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여성

한국사대동반, '성평등한 첫만남'

同黎 2013. 3. 8. 02:12

♀성평등한 첫만남♂ 을 그리며,
이제 막 대동반의 문을 들어선 당신에게 드립니다.



‘남자와 여자는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제 대학생들의 상식이 되었습니다. 여대생들의 숫자도 늘어나서 어문계열과 사범계열에서는 여학생의 비율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학교 수업에는 여러 여성학강좌가 개설되었으며 학회나 동아리의 대표자리에 여학생이 나서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듯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가 어디쯤 서있는지 조금 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세상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네요. 대다수의 여성이 같은 양질의 일을 하고도 남성보다 적은 보수를 받고, 여성의 성은 여전히도 자연스럽게 술자리 안주감으로, 때에 따라서는 돈으로 사고팔 수 있는 것쯤으로 취급받으며, 가사노동의 분담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슬프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성주의 - “그렇다면 차별에 태클을 걸고 바로잡아 볼까요?”

여성주의(feminism)와 그것이 던지는 문제의식이 앞으로 여러분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 아주 발칙한 노파심일지 모르지만 우려되는 점을 한 번 상상해 볼게요.

“그래서, 남성보다 여성이 우월하다는건가.”
“과민반응 아냐..?”
“히스테리에다가 논리적이지 못한 넋두리 같아.”
“남성과 여성이 다르다는 생각부터가 문제야. 똑같이 대우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겠지.”
“차별받는 것이 싫다면, 남성과 같아지면 될거아냐.”
“현재의 상태가 완벽하진 않지만 변화는 더 어려워. 그냥 지금 이대로가 좋아”

이와 같은 생각을 해오셨다면, 여성주의에 대한 편견을 버려-!(요)
여성주의는(여러 다양한 형태를 띠지만) 성평등에 대한 믿음을 갖는 동시에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이론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민은 평등한 권리를 갖고 태어났다는 사상에서 이러한 믿음과 이론이 생겨났고 여기서부터 '여성도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권리를 갖는다'는 주장이 가능한 것이죠. 너무 식상하고 당연한 주장인 것 같죠? 하지만 그것이 현실세계에서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에서부터 여성주의는 출발합니다. 성(性)의 차이가 성역할분리, 남아선호, 순결교육, 성희롱, 외모지상주의 등의 숱한 차별로 이어지는 현실에 대한 여성주의적 문제제기와 변화에 대한 요구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이제까지의 익숙한 삶의 방식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만들 것입니다.


.....
그런데 가부장제의 틀걸이에서 살아온 우리가
어떻게 새로운 틀을 짤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출발이고, 모든 것이 도전이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네오처럼
"처음으로 눈을 사용하기 시작"한 셈이다.

세계를 보는 눈(틀)이 바뀌면
세계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기존의 통념들, 사실이라 믿었던 믿음까지도 뒤집어보게 된다.
새로운 시각은 꼬리를 물고 새로운 가능성들을 일깨워준다.

여성주의를 실천한다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많은 용기와 도전을 필요로 한다.
여성주의는 '적극적'이며 '활동적'이다.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는 대신, 변화를 위해 노력하라고 우리를 격려한다.

(중략)

여성주의가 너무 멀게 느껴진다면 자문해 보자.
세상의 기존 틀걸이에 만족하는가.
공평하지도, 자유롭지도, 안전하지도, 풍요롭지도 않은
이 가부장제 사회에 말이다.

- 출처: 여성주의 저널 ‘일다’(www.ildaro.com)




성평등한 일년나기의 첫걸음, 새터

새터는 여러분이 앞으로 함께 학교생활을 할 사람들을 처음 만나는 자리입니다. ‘처음’이라는 것이 갖는 설레임과 기대 때문인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도 매우 높은 자리이고요. 함께 생활하는 기간 내내 우리는 같이 마주하며 토론하고 식사하고 잠자고, 신나는 뒷풀이 자리도 가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는 중에 우리의 일상 속에 존재하는 좋지 않은 문화들이 누군가에게 상처로 다가갈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한국사대동반에서는 [여성주의 새터수칙]을 만들어 실천하기로 하였습니다.


04년도 여성주의 새터수칙

✢ 일상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거나 비하하는 언행, 성차별적 언행을 하지 맙시다,
- 여성 특유의 외모나 몸매를 평가하는 말(껌딱지, 달걀후라이, 몇점이다 등)을 하지 맙시다. 여 성을 외모로만 평가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 남성에 대한 성차별적 언행을 하지 맙시다. 남성과 여성의 특성을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성문 화에 의한 것으로 그 피해의 대상에는 남성도 포함됩니다.

✢ 공식적인 자리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하지 맙시다.
- 분위기를 띄운다는 이유로 여학우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말들이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공식적 인 자리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삼가고 모든 상황과 조건에서 소수자를 배려하고 소외 시키지 맙시다.

✢ 술자리에서 원하지 않는 행동을 강요하지 맙시다.
- 술자리에서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옆에 앉히거나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것은 여학우들에게 굴욕감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새터의 경우에 새내기들은, 이런 술자리나 선배들을 처음 만나는 것이어서 싫더라도 거부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학우들이 싫다고 말하지 않는다 해서 좋아 하는 것이 아닙니다.

✢ 고정된 성역할에 따라 여성과 남성의 일을 분리하는 행위를 삼갑시다.
-타인에 대한 보살핌을 여성에게만 전가시키지 맙시다.
-음식준비, 술자리 정리, 방 정리 등의 일을 여성이 해야 할 일로 치부하지 맙시다.

✢ 여학우 남학우의 최소한의 독립적인 공간을 보장합시다.

✢ 성폭력을 목격하거나 성차별적인 발언을 들었을 때, 분위기에 편승 혹은 방관하지 말고 이의를 제기합시다.
-성차별적인 발언들은 보통 농담의 형식으로 표현됩니다. 이럴 경우 분위기를 망친다는 이유로 문 제제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소해 보이는 발언들을 용인하는 태도는 공동체의 잘못 된 문화를 용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공동체 문화는 성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며 문제 제기가 있을 경우 그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이야기하고 고쳐나가야 할 문 제인 것입니다. 성차별적 발언에 대해 이의를 표시하는 행동을 과민반응으로 치부해버린다면 이러 한 문제는 고치기 힘들 것입니다.

이상 위의 사항들을 함께 실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