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

同黎 2013. 4. 26. 16:21

鷄鳴而寤思慮漸馳, 盍於其間澹以整之, 或省愆或紬新得, 次第條理瞭然黙識, 本旣立矣昧□乃興, 盥櫛衣冠端坐斂形, 提掇此心皦如出日, 嚴肅整齊虛明靜一, 乃啓方冊對越聖賢, 夫子在坐顔曾後先, 聖師所言親切敬廳, 弟子問辨反覆參訂, 事至斯應則驗于爲, 明命赫然常目在之, 事應旣巳我則如故, 方寸湛然疑神息慮, 動靜循環惟心是監, 靜存動祭勿貳勿參讀書之餘間以游詠, 發舒精神休養情性, 日暮人倦昏氣易乘, 齋莊整齊振拔靜明, 夜久斯寢齊手斂足, 不作思惟心神歸宿, 養以夜氣貞則復元, 念玆在玆日夕乾乾.

○右箴, 南塘陳茂卿柏所作以自警者, 金華王魯齋, 嘗主敎台州上蔡書院, 以是箴爲敎, 使學者人人誦習服行, 臣今謹倣魯齋敬齋箴圖作此圖, 以與彼圖相對, 蓋敬齋箴有許多用工之頭故, 隨其地頭而排列爲專圖, 此箴有許多用工時分故, 隨其時分而排列爲圖, 夫道之流行於日用之間, 無所適而不在故, 無一席無理之地, 何地而可輟工夫, 無頃刻之或停故, 一無息無理之時, 何時而不用工夫, 故子思子曰道也者, 不可須臾離也可離非道也, 是故君子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又曰莫見乎隱莫顯乎微故, 君子愼其獨也, 此一靜一動隨處隨時, 存養省察交致其功之法也, 果能如是則不遺地頭而無毫釐之差, 不失時分而無須臾之間, 二者並進作聖之要其在斯乎.


숙흥야매잠명(夙興夜寐箴銘)
닭이 울 때 깨어나면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어찌 그사이에 조용히 마음을 정돈하지 않겠는가?
때로는 지난 허물을 반성하고 때로는 새로운 것을 생각해서 얻는다. 이런 경우에 차례로 조리를 세워 묵묵히 명쾌하게 생각할지어다.
근본이 섰으면 이른 새벽에 일어나 세수하고 머리 빗고 의관을 차리고 단정히 앉아 자세를 바로 한다.
이 마음을 다잡아 밝기를 떠오르는 태양같이 하라. 태도를 엄숙하게, 겉모습을 단정히 하여 마음을 비워 밝게 하고 조용히 하기를 한결같이 한다.
바야흐로 책을 펴고 성현을 마주 대하듯 한다. 공자(孔子)께서 자리에 계신 듯, 안자(顔子) 증자(曾子)가 앞뒤에 계신 듯 한다.
위대한 선생님의 말씀을 몸소 간절히 경청(敬聽)하고, 공자(孔子)와 그 제자들의 묻고 따지는 말을 반복해서 참고하여 바로 잡으라.
일이 생기면 그 일에 대응하라. 그리고 그 실제를 통하여 배운 바를 체험할지어다. 환하게 밝은 하늘의 명에 항상 눈을 두어야 한다.
사물(事物)에 대한 응접(應接)이 끝나면 전과 같이 되돌아간다. 마음(方寸)을 맑게 하여 정신을 모아 생각을 쉬게 한다.
움직임과 멈춤이 순환할 때 마음이 이를 살핀다. 멈출 때는 마음을 보존하고 움직일 때는 행동을 살피어 두 갈래 세 갈래로 하지 말라.(主一無適)
독서 하다가 쉬는 여가에 간간이 마음을 풀고 쉬어라. 정신을 푸근하게 하여 성정(性情)을 휴양(休養)하라.
해가 저물면 사람은 지쳐 혼미한 기운이 타기 쉽다.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정신을 떨쳐 밝혀라.
밤이 깊어 잠자리에 들 때 손발을 가지런히 해여 한다.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심신을 잠들게 하라.
깨끗하고 맑은 밤 기운을 길러 저축하면 새로운 기운(貞)이 생긴다. 생각을 언제나 여기에 두어 밤낮으로 부지런히 노력할지어다.

 퇴계(退溪)의 설명

위의 잠(箴)은 남당 진무경(南塘 陳茂卿:名은 栢)이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하여 지은 것입니다.
금화 왕노재(金華王魯齋)가 태주(台州)의 상채서원(上蔡書院)에서 가르치는 일을 맡아 볼 때 오로지 이 잠(箴)으로써 가르쳤으며, 배우는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마다 외우고 실천하도록 하였습니다.
이제 삼가 노재(魯齋)의 경재잠도(敬齋箴圖)를 본떠서 이 도형을 만들어 그의 도형과 상대(相對)하게 하였습니다.
대개 경재잠(敬齋箴)에는 경(敬)을 실천(工夫)하는데 적용할 수 있는 여러 주제(地頭)가 있으므로, 그 주제(地頭)에 따라 배열하여 도형을 만들었습니다,
이 箴에도 하루 중에 시간대에 따라 경(敬)을 적용(工夫)하도록 제시하였고, 도형도 시간대에 따라 정리(排列)하여 만들었습니다.
무릇 도(道)는 일상생활 어디에나 있어 가는 곳마다 유행하지 않는 곳이 없으므로, 이(理)가 없는 곳이란 한군데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어느 곳에서라고 공부를 그만둘 수 있겠습니까? 도(道)는 잠시이라도 정지할 수 가 없으므로, 이(理)가 순식간(瞬息間)도 없는 때가 없으니 어느 때인들 공부를 하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자사(子思)가 말씀하기를 "도(道)라는 것은 잠시라도 떠나는 것이 아니다. 만약 떠날 수 있다면 그것은 도(道)가 아니다. 그러므로 군자는 남에게 보이지 않는 곳을 삼가고 남에게 들리지 않는 곳을 두려워한다"고 하였다.
또 이르기를 "가장 은밀한 것만큼 잘 보이는 것이 없으며, 가장 희미한 것만큼 잘 드러나는 것이 없다, 그래서 군자는 홀로 아는 그곳을 삼간다."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한번 움직이고 한번 멈추는(一動一靜) 경우에나 어느 곳 어느 때에도 마음을 보존하여 성품을 기르고 잘 살펴서 서로 번갈아 공부를 힘쓰게 하는 방법입니다.
과연 이렇게 할 수만 있다면 어느 상황에서나 털끝만 한 어김도 없을 것이요, 어느 시점에서도 일순(一瞬)의 중단도 없을 것입니다.
이 두 잠(箴)을 가지고 아울러 정진하면 성인이 되는 요체는 바로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