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詩

이별 후에 - 문정희

同黎 2013. 6. 9. 02:59

이별 후에 


              문정희 


너 떠나간 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이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년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알 떠 넣는 일이다 

옛날옛날적 
그 사람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숨막혀 나 죽으면 
원도 없으리라 

그러나 
나 진실로 슬픈 것은 

언젠가 너와 내가 
이 뜨거움 까맣게 
잊는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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