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5차

폭염 속의 관서순례기 - 6일 교토 라쿠난1 (만쥬지萬寿寺, 소쿠조인即成院, 호온인法音院, 카이코지戒光寺)

同黎 2013. 11. 14. 01:31



6일째 날 아침

아침부터 닛폰바시는 시끄럽다.

중국인 관광객 무리가 많다.


오늘도 싱그러운 녹조라떼와 함께하는 도톤보리

가카께서 여기는 현장 시찰하셨던 것이 틀림없다.


아침을 걸렀더니 배고프다.

역 안에 있는 편의점에서 마실 걸 산다.


일본에 와서 항상 먹는 메이지유업의 오이시 우유


오늘은 교토 남부의 사찰들을 돌아본다.

케이한선으로 환승해야 한다.


일요일 아침


교토로 향한다.


키타하마 도착


케이한선 특급으로 갈아탄다.


탄바바시를 지난다.

일요일 아침이라 열차가 한산하다.


지난번 여행의 추억(이라고 쓰고 악몽이라고 읽는다)이 담긴 후시미이나리역도 지난다.

여기 보느라 비행기 놓쳤었지...


도후쿠지역 도착


역을 나선다.


주변 관광지도


먼저 센뉴지를 가기 위해 큰 길로 간다.


저쪽으로 가면 도후쿠지이다. 우리는 먼저 센뉴지 쪽으로 간다.


역을 나오면 바로 만쥬지(만수사)가 나온다.

만쥬지는 본래 가마쿠라시대 지정한 교토 오산 중의 한 곳이다. 교토와 가마쿠라의

큰 절 5곳을 지정해 승려들의 일을 맡아보게 한 건데, 모두 임제종 사찰이라는 특징이 있다. 

만쥬지는 헤이안시대 시라카와천황(백하천황)이 지었다고 전해지며 시라카와천황은 만쥬지로 출가한다.

그래서 만쥬지는 교토 5산(경도오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무로마치시대 화재로 크게 쇠락하여

삼성사(三聖寺) 근처인 지금의 자리로 옮겨지게 되었다. 이후 삼성사가 점차 쇠락하여 메이지시대

만쥬지로 합병되고, 만쥬지는 도후쿠지의 탑두가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도후쿠지 불전이

화재로 소실되자 만쥬지의 본존 석가삼존상을 가져가 안치했다고 한다. 이래저래 슬픈 절이다.

현재는 비공개 사찰이라 관람할 수는 없다.


정문 입구로 쓰이고 있는 것은 중요문화재로 무로마치시대에 건립된 종루이다. 안습

그러나 더 신기한 것은 이 종루는 소유권이 도후쿠지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정명칭도 도후쿠지 종루이다.


살짝 내부로 들어갔다. 객전이 보인다.


만쥬지의 표석은 50년대 귀국하게 된 조선인들이 건립한 것이다.

평화와 양국의 우호를 바라며 건립했다는 내용이 한글로 써 있다.


비석의 날짜를 보니 1959년 9월 9일로 되어있다.

1958년에 재일조선인의 북송이 결정되었고, 59년 12월부터

북송이 시작되었으니 고국에 돌아가기 3개월 전에 세운 것이리라.


재일조선인의 북송 이전에도 일본 정부는 적극적으로 재일교포들을 한반도 지역으로 송환하려고 했다.

전쟁 때는 노동력으로 부릴 목적이었겠지만, 2차대전 종전 이후에는 그럴 수 없었을테니....

그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바로 우키시마마루 침몰 사건이다. 1945년 8월 24일에 아오모리의

오미나토에서 조선인 수천 명을 태우고 부산으로 향하던 일본 해군 소속 화물선 우키시마마루가

 교토부 마이즈루 인근 해역에서 침몰해 공식적으로 500명이 넘는 조선인이 사망한 사건이다.

(단, 피해자 수에는 이견이 있어 그 규모가 수천 명이라는 설도 있다.)

여하튼 여기에 얽힌 사연만 생각해봐도 꼭 들려야 하는 곳이다.

 

센뉴지까지 한 정거장만 가면 되지만 덥기 때문에 버스를 탄다.

간사이 패스가 이럴 때 쓸모있다.


