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5차

폭염 속의 관서순례기 - 2일 교토 슈가쿠인1 (슈가쿠인리큐修学院離宮1)

同黎 2013. 11. 14. 01:02



폭염을 이기지 못하고..는 아니고 원래 계획대로 곤푸쿠지에서 슈가쿠인리큐까지는 택시를 탔다.

슈가쿠인역에서 도보로 20분, 슈가쿠인리큐 버스 정류장에서도

15분이 걸리는 꽤 긴 거리이니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택시가 필수

교토고쇼는 비교적 쉽게 예약할 수 있지만 센토고쇼, 카츠라리큐, 슈가쿠인리큐는

고쇼에 비하여 한 번에 들어가는 인원 수도 적은데다 고쇼는 인터넷으로 바로 승인이 나는 반면,

다른 곳은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도 승인까지 시간이 걸린다. 우연히 관람 기회를 잡아 다행이다.


3시 타임을 예약했는데 15분 전부터 문을 열어준다. 7~8분 일찍 도착해서 기다려야 했다.

한 번 관람에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고 동선은 3km 정도라고 한다.

사실 이 날 너무 더워 살짝 후회가 되었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황궁경찰이 문을 열어주고

여권과 예약확인서를 확인한 뒤 참관자 휴게소에 가 있으라고 한다.

사진은 참 예쁜데 사실 너무 더워서 눈에 잘 안 들어왔다.


휴게소 가는 길


휴게소 앞


잠깐 에어컨 아래서 휴식을 취한다.

옆의 코인라커는 100엔짜리인데 다 쓰면 동전이 반환된다.

궁내청에서 국민 및 외국인에게 시혜를 베푸는 식으로 공개하는 것이라서 입장료는 없다.


드디어 시간이 되고 가이드의 설명 하에 투어 시작

하지만 우리는 일본어를 할 줄 몰라 그냥 멍하니 있었다.


슈가쿠인리큐(수학원이궁)은 고미즈노오천황(후수미천황)이 상황으로 물러난 뒤 만들었던 이궁을

기원으로 한다. 고미즈노오천황은 에도막부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 처음 즉위한 천황으로 부인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손녀이자 히데타다의 딸인 도후쿠몬인(동복문원)이다. 막부에 의해 홀대받는 현실에 충격을 받고 30대의 나이에 퇴위하여 출가한다. 뭐 천황이 출가하면 부인들도 일제히 출가하지만 진짜

승려가 되는 건 아니고 부부생활 같은 건 다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속세를 떠났다는 상징적인 의미인 편.

하여튼 퇴위한 천황이 할 일은 서화와 정원가꾸기 밖에 없다. 그 후 천황은 자신의 딸이자

출가한 비구니인 미쓰코 내친왕에게 하사하고 절이 되었다가 메이지유신 이후 돌려받았다.


슈가쿠인리큐는 원래 하나의 궁이 아니라 상(가미), 중(나카), 하(시모)의 3개 궁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 사이에는 논밭이 있고 그 사이를 소나무길이 연결하고 있다.

참관자는 시모리큐로 들어가서 순서로 나카리큐, 가미리큐를 보게 된다.

사진은 첫 관람지인 시모리큐의 표문

 


우리는 멍하니 설명을 듣는 척만 하는 중


땀 흘리는 가이드 아저씨

평일 3시인데 사람이 꽤 있다. 



저 뒤로 시모리큐의 중심건물인 주겟칸(수월관)이 있다.



건물로 들어간다.




연못과 그 사이로 난 다리를 지난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물이 깨끗하진 않았다.


이끼와 나무, 등롱을 배치한 전형적인 일본 정원


개울도 있다.

위쪽의 카미리큐에서부터 오는 물이다.



감시역할을 하는 황궁경찰




시모리큐의 중심건물인 주겟칸에 도착

본래 더 큰 건물이 있었는데 소실되었다고 한다.

시모리큐는 가장 아래쪽에 있고 또 면적도 넓어 공식적 접대 같은 것은 여기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주겟칸은 본래 건물은 아니고 1800년대에 재건한 것이다. 


주겟칸 앞 개울


건물 내부


유불도교의 인물을 한꺼번에 그린 후스마에


상당히 검소한 편


주겟칸 앞 정원



다들 더워서 지쳐있다.


건물 내부의 후스마에


저 문은 삼나무로 만든 것인데 센토고쇼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현판. 고미즈노오천황의 친필이라고



다들 열심히 설명을 듣는다.



주겟칸을 돌아 뒤쪽으로 간다.

나카리큐로 가는 것이다.



주겟칸 뒤의 문으로 나간다.

우리가 나가면 뒤를 따라 다니는 황궁경찰이 바로 문을 잠근다. 그 정도로 경계는 엄한 편


문을 나서면 이렇게 오솔길이 있고 좌우로 소나무가 심어져있다.


소나무 너머는 바로 논밭인데 슈가쿠인리큐의 경관 보전을 위해 저 넓은 땅을 궁내청에서 다 사들였다.

그리고 지금은 무료료 소작을 주고 있다고 한다.


저 소나무들은 천황의 가마가 논두렁 아래로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는 아주 멋진 경관을 만들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바로 교토의 영산 히에이잔의 줄기이다.



길 밖으로는 벼가 한창 익고 있다.



꽤 긴 길이의 소나무길




야트막한 오르막이다.


논밭 풍경


이제 가운데 궁전인 나카리큐에 거의 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