 그림들
라쿠 3대로 가장 높게 평가되는 도입(도뉴)의 아카라쿠다완
이제 주요 소장품을 알아보자
먼저 다실의 도코노마를 장식하는 괘물(카케모노, 掛物)라고 불리는 서화작품들이다.
남송시대의 보화진령도
원나라 호직부의 포대화상도
원나라 인바라의 한산도
사타케 삼십육가선도의 일부로 중요문화재인 키노 토모노리의 상
능혜법사회권 중 단간
헤이안시대의 작품
중요문화재로 셋손(설촌)의 작품인 풍도도
슈게츠 도칸의 삼림조도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이다.
케손(계서기)의 작품이라고 전하는 수묵화 두 점
무라다 주코의 산수도
중요미술품
하세가와 도하쿠의 장남인 하세가와 큐조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기온마쓰리도
가노 미츠노부의 태공망도
가노 탄유의 출산석가도
쇼카도 쇼죠의 도석화
불교인물인 유마와 도교의 한산, 습득을 그렸다.
고슌의 수정압도
사카이 호이츠가 그린 풍도
장식화인 린파의 대표 작가이다.
일본의 유명한 하이쿠 작가이자 화가인 요사 부손의 자화상
마루야마 오쿄의 고사도
원도
다나카 토츠겐의 갑옷그림
야마모토 바이이츠의 사조납량도
시바타 제신의 폭등리도
가노 코레노부의 유연도
남송 임제종의 승려로 이후 도후쿠지의 설립에 영향을 미치는 무준사범의 즙(葺)자 묵적
매우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다.
일본에서는 선승이 남긴 묵적을 가려 뽑아 그 중에 뛰어난 것을 선림묵적(禅林墨跡)이라고 한다.
중국 원나라의 승려인 료암 청욕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묵적이다.
중요문화재인 중국 원나라 청출정징의 추래게송
텟토 기코(철옹의형)의 연화왕원 서장
무소 소세키의 영광불미 게송
무소 소세키는 가마쿠라 말기부터 무로마치 초기에 살았던 임제종 승려로
사이호지, 텐류지 등의 정원을 설계하기도 한 유명한 작정가이기도 하다.
중요문화재인 대징국사 슈호 묘쵸(종봉묘초)의 백운 게송
에도시대 초기의 승려인 타쿠안 소호(택암 종팽)의 몽어
교쿠슈 소반(옥주종번)의 放 일자
세이간 소이(청암종위)의 백운자거래 휘호
헤이안시대 사가천황의 금광명최승왕경의 주석 중 일부
중요문화재로 헤이안시대 장식경의 일부인 법화경 단간
헤이안시대의 편지 단간
중요문화재로 키노 츠라유키가 썼다고 하는 색지
역시 색지 단간
미나모토노 이에나가 필 단간
구마노 회지
중요미술품인 헤이안시대의 단간
오노노 미치카제가 썼다고 하는 단간
사이쿄 법사가 썼다고 전하는 단칸
가마쿠라 시대 귀족풍의 봄의 서장
가마쿠라 시대의 와카 이수가 들어간 색지
고금와카집의 일부이다.
무로마치시대 편지
센노 리큐의 妙 일자
센노 리큐의 형제 제자로 삼센가와는 달리 후루타 오리베의 영향을 받은
야부노우치류 다도의 시조인 야부노우치 켄츄의 묵적
후루타 오리베의 서장
고보리 엔슈의 서장
에도시대 다도의 중흥조인 마쓰다이라 후마이의 묵적
혼아미 고에쓰의 목판회하 바탕의 와카 작품
고보리 엔슈의 차이레 전서
차이레(다입)에 대해 쓴 것이라고 전한다.
군대관좌우장기는 무로마치 쇼군가의 다도구 소장품과 배치도를 그린 기록이다.
그 사본 중 하나
중요문화재인 찬기입도집
시인인 후지와라노 아키츠나의 시집이다.
고보리 엔슈와 쇼카도 쇼죠의 백인일수첩
에도시대의 장식병풍
중요미술품으로 요사 부손의 병풍
류금도병풍
전형적인 금병풍 장식화다.
이제 드디어 다도구
동남아에서 온 벽에 거는 화병으로 사하리(砂張)라고 불리는 구리, 주석, 납의 합금으로 만든 것이다.
명나라의 고동 화입
이런 과거 청동기를 흉내낸 구리 화병이 크게 유행한다.
