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종표관으로 들어간다.
여기도 별도로 10위안의 입장료를 내야한다.
입장권을 내고 들어가면 봉선문(奉先門)이 나온다.
역시 벽에 뚫은 문이다.
문을 들어가면 봉선전(奉先殿)이 보인다.
봉선전은 원래 명나라 때 지어서 청대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개수된 건물로
工자 모양 건물이며 앞의 정전과 뒤의 침전으로 이루어져 있다.
봉선전은 원래 역대 황제와 그 조상들을 모시는 건물로 내태묘(內太廟)라고도 불렸던 건물이다.
즉 태묘가 국가의 공식적인 사당으로 국가를 보호하는 사당의 역할을 했다면
봉선전은 황실 가족의 개인적 사당으로 기능했던 것이다.
조선의 경우에도 종묘와 별도로 창덕궁 안에 선원전을 두어서 왕의 어진을 모시고 제사를 지냈던 것이다.
봉선전은 정전 9칸, 후전 9칸의 거대한 건물로 굉장히 격이 높은 건물이다.
건물 앞에는 답도와 동항, 일대도 설치되어 있다.
평소에는 어진과 위패를 뒤의 침전에 모셨다가 제사가 있을 때는 정전으로 모셔와 제례를 올렸던 것이다.
청대에는 매달 그믐날, 원단, 기일, 중원절, 제석 등 각종 중요한 날에 제사를 지냈으며 태묘와는 달리
만주족 고유의 제사 방식으로 제사를 올렸다. 건륭제 때는 이런 만주족 식 제사를 규범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봉선전은 자금성의 여러 건물 중 가장 큰 수모를 당한 건물이기도 하다.
자세한 사정은 아래에 설명하겠다.
봉선전 현판
만한 양 문자로 써져 있다.
문화대혁명 당시 다른 건물들은 모두 무사했으나 봉선전은 청조 황제들을 제사지냈다는
이유로 인해 태묘와 마찬가지로 큰 훼손을 당했다. 청조의 황제를 모셨다는 이유 때문에
반봉건+민족주의적 영향으로 내외로 큰 변형이 있었다. 일단 어진들은 모두 국공내전 중
대만의 고궁박물원으로 피해 무사했으나 제사를 지내던 내부의 공간은 모두 변형되었다.
그리고 工자 모형으로 되어 있던 정전과 침전의 벽을 터서 큰 직사각형 모습의 건물로 바뀌었고,
가운데에는 모주석(모택동, 마오쩌둥)의 동상을 모셨다.(...) 또한 문화혁명 당시 '올바른' 예술 창작 방식의 모범으로 여겨지던 소조작품 <수조원(收租院)>이라는 작품을 신무문 문루에서 옮겨와 전시하기도 했다.
그러다 2004년 본래 모습으로 복원하고 1000여 점의 서양시계들을 옮겨와 전시하는 종표관으로 바뀌었다.
아래 사진들은 그 수조원이라는 작품의 일부들이다.
수조원이라는 작품은 지주에서 조세를 바치는 농민들의 고통을 리얼리즘의 형태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사천성 대읍현 안인진에 있었던 대지주 유문채의 장원에서 있었던 일을
원형으로 하는 것으로 1965년 사천미술학원의 교수와 학생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이후로도 브론즈 등으로 계속 복제되었으며 영화화되기도 하였다.
지주의 모습
여튼 지금은 봉선전에 없다.
봉선전 내부
엄청 크고 높다.
봉선전 내부 가운데 위치한 물시계
자격루와 비슷한 것인데 청 가경제 때 만들어진 것이다.
교태전에 원래 있던 물시계를 모방한 것이라고 한다.
뒷면
그 바로 옆에는 대형 서양시계가 있다.
봉선전 안에는 수백 개의 시계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영국, 독일, 스위스, 일본, 영국 등에서 선물한 것이 많고 청 자체적으로 만든 것도 있다.
그 중에서도 스위스 시계는 스위스에도 없어 그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것이 많다고 한다.
시계는 잘 모르기 때문에 중요한 것만 설명하겠다.
영국제 시계들
인도에서 온 코끼리 모양 시계도 있다.
이건 인형들이 자명종을 치는 독특한 형태이다.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자명종
시간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낸다고 한다.
역시 인형들이 달린 자명종 시계
천구의 모양의 시계
지구와 달의 자전, 공전 모습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알 수 있게 만들었다.
나무와 새 모양 시계
신기한 행렬모양 시계
와 이건 뭐냐
크리스마스 트리 같다.
열대우림 모양 시계
다 영국제이다.
엄청 섬세한 모습의 시계
꽃병 모양 시계
시간에 따라 인형들이 춤추게 되어 있는 시계
건륭제가 시계광이었다고 한다. 뭐 건륭제가 뭔들 안 모았겠느냐만은...
종표관 시계 행렬은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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