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2차

일본 간사이 여행기 - 3일 교토 (긴카쿠지銀閣寺·니시혼간지西本願寺·기요미즈데라清水寺), 오사카(도톤보리道頓堀)

同黎 2012. 5. 10. 04:16

서둘러 오쓰는 나온 이유는 교토의 몇 개 절을 보기 위해서다. 원래 히에이산을 하루 종일 보려고

했는데, 겨울철이라 버스가 다니지 않아 엔라쿠지의 다른 구역으로 이동하려면 한 시간 이상

등산을 해야 한다는 현실을 깨닫고 차라리 교토를 더 보기로 합의를 봤다. 원래 교토 동·서부의

많은 절들을 각각 보는 날을 정해 절의 날 1,2라고 해두었는데, 심사숙고 결과 특히 절이 많은

교토의 히가시야마를 하루 만에 다 보는 건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사태를 불러올 수 있음을

인정하고 은각사를 미리 보기로 결정했다. 더불어서 일정상 볼 수 있을지 어떨지 불안했던

도지를 가기로 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도착한 철학의 길

교토제국대학의 니시다 키타로라는 철학자가 즐겨 산책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 철학의 길이다.

비와호 수로의 좌우에 꽃나무를 심고 작은 길을 만들어놔서 운치는 제법 있었다.

하지만 마냥 즐겁게 걸을 수 없는 이유는 니시다 키타로가 대표적인 일본의 극우라는 것....

여튼 은각사를 가려면 이 길을 걸어가야 한다.



철학의 길을 지나서 은각사 방향으로 길을 잡으면 상점가가 나온다.



이 앞에서 김샘과 장순기는 약간의 쇼핑을. 오르막이 좀 있다.


긴카쿠지 도착




경내가 복잡해 보이지만 사람이 많아 순로가 확실하게 짜여져 있어서 그냥 따라서 걸으면 된다.

생각보다 국보가 많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이런 환상적인 동백나무 울타리 길이 백 미터 정도 이어진다. 아 여긴 정말 좋았다.


그리고 경내로 진입하면


국보 은각(관음전)이 보이고




거대한 모래 정원이 나온다. 이건 후지산을 표현한 것이고


거대한 바다와 넘실대는 파도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은모래빛.

과연 은각사가 유명한 이유가 있었다. 아주 상쾌한 산책을 이어갔다.


정원을 관리하는 끝없는 손길







방장이었던 것 같네...


은각이 있는 연못을 훅 둘러서 언덕배기로 올라간다.

오르막길은 이끼정원으로 아주 잘 관리되고 있다.

처음 책에서 이끼정원을 봤을 때는 뭔가 했는데, 직접 보니 아주 아름답다.

관리하기 정말 힘들 것 같네



이끼들


올라가는 길




올라가면 이렇게 은각사가 한눈에 보인다. 장관이었다.

교토의 특징은 조금만 높은 데로 올라가면 전망이 아주 좋다는 것




은각. 원래 관음전이다. 금각사의 금각에는 금을 발라놔서 은각에 은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데, 전혀 아니다. 은각은 그냥 금각의 대비되는 단어로 선택된 것.

애초에 겸손한 와비사비의 정신으로 지어진 건물이기 때문에 화려함을 멀리한다.

은을 발랐을 리가 없다.








나오면서 찻집에서 당고 하나씩을 먹었다.

금각사보다 은각사가 좋다는데, 금각사는 안가봤지만 은각사가 정말 강추할만한 곳임은 분명하다.

이제 버스를 타고 교토역으로 가서 도지로 가는 버스로 환승해야 한다.


지나가는 길에 찍은 헤이안신궁 응천문. 저번에 가보았기 때문에 지나갔다.

문제는 다음에 발생했다.


버스를 잘못 탔다!!! 어어어 하는 사이에 남쪽으로 향해야 하는 버스는 북쪽으로...

우왕좌왕하는데 창 밖에 절이 보인다. 순간 김샘이 서본원사다! 라고 소리를 질렀고

우리는 저건 뭐하는 무린가 구경하는 왜인들을 뒤로 하고 니시혼간지로 뛰어 갔다.


