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5차

폭염 속의 관서순례기 - 4일 교토 아리사야마5 (단린지檀林寺, 기오지祇王寺, 타키구치데라滝口寺)

同黎 2013. 11. 14. 01:21



이제 다시 길을 걸어 기오지로 간다.

조금만 걸으면 된다. 아라시야마 일대의 사찰은 모두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음? 가는 길에 단린지(단림사) 문적이라는 표석을 발견

단린지? 애초에 파악하지 못했던 절인데 문적이라면 천황가와 긴말한 관계에 있는 절일테니 가 봐야겠다.


바로 나온다. 단린지 입구



단린지는 헤이인사대 사가천황의 황후인 타치바나 카치코가 창건했다.

황후의 시호가 단린(단림)황후였기에 이름이 단린지가 되었다.

그리고 황후가 이 절에 모신 기쿠(의공) 스님이 일본 선종의 시초라고 추정되고 있다.


단린지로 가는 길


단린지 입구

입장료가 400엔이다. 음 예상치 못했던 지출이다.

하지만 문적 사원이니...

입장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데


응? 이건 왠 신식건물?


그 와중에 찍은 정원


엥? 이것이 본당?

알고보니 단린지는 지금의 텐류지와 노노미야신사가 있는 일대의 큰 절이었는데 쇠락하였고,

1964년 지금의 자리로 이건하였다고 한다. 자연히 건물로 새로 지은 것일 수 밖에

근데 본당 안에는 큰 박물관이 있는데, 여기 있는 것들이 대단하다. 일단 창건 당시의 불상과

단린황후의 모습을 본딴 관음상이 있고, 절에서 수집한 많은 고미술품이 있다. 아스카시대의

몽위관음상(크기가 1미터는 되어 보였다)을 비롯하여 삼장법사상과 쇼무, 사가, 고우다,

후시미, 고다이고 천황 그리고 고묘황후 등의 친필. 양계만다라와 아스카시대의 고분 벽화 조각(?) 

이게 사실이라면 엄청난 것들을 보고 온 것인데... 일단 일본 본토에서의 고분 벽화는 지금까지 단 두 곳,

즉 다카마쓰즈카고분과 키토라고분 뿐인데 새로운 제3의 고분 벽화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스카시대의 몽위관음상도 사실이라면 국보급 정도가 아니다. 

그러나 솔직한 감상으로는 과연 이 중에 얼마나 진품일까? 몽위관음상은 후세의 모작이 분명해 보였다.

다른 고미술품은 진위여부는 알 수 없으나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여튼 추천 장소는 아니다.


본당을 보고 다시 나오면 정원에 여러 석조물들이 보인다.



단린지를 나와 기오지로 간다. 기오지와 타키구치데라는 입구가 붙어있다.


기오지는 현재 진언종 대각사파의 말사이다. 비구니 사찰이다.

기오지의 본래 이름은 오죠인(왕생원)인데 타이라노 기요모리의 애첩이었던

기오가 출가했던 곳이라 해서 기오지(기왕사)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불리고 있다.

기오의 이야기는 타이라씨의 몰락을 그린 헤이케모노가타리에 나온다. 헤이케모노가타리에서

다이라노 기요모리는 최고의 권력을 손을 쥐었으나 절제하지 못하고 천황가를 업신여겼으며

아들 다이라노 시게모리의 충언을 물리치는 인물로 나온다. 그는 새로운 첩이 생기자 총애했던

기오를 교토에서 추방하는데 그녀는 어머니 및 여동생과 함께 이 절로 들어가 삶을 마친다.

기오지는 본래 정토종이었는데 쇠락 후 다이가쿠지의 영향을 받아

복구되면서 메이지유신 이후에는 진언종으로 바뀌었다. 


오르막을 좀 올라야 한다.


여기서 옆으로 가면 타키구치데라



기오지는 입장료가 300엔이다.

이끼 정원으로 유명하다.



잘 정리된 이끼정원


불각이 보인다.


초가로 만든 문


기념사진



대나무가 울창하다.


잠시 쉬는 중

아무도 없어서 좋았다.




찍사도 기념사진






불각 내부



한 쪽에는 손 씻는 곳이 마련되어 있다.



작은 평상


불각 내부로 가서 잠깐 앉는다.



본존 대일여래상


기오의 동생


요건 누구지...


기오

모두 비구니의 모습이다.


기오의 어머니


타이라노 기요모리의 상

다른 상과는 달리 잘 안 보인다.

모두 가마쿠라시대 말기의 작품이라고 한다.


헤이케모노가타리 중에서 기오 이야기만 따로 빼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다시 한 번 불단 전경


수국만 말 없이 피었다.


기녀들의 무덤

게이샤들은 죽기 직전 출가해 비구니로써 죽었다.


기오의 무덤


기오지의 수국은 유난히 처량하다.

푸른 색 가운데 언뜻언뜻 붉은 색이 섞여있다.


기오지를 나와 타키구치데라(농구사)로 갔다.


입장료 300엔



길을 잘못 들어 무덤으로 갔다.



타키구치데라는 기오지의 말사로 정토종 사찰이었는데

메이지유신 이후 폐사되었다가 이후 다시 세워졌다. 매우 작은 절이다.

일본에서는 <타키구치뇨도>라는 소설의 배경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대충 다이라씨 말기의 사랑이야기다.


입장료를 내고 좀 올라가야 한다.


본당 도착


그다지 볼 것은 없다.


불단



건물 내부


잠시 더위를 피해 쉰다.



뻗어버린 문승호


나도 잠시 선풍기를 쐰다.



작은 사당


다시 언덕을 내려간다. 이제 마지막 세이료지와 호쿄인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