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2차

일본 간사이 여행기 - 7일 나라1 (나라공원奈良公園·도다이지東大寺1)

同黎 2012. 12. 31. 04:31

7일째, 오늘도 출발. 나라에 가기 위해선 킨테츠선을 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타니마치 큐쵸메에서 갈아타야 한다.

 

나라역 도착. 나라의 상징인 뿔 달린 동자승이 우릴 반긴다. 사실 좀 징그럽다.

 

역을 나와서 조금만 걸으면 바로 보이기 시작하는 사슴님들. 나라공원에 1100여 마리가 서식 중이다.

가스가대사의 신수(神獸)이기 때문에 보호를 받는다. 천연기념물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겁이 없다.

 

2010년이 헤이죠쿄 천도 1300주년이라 기념하고 있다.

 

사슴경고문. 나라공원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사실 이런 거보다 먹는다, 뒤진다 같은 경고문이 더 필요하다.

실제로 우리는 어떤 아줌마의 종이 쇼핑백을 사슴이 통째로 씹어 먹다가

걸려서 맞는(;;) 광경도 목격했는데, 이 놈들은 못 먹는게 없다.

 

길거리를 배회하는 사슴들. 8시가 안된 시간이라 아직 이 분들도 식사 개시를 안하고 있더라.

놀랍게도 이들의 주식은 이끼;;;  하지만 내가 보기엔 종이와 사슴센베를 더 많이 먹는다.

 

참 순진해 보이지만....

 

혹시나 해서 종이를 들이밀었더니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처다보다가 먹는다;; 얼른 다시 뺏었다.

 

나라역에서 나오면 우측으로 펼쳐진 넓은 초지가 있는데, 여기가 다 고후쿠지(흥복사) 부지이다.

하지만 여긴 잠시 지나가고 이따가 보기로 한다.

 

고후쿠지를 거니는 시카사마(사슴님)

 

 

역에서 800미터 걸으면 도다이지가 나온다. 문제는 내 발이 이 날 고장났다는 거.

꽤 긴 시간을 걸어다녀야 했는데 발이 아파서 고생을 많이 했다.

아직 도다이지(동대사)가 문 열기 전이라 한산하고 사슴들도 시간을 알기 때문에 아직 나오지 않았다.

 

동대사 남대문(난다이몬). 일본에서도 가장 큰 남대문에 속한다고 한다.

 

사람 기척을 듣고 모여드는 사슴들. 슬슬 움직이더라

 

화엄종 대본산 동대사

 

이 때 사슴에게 평화롭게 먹이를 주며 사슴과 셀카를 찍고 싶다던 장순기가 사슴센베를 사기 시작했다.

그것도 사슴이 가장 많은 남대문 앞에서... 난 이 사건이 비극으로 끝날 것임을 직감했다.

 

아직 사지도 않았는데 모여드는 사슴들

 

 

모두 장순기만 본다.

 

 

달려든다. 비둘기들.....

 

 

센베를 던져 봐도 계속 모여든다.

 

 

경험있는 내가 나서서 중재를 해본다. 센베가 떨어지면 아주 냉정하게 흩어져 버린다.


장순기의 시각에서 찍은 사진들

 

공포

 

사슴의 새초롬한 표정은 다 가식이었다.

 

다시 시작된 도다아지 탐방. 도다이지는 헤이죠쿄 천도 후 쇼무천황이 죽은 황태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웠다. 그러다가 전국에 기근과 재난이 잇따르자, 천황은 전국에

국분사를 세우게 하고 도다이지를 국분사를 총괄하는 절로 삼았으며 나라에 총본산을 둔

법상종, 화엄종, 성실종, 삼륜종, 율종, 구사종의 6종을 관장하게 했다. 도다이지 대불도 이 때 만들어진다.

그리고 천황들도 도다이지에서 수계를 받으면서 도다이지의 위상은 절정에 다다른다.

 쇼무천황의 부인인 고묘황후는 도다이지에 천황가의 많은 물품을 헌납하고 정창원(쇼소인)을 만들어

이를 관리하게 한다. 때문에 도다이지는 지금도 동아시아 고대사를 연구하는 보물창고이다.

 

 

남대문의 좌우에 있는 인왕상. 모두 국보이다. 문과 함께 가마쿠라시대의 것이다.

 

 

중문과 그 너머의 대불전

 

가는 길에 도다이지 뮤지엄이 있다. 여기는 오는 길에 들리기로 하고

 

중문에서 입장한다.

 

대불전. 처음의 대불전은 화재로 불타고 대불도 일부 녹는 등 수난을 당한다. 현재의 대불전은

에도시대에 재건한 것으로 본래의 대불전보다 면적은 좁다. 하지만 높이는 같다고 한다.

1층 지붕의 겹지붕 문을 열면 대불의 얼굴이 보인다. 하여튼 크기는 엄청나다.

이 대불전은 세계에서 제일 큰 목조건축물이라고 한다.


 

 

 

대불전 앞의 철등롱은 나라시대 창건 때 유물로 국보에 지정되어 있다.

화사면 각 부분에는 화려한 조각이 되어 있는데 국보의 품격을 보여준다.

 

 

 

 

 

 

대불전 풍경

 

대불. 진짜 큰데, 16.2미터란다. 건물 전체가 대불과 광배를 받치기 위해 설계되어 있다.

이 불상은 노사나불, 즉 비로자나불이다. 불법 그 자체를 신격화한 것이 비로자나불이다.

대불은 화재, 지진 등의 이유로 계속 다시 만들어졌는데, 그래서 부분마다 만들어진 시기가 다르다.

대좌 일부와 무릎은 나라시대, 얼굴은 에도시대, 손은 모모야마시대, 가슴은 가마쿠라시대 같은 식이다.

 

 

 

연화대좌의 남아있는 부분 모형. 여기에는 나라시대의 그림이 조각되어 있다.

 

 

 

협시보살인 허공장보살. 에도시대 것인데 이 것도 10미터는 되는 것 같다.

 

 

 

안에는 사천왕상 중 광목천과 다문천도 있다. 에도시대 작품이다.

 

 

지국천과 증장천은 머리만 남아 있다. 이것도 사람 키만하다.

 

기둥 모형. 지름이 사람 키만하다.

 

기와 모형. 귀면와가 사람 키만하다.

 

나라시대의 동대사 모형. 원래 양 탑이 있었다고 한다.

 

광배. 엄청난 크기이다. 보이다시피 기둥과 대들보가 광배를 바치는 구조이다.

목조광배인데 두께가 사람 키만하다..... 두 번째지만 정말 크기에 압도되는 곳이다.

 

동대사 대불전 기둥 하나에는 구멍이 나 있는데, 여기를 통과하면 극락에 간다고 한다.

장순기가 도전했으나 실패

 

밖에 나오면 기괴한 모습을 한 아저씨가 있다. 동대사 기행기에 종종 무서운 조각으로 나오던데...

사실 16나한 중 하나인 빈도로존자이다. 부처님 사후 동쪽으로 갔다고 해서 한국과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

근데 밖에 모셔놓고 방수천을 씌워 놓아서 기괴해보인다. 불쌍하다. 언젠간 안으로 들어갈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