니시혼간지는 정토진종 혼간지파의 총본산이다. 오사카에 있던 혼간지를 히데요시가 교토로

옮기고, 이에야스가 동서본원사로 나누었다. 지금도 두 본원사는 길을 사이에 두고 있는데 사이가

안 좋다. 정토진종은 정토종보다 더 배타적인데 아미타경과 일부 경전, 주석서 이외에는 인정하지

않는다. 여긴 승려가 결혼이 가능하다. 이 본원사의 당주가 오타니씨인데,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중앙아시아 오타니 컬렉션의 수집가인 오타니 고즈이도 혼간지의 당주였다. 여기는 국보 건물도

많고 당문이 특히 유명한데, 시간이 늦어서 당문은 못 봤다. 다음을 기약한다.

교토의 유명 사찰에는 당문이나 칙사문이라는 문이 많은데, 여기는 천황이나 그 칙사가

오가는 문이다. 때문에 특별히 화려하고 비싼 노송나무 껍질 지붕을 씌우는 경우가 많다.

사원의 격을 보여주는 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어영당. 엄청 크다


스님들이 청소하고 있었다. 사람이랑 비교해봐도 엄청 크다.




절의 법당은 공사 중. 히가시혼간지의 법당도 공사 중이라 다음을 기약했다.



어영당 내부


 서본원사를 나선 시간이 대략 4시 반

기요미즈데라는 6시까지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기로 했다.

히가시야마 구역의 가장 북쪽인 은각사와 가장 남쪽인 기요미즈데라(청수사)를 모두 간 셈이다.


기요미즈데라가 있는 기요미즈판 등등의 골목은 모두 상점가이다.

게이샤 분장을 한 여자들이 많은데, 진짜 게이샤는 아니고 체험 관광을 하는 사람들인 듯하다.


기요미즈데라는 야트마한 산의 절벽을 따라서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인왕문과 중문, 탑을 지나 올라가면 그 유명한 기요미즈데라의 무대(본당)가 나온다.




중문


삼층탑


지슈신사.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신사이다.


아쉽게도 여러 건물이 공사 중이었다. 본당 입구인 굉문(轟門)이다.


본당. 비불 관음보살을 모시고 있다.


저 쪽이 오쿠노인인가.. 저기도 무대조이다.


청수사라는 이름의 유례가 된 기요미즈


본당 내부



기요미즈데라처럼 절벽 위에 세운 양식을 무대조라고 한다. 물론 여기가 제일 유명하고 국보이다.

일본에는 '기요미즈데라에서 뛰어내리는 결심'이라는 속담이 있다는데, 실제로 여기서 많은

사람이 소원성취를 빌며 투신했다고 한다. 사망률은 약 30%였다고.. 여튼 경치는 일품이다.





물을 마시려는 중


세 줄기의 물이 각각 장수, 학업, 연애를 상징한다고 하고 세 가지 물을 다 마시면 무효라고 한다.

근데 뭐가 뭔지 몰라서 그냥 막 마셨다.



무대 아래쪽


내려오던 길에 있던 석탑


기요미즈데라의 단점은 교통. 버스는 많지만 사람이 몰려 타기 어렵다.

걸어서 1Km 남짓한 거리에 있는 고죠역으로 가는데 발이 많이 아팠다.

이 날 밖에 있던 시간이 16시간. 이게 다음날 참변을 예고하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라는 마음으로 향한 오사카 도톤보리

오사카는 수운을 위해 도시 여기저기에 이미 중세시대 운하를 파 놓았다. 도톤보리도

그런 운하 중 하나인데, 여길 중심으로 유흥가가 발달했다. 7시만 넘으면 거의 모든 가게가

닫는 일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밤늦게까지 여는 것이 신기하다. 여긴 그 유명한 킨류라멘


국물이 진하고 차슈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지난 여행 때 서서 먹은 분점 라멘보다 양이 적다.

흠 다음에 거기로 가야겠다. 그냥 라멘 600엔, 차슈라멘 900엔


타코야끼


여기도 유명한 데라는데... 기억이 안 난다.



신사이바시 입구. 가게가 많다.


도톤보리에 있는 유명한 광고판. 뛰는 아저씨

이렇게 16시간의 여행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