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거리 34

운동권 혐오를 누가 만드는가 - 뉴리버럴 지식인들에 대한 경고 (채효정)

'운동권 혐오’를 누가 만드는가 - 뉴리버럴 지식인들에 대한 경고운동진영의 사상에 대해서, 주장에 대해서, 입장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다. 나도 있으니까. 그런데 사상, 주장, 입장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취향으로서의 반대라면 그것은 문제다. '운동권 혐오'의 역사는 오래 되었지만, 지금과 같은 ‘꿘들은 싫다’, ‘꿘들은 아니다’식의 일반론적 혐오의 확산은 더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가 아닌 듯 하여 이 글을 쓴다. 이대사태 당시의 일반학생들과 운동권학생들의 분리, 그리고 순수한 촛불시민과 불순한 운동권들의 분리. 그런데 과연 이러한 분리의 프레임은 누가 만들어낸 것일까?이미 '운동권'이란 용어 자체도 취향의 혐오가 들어 있는 용어다. 예전에 그것은 극우-보수주의자들의 것이었다. 그런데 운동권을..

心/거리 2016.12.30

문화대혁명에 대한 메모

문혁에 대한 입장은 이미 블로그에 한번 밝혔던 바가 있는데 (http://ehddu.tistory.com/17) 요즘 또 생각이 조금은 바뀌게 되었다. 지금까지 문혁은 대약진운동의 실패 이후 마오의 정치적 복귀와 반대파 제거를 위한 정치공학적 의미로 주로 다루어졌다. 게다가 문물 파괴와 지식인 하방으로 대표되는 폭력성 때문에 홍위병은 "마오의 정치적 목적에 이용 내지 희생된 중우정치의 대표적 사례"로 이야기되기 일수이다. 그런데 문혁과 홍위병을 이렇게 평가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특히 사회주의자라면 이러한 평가는 더더욱 하지 말아야하지 않을까? 그람시에 의해 처음 제기되고 구하에 의해 재정의되었으며 지금까지 쭉 후속 연구자들이 이용하고 있는 서발턴(Subaltern·하위주체) 이론을 사용하면 문혁을 다른..

心/거리 2014.04.14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부당 개입에 대한 한국사 전공 대학원생 공동성명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부당 개입에 대한 한국사 전공 대학원생 공동성명 5년 전이다. 2008년 11월 28일, 국내외 역사학 전공 대학원생 일동은 이명박 정부의 교과서 개악시도를 저지하려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우리들은 미래 역사학자‧교육자로서 국가권력이 역사학자들을 ‘좌파’로 몰아세우고, 역사교과서를 정치도구화하려는 행태에 대한 단호한 거부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5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더 참담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공권력의 불법 선거개입에 대한 공정수사 요구는 가로막혀 있고, 합법적 정당이 해산청구를 받는가 하면, 전교조는 불법(법외) 노조로 규정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민주적 절차와 사회적 합의를 배제한 채 보수 언론 및 단체의 선동을 등에 업고 사회 곳곳을 ‘종북..

心/거리 2013.12.12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부당개입에 대한 한국사 전공 대학원생들의 기자회견 보도자료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부당개입에 대한 한국사 전공 대학원생들의 기자회견 일시: 2013년 12월 12일(목) 11:00-11:30 장소 :교육부 정문 앞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수신: 각 언론사 학술․사회 담당기자 및 시민사회단체 발신: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수정 ‘강요’에 반대하는 전국 한국사 전공 대학원생 모임 1. 귀 사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2.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 사태’에 대해 한국사 전공 대학원생들은 미래의 역사학자·교육자로서 정치적 편향성을 앞세운 정부의 부당한 역사교육 개입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국내외 역사학 전공 대학원생들은 이명박 정부의 교과서 개악시도 저지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3. 박근혜 정부는 최소한의 자격조차 갖추지 ..

心/거리 2013.12.11

역사철학테제 - 발터 벤야민

역사철학테제 Walter Benjamin 1 사람들 말에 의하면 어떤 장기 자동기계가 있었다고들 하는데, 이 기계는 어떤 사람이 장기를 두면 그때마다 그 반대 수를 둠으로써 언제나 이기게끔 만들어졌었다. 터어키 의상을 하고 입에는 水煙茼을 문 인형이 넓은 책상 위에 놓인 장기판 앞에 앉아 있었다. 거울로 장치를 함으로써 이 책상은 사방에서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환상을 불러일으키게 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장기의 명수인 등이 굽은 난장이가 그 책상 안에 앉아서는 줄을 당겨 인형의 손놀림을 조종하였다. 우리는 철학에서도 이러한 장치에 대응되는 것을 상상할 수가 있다. 항상 승리하게끔 되어있는 것은 소위 이라고 불리어지는 인형이다. 이 역사적 유물론은, 만약 그것이 오늘날 왜소하고 못생겼으며, 그렇기 때문..

