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이동한 곳은 시텐노지(사천왕사).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절 중 하나로, 성덕태자가 발원하고
백제인 기술자들이 지은 절로 유명하다. 지금 중심가람은 대부분 콘크리트로 복원한 것이다.
특별한 문화재가 있다기보다는 역사적 의미 때문에 간 곳인데, 다시 가진 않아도 될 것 같다.
시텐노지는 화종 총본산이다. 和란 일본을 상징하니 우리식으로 이름 붙이면 해동불교 정도 되나?
사천왕사 앞 석양의 언덕 역(시텐노지마에유히가오카 역;;;)에서 내리면 사천왕사로
가는 표지판이 나오는데, 정문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뒤로 들어가게 된다.
우리도 뒷문으로 들어가서 거대한 공동묘지를 지났다. 시텐노지는 복원되긴 했지만,
오랫동안 있었던 절이기 때문에 에도시대 건물도 있고 하여튼 복잡한 구성을 지니고 있다.
위 사진은 공동묘지 한가운데 있던 원삼대사당인데 중요문화재였다.
사실 이곳이 화종으로 독립하기 전에 천태종이었는데, 천태종의 18대 좌주인 원삼대사
료겐(元三大師 良源)을 모신 곳이란다. 현재는 원삼대사, 일본 진언종의 시조 홍법대사,
문수보살, 보현보살, 여의륜관세음보살, 부동명왕 등을 모시고 있다고 한다.
중심가람 쪽으로 이동하는 중
중심가람 뒤쪽에 있던 건물이다. 육시예찬당. 앞의 석무대와 함께 중요문화재이다.
왜 육시인가 했더니 일중, 일몰, 첫 날, 중야, 후야동안
6번을 나눠서 하는 법회를 주관하는 건물이라서 그렇다고 한다.
본존은 약사여래
육시예찬당 내부
시텐노지의 탑. 공구리 탑이다. 안에는 올라갈 수 있도록 계단이 있다.
시텐노지 금당. 역시 공구리
금당 내부
안의 주존은 소화(쇼와)시대에 만든 구세관음반가사유상이다.
참 애매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봤더니 쇼토쿠태자가 만들었다는
본래의 불상은 소실되고 나름 고증을 거쳐 만든 것이라고 한다.
근데 내 생각으로는 아스카시대의 것이 확실한지 불분명한 주구지(중궁사)의
여의륜관음상을 너무 많이 참고해 어색한 느낌을 주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텐노지 강당
구정당. 여기 우물이 있는데, 죽은 사람의 이름을 적은 종이 위패를
담그고 씻어서 죽은 이를 추도한다.
이제 지하철을 나고 나카노시마로
나카노시마는 오사카 요도가와 위에 있는 작은 섬인데, 구도심 같은 느낌이다.
여기에 간 이유는 오사카시립동양도자박물관에 가려는 것이었는데...
전시 준비로 4월에나 개관한단다.
나는 작년 12월에 와봐서 덜 아쉬웠지만, 처음 와본 두 사람은 매우 아쉬워했다.
여긴 정말 수준 높은 박물관이다. 입장료가 800엔이나 한다는게 흠이지만.
강
박물관 바로 옆에는 오사카중앙공회당을 비롯, 많은 근대 건축물들이 있다.
여기가 오사카중앙공회당
뒤에는 오사카 나카노시마 도서관이 있다. 지금도 도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오사카 부청
오사카 부청 뒤에 있는 오사카 은행
걸어가다 보면 전자상가로 유명한 요도야바시역이 나오는데, 여기가 바로 요도야바시이다.
현재 다리는 1935년 완공된 것으로 중요문화재다.
저녁을 먹기 전, 우메다로 가서 12월에 눈에 봐두었던 만자고서점에 들렸다.
한큐 우메다역 지하상가에 있는데, 12월 출국 몇 시간 전에 발견해서 허겁지겁 2권만 사서
나왔던 기억이 있다. 이후로 벼르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가게 되었다. 이후에도 두어 번
더 들려서 책을 흡입하였다. 조선총독부에서 나온 책들도 꽤 있었는데, 가격이 비싸고
한국에도 있을 것 같아 관두고 도록만 좀 사왔다.
우메다에 간 또 하나의 목적은 공중정원(입장료가 비싼데 오사카 주유패스가 있으므로)에
가는 것이고, 공중정원에 가는 이유는 오사카 야경도 있지만 오코노미야끼로 유명한 키지라는
음식점에 가기 위함이다. 그런데 우메다가 엄청 크고 (한신 우메다, 한큐 우메다,
JR오사카, 지하철 우메다, 지하철 니시우메다, 지하철 히가시우메다가 모여 있다.)
출구 표시도 잘 안 되어 있어서 공중정원까지 거의 한 시간을 헤맸다.
이미 지치고 다리가 아팠던 우리는 엄청난 고생 끝에 겨우 오사카 스카이빌딩을 찾아냈다.
여기 지하에도 용견소로라고 에도시대 상점가를 재현한 곳이 있는데, 키지는 여기에 있다.
얼마나 유명한지 가이드 북마다 있었는데, 가보니 한국사람으로 가득하여 30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결코 큰 가게는 아니다.
밥을 달라
기다리는 중
뭘 시킬까 한참 고민했는데 결국 주방장이 알아서 3종을 추천해줬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감자, 소바, 돼지고기 오코노미야끼였던 듯
맛은 무지무지 훌륭했다. 아아아 최고였어. 우리는 흥분하기 시작했다.
오코노미야끼에는 역시 나마비루 한잔. 산토리노. 훌륭했다! 열도의 맥주는 최고!
흥분하여 한 잔씩 더 먹었다.
순식간에 정복
흥분한 우리는 추가로 주문. 열도인들은 반도인들을 경악에 찬 눈초리로 쳐다봤다.
문어와 새우로 기억
하지만 반도인들은 곧 3번째 주문을 넣었다. 마지막으로 야끼 소바.
여기서 쓴 돈이 4천 엔이 넘었지 아마... 비싼 집도 아니었는데...
너무 찾기 힘든 위치 때문에 뿔이 났으나...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생각에 전망대에 올라갔다.
이게 표인데 173은 빌딩 높이가 173미터라는 의미이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전망대 입구로 올라가 또 에스컬레이터를 한참 타고 올라간다.
에스컬레이터가 공중에 걸려 있다.
여긴 커플의 천국이었다. 삼삼오오 모여서 야경을 보는 커플들 때문에 우린 심기가 상했고,
우메다까지 걸어갈 생각에 앞이 더 막막했다. 오사카의 야경은 훌륭하고 끝이 없었지만,
전근대 전공이 없던 우리는 추웠다.. 조금 즐기다가 내려왔다. 아래는 오사카의 야경들
전근대 전공자들은 답사지가 별로 없는 오사카를 하루 만에,
그것도 출발 당일 다 보기로 결정했고 그것은 무리였음을 다리가 알려주었다.
하지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선 어쩔 수가 없었고 우린 방으로 돌아와서 바로 뻗었다.
일본에서의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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