하차


길을 건너 센뉴지로 가는 골목으로 들어간다.


야트막한 오르막을 500미터 정도 걸으면


처렇게 총문이 보인다.


총문으로 들어가기 전 바로 옆에 있는 소쿠죠인(즉성원)에 들린다.

센뉴지의 탑두사원이다.


소쿠죠인은 센뉴지의 탑두사원으로 아미타불을 본존으로 모시고 있다.

헤이안시대 타치바나 가문의 별장을 사원으로 만든 것에서 유래하는데 본래 후시미에

있던 것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후시미모모야마성을 지으면서 인근으로 옮겼고,

메이지시대에 센뉴지 근처로 다시 옮겼다고 한다. 건물은 별로 볼 것이 없다.


여기는 두 번째 방문이다.



입장료는 무료

단 아미타불과 25보살상은 가까이 보기 위해서는 500엔을 내야 한다.


본당으로 진입



본당에는 아미타불과 그를 협시하는 25보살이 모셔져있다.

아미타불이 극락왕생하는 영혼을 맞이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가까이서 본 사진

헤이안시대의 불상으로 일본의 중요문화재인데, 국보 승격이 점쳐지고 있다.


본당 뒤로는 나스노 요치이의 무덤으로 가는 길이 있다.


나스노 요이치의 무덤

그는 가마쿠라시대 초기 활의 명수로 이름 높은데 미나모토 요리토모를 따라 많은 공을 세웠다.

소쿠죠인에서 빌어 병이 나은 인연으로 여기에 무덤을 만들었다고 한다.


작은 부도 모습이다.


내부에서 보살면이 전시되어 있다.

1년에 한 번 이 보살면을 쓴 25명이 춤을 추며 아미타불에게 공양을 올린다.


지장당


내부

연명지장보살을 모시고 있다.

연명지장보살은 밀교에만 있는 지장보살의 화신으로 수명을 관장한다.


이제 총문으로 들어간다.


센뉴지 역시 두 번째이다.

천산이라는 산 안에 센뉴지와 그 탑두사원 9개가 들어서있다.

그 안에는 센뉴지 소유의 유아원과 중학교, 그리고 회관이 들어서 있어 거대한 종교 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센뉴지 뒤의 천황릉을 관리하기 위해 궁내청 서릉부의 사무소가 있기도 하다.


산내 안내도를 보는 중


여기에서는 라쿠요(낙양) 33개소에 해당하는 곳이 꽤 많다.

그리고 이마쿠마노칸논지(금웅야관음사)는 유명한 관음성지 중 한 곳이다.


호온인(법음원)

낙양 33개소 중 한 곳이다. 미처 알지 못했는데 포스터를 발견하고 바로 들어갔다.


포스터


납경하는 중


수노인을 모신 신사

센뉴지는 그 안에 천산 칠복신이라고 하여 수노인, 변재천, 비사문천 등

소원을 이루어주는 일곱 신을 순례하는 코스가 있다.


수노인 상


호온인 본당

정말 작은 절이다.


본당 내부

본존은 불공견색관음이다.


다음 절로 간다

이번이 카이코지(계광사)이다.


중국 송나라 스님에 의해 창건되었는데 17세기이 이 자리로 왔다고 한다.

본당에 석가여래를 본존으로 모시고 있다.


들어가는 중


역시 입장료는 없다.


안에는 상상도 못했던 불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려 10미터짜리로, 가마쿠라시대의 명장인 운케이(운경)과 탄케이(담경) 부자의 합작품이라고 한다.

아직도 극채색을 유지하고 있는 송나라 풍의 불상인데 목조이다. 일본에서 목조불상으로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큰 대형불이다. 머리의 병을 대신 앓아주는 부처님이라고 한다.

잘 보면 가사의 붉은 바탕색과 금박 무늬가 잘 남아있는데 고려불화에서 보이는 의복의 무늬와 유사하다. 고려불화가 그대로 조각되어 있는 듯한 대단한 작품이었다.


전에 여기 왔을 때는 몰랐었는데.. 왜 여기 안 왔던 건지 후회된다.


변재천을 모신 변재당


천태종의 시조인 사이초(최징)의 작품이라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