心/거리 2013.07.29

포이에르바하에 관한 테제

「포이에르바하에 관한 테제들」 1지금까지 모든 유물론(포이에르바하의 유물론을 포함하여)의 주요한 결함은 대상, 현실, 감성이 오직 객체의 혹은 관조의 형식 아래에서만 파악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감성적 인간 활동으로서, 실천으로서 파악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파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능동적 측면은 유물론에 대립해서 관념론에 의하여―물론 관념론은 현실적 감상적 행위 자체를 알지 못한다―추상적으로 발전된다. 포이에르바하는 감성적인 객체들―사유객체들과 현실적으로 구별되는 객체들―을 추구한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활동 자체를 대상적 활동으로서 파악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그는 『기독교의 빈질』에서 이론적 태도만을 진정으로 인간적인 태도라고 간주하며 반면에 실천은 오직 그 더러운 유태인적 현상 형태 속에서..

心/거리 2013.06.29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 하종강

대구 근처 농공단지에 있는 공장에 노동조합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내려갔다. 버스터미널로 나를 마중나온 사람이 쩔쩔매는 얼굴로 말한다. "마땅한 교육 장소를 못 구했는데... 이거 죄송해서 어떻게 하지요." "그게 뭐 나한테 죄송할 일인가요?" 그를 따라서 한참 걸었더니 논밭 사이로 한참 가다가 어느 커다란 비닐하우스로 들어간다. 추운 겨울이었는데 구멍이 숭숭 뚫린 비닐하우스를 하나 빌린 것이다. 먼지가 자욱한 비닐하우스 속에서 짚단을 깔고 앉아 나를 기다리고 있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40대의 아줌마들이었다. 쇠를 다루는 일을 한다는데 "어떤 일을 하세요?" 물었더니 한 아주머니가 "아주 시커먼 일이에요."라고 답했다. "소장님 오셨으니까, 우리 노래 한 곡 부르고 강의 듣겠습니다."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

心/거리 2013.03.14

아느와르 위원장이 대구동지들에게 보낸글 8/26

안녕하십니까? 대구지역 동지들. 밤에는 지금 많이 더울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단속에 더욱 열을 올리는 출입국 관리소와 정부의 탄압 때문에 많이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단속과 탄압만큼 더 뜨거운 날씨 때문에 더욱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이 곳에 잡혀와서 계속 대구에 있는 동지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지만 그동안 몸이 아파서 편지를 쓰지 못했습니다. 이 꽉막힌 보호소에서 모든 것이 그립지만 특히 대구에 있는 동지들이 많이 그립고 보고 싶었습니 다. 지난번 대구에서 동지들이 집회를 할 때 두 번 전화를 했는데 전화상태가 좋지 않아 제 목소리 가 잘 전달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당장이라도 이 담벽을 뛰어넘어 대구로 가 고 싶습니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이렇게 잡혀 있어 동..

心/거리 2013.03.14

노동자 문화와 노동자 정치

[현장에서 미래를]73호 (2002년 01월)특집) 노동자 문화와 노동자 정치 신 병 현(교육위원장/홍익대 교수) 이 글은 문화에 대한 기존의 생각들을 비판적으로 보는 관점에서, 자본주의 하의 노동자들의 문화는 과연 어떻게 정의할 수 있고, 노동자운동에 영향을 미쳐온 각종 이데올로기 형태에 대해 살펴보면서, 노동자운동의 문화적 측면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정치적 기획이 이루어져야 할지를 함께 생각해 보기 위한 글이다. 1. 노동자문화란 무엇인가? 전통적으로 문화를 "지적, 정신적, 미적 개발과정 일반"으로 정의되어 왔다. 여기서의 문화는 읽기 능력, 학업 혹은 세련된 억양이나 취향 등에서 드러나는 '획득된 정도', '교양 수준'으로 보거나, 그 중에서도 지적 작업, 특히 예술적 활동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사..

心/거리 2013.03.12

이용석 열사의 유서

[10월 26일자 유서] 조합원동지들께 집행부를 믿고 적극적으로 결의를 다져주신 동지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각 지부 순회, 대의원대회, 총회 등을 통해 동지들과 함께 했던 많은 얘기들, 동지들 얼굴들이 하나하나 떠오릅니다. 파업을 준비하며 사측의 많은 부당노동행위들을 보면서 우리의 싸움이 얼마나 힘들까 가슴이 메어옵니다. 동지여러분! 오늘 참석치 못한 동지들을 저의 희생으로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파업에 참여하지 못한 조합원들도 우리와 같은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사측의 회유와 압박, 탄압을 뚫고 여기온 동지들의 결의가 우리 집행부를 이만큼 설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동지 여러분! 우리가 모인 이 자체가 노동자로서 승리입니다. 직원을 탈피한 진정한 노동자로서 삶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 자리..