호동 육각화입
황동 장구형 화입
원나라에서 온 청자 화입
명나라의 청화백자 화입 명 고사
물고기 모양의 귀가 붙은 이 모양은 이후 크게 유행한다.
이가의 화입
히젠 대도쿠리화입
오리베 삼족화입
시가라키 화입
대나무를 엮어 만든 호롱화입
센노 리큐가 만든
귀갑문 대나무 화입
대범하면서 아름다운 작품이다.
호동 기린 향로
호동은 청동의 일종인데 좀 더 노란색을 띈다.
남송의 청자향로
라쿠 3대인 도입(도뉴)이 만든 사자향로
갖고 싶다...
칠기 향합
역시 칠기 향합
칠기 향합
마키에 향합
마키에로 간략하게 그린 향합
청화백자 가지모양 향합
청화백자 사각향합
명나라 남중국에서 온 향합
명나라 백자 향합
명나라 채색자기 거북이 향합
향합 중에 가장 유명하며 제일의 향합이라고도 한다.
태국에서 온 향합
매듭 모양의 향합
일본 작품이다.
오리베 부엉이 모양 향합
시노의 소라모양 향합
겐잔 매화 그림 향합
노노무라 인세이의 색채 향합
15세기의 고텐묘 차솥
아시야 다솥
효고현 남부
텐묘 팔각구솥
아미타당 차솥
츠지 요지로 작
아시야 사각차솥
남만, 즉 인도에서 온 모직 구리 수지
역시 유명품이다.
명나라의 청화백자 수지
태국에서 온 수지
유럽 네덜란드에서 온 청유 수지
이가야키 수지
히젠 수지
단바의 남만두건형 수지
다카토리의 실눈모양 수지
교토의 인세이 색회국화문수지
당물 우에스기 표단다입
대단히 유명한 차이레 중 하나이다.
기타노 가지타입
센노리큐의 과거 소지품
문가다입
문림다입과 가지다입의 중간이다.
하세가와 문림다입
종촌 견충(카타츠키) 차이레
남송대의 대해다입
리큐다입
오리베다입
이것도 참 유명하고 매력적인 차이레이다.
시가라키 카타츠키 차이레
사쓰마의 카타츠키 차이레
인세이의 나가카타츠키 차이레
견충다입 중에서도 아주 긴 특이한 모양의 차이레이다.
이제 박차를 담는 나츠메이다.
리큐의 제자가 수결한 나츠메
고다이지 마키에 나츠메
과거 고다이지에 봉납된 것으로 보인다.
박차를 담는 다기는 나츠메(棗)가 가장 보편적이지만
후부키(雪吹), 킨린지(金輪寺), 나카츠기(中次), 즈키리(頭切) 등이 있다.
이건 그 중 후부키에 속하는 화려한 것이다.
역시 후부키
이건 나츠메로 구분했다.
대천목다완
주칠천목대 부
회피천목
자개천목대
명나라 청화백자 다완
송나라 청자다완
닌쿄테다완
에코라이 다완
베트남의 안남다완
이도다완 명 사카모토
죽절이 아름다운 멋진 이도다완이다.
이도다완 명 혼간지
니시혼간지에서 전래되다가 노무라재단이 매입한 것이다.
아오이도다완 명 낙엽
아오이도다완은 이도보다 덜 유명하지만 작고 푸른 빛이 드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수는 더 적다.
귀얄다완 명 사해형제
고키다완(오기다완)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으로 굽이 높아서 제기로 추정된다.
미시마다완
분청계열이다.
웅천다완
이런 모습의 전형적 다완은 웅천다완이라고 한다.
소바다완
토토야와 비슷하지만 푸르고 누런 빛이 강하게 도는 것으로 아름답다.
토토야다완
이름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으나 리큐가 생선가게에서 발견해서
대중화되었다고 하여 어옥다완이라고도 불린다.
흙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거친 듯 또 부드러운 맛이 있다.
견수다완
완연한 백자로 단단하여 땡땡이 다완이라고도 부른다.
입학다완
어본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조선에 주문한 것이다.
무늬를 새겨서 넣은 미시마다완 명 지수
황이라보다완
이라보는 흙에 돌도 섞여 있고 거친 듯 아름답다.
명 무사시노
이라보다완
중간에 다른 유약으로 색이 달라 편신체다완이라고 한다.
이제 일본다완
흑오리베다완
오리베가 다양한 무늬를 넣어 리큐의 격식을 깬 다완이다.
