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詩

사랑 - 박노해

同黎 2013. 6. 17. 03:11

사랑


             박노해


사랑은

슬픔, 가슴 미어지는 비애

사랑은 분노, 철저한 증오

사랑은 통곡, 피투성이의 몸부림

사랑은 갈라섬,

일치를 향한 확연한 갈라섬

사랑은 고통, 참혹한 고통

사랑은 실천, 구체적인 실천

사랑은 노동, 지루하고 괴로운 노동자의 길

사랑은 자기를 해체하는 것,

우리가 되어 역사 속에 녹아들어 소생하는 것

사랑은 잔인한 것, 냉혹한 결단

사랑은 투쟁, 무자비한 투쟁

사랑은 회오리,

온 바다와 산과 들과 하늘이 들고일어서

폭풍치고 번개치며 포효하며 피빛으로 새로이 나는 것

그리하여 마침내 사랑은

고요의 빛나는 바다

햇살 쏟아지는 파아란 하늘

이슬 머금은 푸른 대지 위에

생명 있는 모든 것들 하나이 되어

춤추며 노래하는 눈부신 새날의 

위대한 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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