心/거리 2013.03.12

‘임을 위한 행진곡’의 그 ‘임’을 아십니까?

‘임을 위한 행진곡’의 그 ‘임’을 아십니까?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로 시작해서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로 끝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80년대를 대표하는 운동가요이다. 학교와 공장과 거리에서, 집회와 시위가 있는 곳이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 노래를 불렀고, 가슴 절절한 곡조와 가사는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80년대의 격동을 스쳐지나간 사람이라면, 아니면 비록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더라도 한국 현대사의 거친 숨결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노래를 기억하겠지만, 이 노래에서 ‘윤상원’이라는 한 인물을 떠올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윤상원이 1980년 5월 27일 광주에서 산화한지 19년, ‘광주사태’는 ‘5·18민주화운동’으로 복권되고 5월 18일은 국가기념..

心/거리 2013.03.12

나는 행복을 위해 투쟁합니다. 이주노동자와 함께

나는 행복을 위해 투쟁합니다. 이주노동자와 함께....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시기는 세번에 걸쳐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한국교회의 개혁과 변화를 꿈꾸며, 아울러 이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는 한국교회를 꿈꾸며, 대구기독청년협의회의 청년들과 함께 기독청년운동을 할 때였습니다. 그 두번째는 평생을 아웅다옹하며 삶을 나누고자 하는 희년공동체의 식구들과 함께 비산동주민들과 부대끼며 지역주민운동을 꿈꾸는 때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땀흘리며, 똑같은 노동자로 살아가지만, 노동자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40만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고 있는 지금 이 시기입니다. 이주노동자 운동에 뛰어든 이래, 지난 1년 9개월동안 저는 아름다운 세사람을 만났습..

心/거리 2013.03.12

하종강의 세 바보 이야기

첫번째 바보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본사가 있는 안산 공장에는 여성 노동자가 많고 지사인 춘천 공장에는 남자 노동자들뿐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설명할까요? 머리 속에 그림을 잘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앞으로 하는 설명이 이해가 됩니다. 안산에는 본사가 있고 춘천에도 공장이 있는데, 안산 공장에는 주로 여성 노동자가, 춘천 공장에는 주로 남성 노동자들이 많이 있다는 뜻입니다. 춘천 공장의 인원이 조금 더 많았으니 양쪽 공장을 모두 합치면 당연히 남자 숫자가 훨씬 더 많았습니다. 안산에 노동조합 본부가 있고, 춘천에는 노동조합 지부가 있습니다. 형식상 춘천 지부는 안산 본부 노조의 지시를 받고, 노동조합 대표자를 부르는 명칭도 안산은 '위원장'이고 춘천은 '지부장'입니다. 안산 본부 노조의 위원장 선거..

心/거리 2013.03.12

민주주의는 결코 '준법'을 통해 얻어지지 않는다

(...) 인류의 역사에서 인간의 생명에 대한 가장 극악한 파괴행위는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져 왔다 (...) - 서준식, '여호와의 증인에게(한겨레 2001년 4월 5일)' - 마틴 루터 킹은 어느 설교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악법은 그 누구도 스스로 나서서 없애 주지 않는다. 우리가 그 법을 위반하고 잡혀가고 잡혀가고 또 잡혀가고 우리로 감옥이 넘쳐날 때 악법은 씨가 마르는 것이다." 진지한 인권운동은 어느 시대에나 이렇게 처절한 것이었고 그 처절함이 사라질 때 인권운동의 진지함도 사라지는 것일 터입니다. 생각해 보면 인권운동가가 악법을 꼬박꼬박 '준수'하면서 악법에 반대한다는 것은 가장 궁극적인 의미에서 참으로 가소로운 자가당착이요 자기기만이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 ..

心/거리 2013.03.12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동지가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를 사양하며 쓴글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사양한 이동권연대 박경석대표(옮김) 안녕하십니까? 저는 박경석입니다. 정말 무겁고 민망한 마음으로 밤을 지새우며 이 글을 씁니다. 박인용 동지의 추천 글을 통해 수많은 동지들의 추천을 받고 감당할 수없는 지지에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무게는 88년부터 지금까지 장애운동을 하면서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선택과 결단을 요구한 것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스럽고 획기적인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동지들의 지지에 감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민망할 따름입니다. 이 결정이 동지들에게 상처가 될까 두렵습니다. 그러나 이번을 기회로 동지들과 함께 더욱 현장투쟁을 확장하고 강화시키며 진보적 장애운동의 조직건설에 진정으로 연대하고 싶습니다. 장애아이를 둔 어머니의 추천 글에서 저의..

心/거리 201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