오리베다완
역시 다양한 문양을 넣었다.
네즈미시노다완
시노다완 중 파란 기가 드는 것에 쥐 서자를 써서 시노다완 앞에 붙인다.
지금의 기후현인 미노지방에서 나온 흰색의 유약을 바른 것을 시노다완이라고 한다.
청화백자다완
세토 가라쓰다완
가라쓰는 규슈지방으로 조선의 도공들이 만들어 조선 다완과 비슷하다.
그러나 또 다른 맛이 있다.
다카토리다완
역시 조선도공이 치쿠젠에 만든 가마로 독특한 모습의 다완이 많다.
이것도 내가 좋아하던 다완 중 하나다.
교토의 도공인 켄잔은 쿄야키의 모습을 잘 보여주며
혼아미 고에쓰의 주문을 받아 많은 다완과 식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쿄토 다완의 제일인 라쿠
중국인이라고도 하고 조선인이라고도 하는 본래의 기와장 초지로가 만들었다.
1대 초지로의 작품은 유약을 많이 태워 광이 거의 없다.
3대 도입에 이르러서는 보다 색이 풍부하고 강하며 광택도 많이 난다.
다 비슷해 보이는 라쿠다완도 다 다르다.
차샤쿠들
미요시 나가요시를 거쳐 오다 노부나가의 가신이었다가
반란을 일으키고 시기잔에서 죽은 마츠나가 히사히데의 차샤쿠
오다 노부나가의 중신이었던 사쿠마 노부히데의 작품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차시
오다 노부나가의 동생이자 센노 리큐의 칠철중의 하나로 다인으로 이름 높은 오다 우라쿠사이의 차샤쿠
후쿠시마 마사노리의 차샤쿠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섬긴 가모 우지사토의 차샤쿠
야부노우치류의 창시자 야부노우치 겐츄의 작품
고보리 엔슈의 작품
센 소탄의 작품
센 소탄은 리큐의 양자이자 사위인 센 쇼안의 아들로 그 후예가 바로 삼센가이다.
역시 유명한 다인이자 다이묘인 카타기리 사다마사의 작품
개치
다도할 때 차솥의 뚜껑과 히샤쿠를 놓는 역할을 하는데
이것도 리큐가 정한 7종의 개치와 함께 대나무 개치가 있고
일반 로용과 풍로용이 따로 있다.
철 개치
대나무 개치
참 단정하고 아름답다.
발우모양 건수
건수는 우리로 치면 퇴수기이지만 매우 작다.
칠보 건수
남만 건수
청자 소발
다완으로도 쓸 수 있으나 엄격히 말하면 사발로 주로 다과나 가이세키 용으로 쓰인다.
사발
가이세키 역시 차를 마시기 전 해야하는 중요한 의식 중 하나이다.
명나라의 채색 자기
청화백자
청화백자 술잔
에코라이 발
회고려는 과거에는 고려다완으로 분류되었으나 고려라는 이름과는 달리
근대 이후 연구를 거쳐 중국 남부에서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본 귀얄발
일부러 주문하여 찌그러트린 사발이다.
다완으로도 쓰인다.
편구발
하기야키이다.
우리 말로 하면 숙우인데, 일본에서는 여기에 말차를 타서 나누어 주는 용으로도 쓴다.
켄잔의 술잔
시간이 더 흐른 이마리의 백자 사발
닌아미 도하치 작품인 발
다완으로 쓸 수 있겠다.
18세기 다이토쿠지에 자기를 공급하던 에이라쿠 호덴의 금채사발
채색 접시
카이세키에 쓰는 접시이다.
명나라의 칠기 쟁반
역시 봉황문 칠기 쟁반
명나라의 칠기 서각 쟁반
차이레를 놓는데 쓰이는 쟁반
마키에가 그려진 카이세키용 쟁반과 국그릇 밥그릇
칠기이다
닌세이의 카이세키용 접시
오리베의 카이세키용 접시
이런 것까지 하다니 대단하다.
각종 주기
칠기 음식 접시
중요문화재인
천조 마키에 상자
오미 팔경을 그린 마키에 향상자
향도에 쓰이는 각종 도구를 넣는 함이다.
유구칠기
마키에와 나전의 결합인 연상
노 가면
역시 노 가면
중요미술품 노 가면
용녀
마지막으로 복식이다.
이렇게 노무라 미술관의 작품을 살펴본다.
이제 전시를 다 보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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