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째 간사이원정기 - 5일 교토 라쿠츄1 (조엔지成圓寺, 쇼운지正運寺, 신센엔神泉苑)

다섯째날 아침. 발에 물집이 생겨 휴족시간을 붙인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

킨테츠를 타고 교토역으로 간다.

교토역 도착

교토타워가 보인다.

본래 니조조를 보기 위해 온 길인데, 나는 입장료도 아깝고 또 들어가기 그래서 중간에 내려

낙양 삼십삼소 중 하나인 쇼운지(정운사, 正運寺)에 갔다가 신센엔을 거쳐 니조조로 가기로 한다.

호리카와 다코야쿠시에서 내려서 다코야쿠시도리로 들어간다.

교토의 매력은 이런 뒷골목에 있다. 곳곳에 오래된 삶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쯔유를 파는 집이 보인다.

간판이 오래된 것이 노포로 보인다.

이런 집이 많다는 것이 부럽다. 

뭐 일본에서도 교토니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또 아파트를 선호하지 않는 주거문화 때문인지도

가는 길에 잠시 화과자집에 들려 모찌 몇 개를 샀다.

방금 만든 모찌를 손에 들고 나왔다.

이렇게 이름이 안 알려진 작은 집이 기온이나 도톤보리의 유명한 집보다 맛있는 경우도 많다.

실제 그 잠깐동안 단골로 보이는 사람들이 부지런히 왔다갔다 한다.

다코야쿠시도리를 따라 안쪽으로 계속 들어간다.

비가 오는 골목길, 출근시간이 지나서인지 조용하다.

교토에는 작은 절들이 모여있는 작은 골목이 많다. 테라마치같은 곳인데,

정작 테라마치는 이제 유흥가가 되어 혼노지 같은 몇 개 사찰밖에 없고 오히려 다른 골목에 더 많다. 

그런 골목에 들어섰는데, 죠엔지(성원사, 成圓寺)라는 작은 절의 문이 열려있다.

이런 작은 절은 닫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열려있어 호기심에 들어가본다.

낙양지장육번이라는 표석으로 보아 지장보살을 모시고 있는 듯하다.

아주 작은 절이다.

연명지장대보살이라는 등이 달려 있다. 지장보살 중 특별히 수명을 늘려주는 연명지장보살을 모신 것이다.

법당 안의 모습

반대편의 건물. 아마도 관음보살이 모셔져 있는 것 같다.

산호(山號)가 적힌 현판이 걸려 있다. 연명산(延命山)

죠엔지에 대해서는 아무리 찾아도 정보가 나오지 않는다.

교토의 왠만한 절은 다 정보가 있는데 정토종이라는 것 밖에는 정보를 찾지 못했다.

다시 죠엔지를 나선다.

교토 부의회와 시의회에 진출한 공산당 정치인들의 포스터

이처럼 일본은 선거포스터를 1년 내내 떼지 않는다.

각자 집앞에 지지 정당의 정치인 포스터를 붙이는 경우도 많다.

이 집은 공산당 지지자인가보다. 신기하게 교토는 공산당 지지율이 일본에서 가장 높다.

죠엔지에서 조금만 더 가면

목적지인 쇼운지(정운사, 正運寺)가 나온다.

산문은 닫혀있고 옆에 쪽문이 나있다.

아침이라 닫혀있어 초인종을 누르니 스님이 나와 문을 열어준다.

쇼운지(정운사, 正運寺)의 창건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지금의 사찰은 가토 기요마사의

가신이었던 이다 나오카게(飯田直景)가 마련했다고 한다. 여기 모셔진 십일면관음보살은 화재 속에서도

주자 안에서 환하게 빛나며 불을 피했다고 하며 가마쿠라시대의 대불사인 운케이가 일본에서도

관음성지로 유명한 나라 하세데라와 같은 목재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하세데라의 10미터짜리 거대한 관음상은 720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이후 불탔다가 1538년

다시 만들어졌다는데 운케이는 가마쿠라시대 사람이니 뭔가 맞지 않는다.

본당인 어당(御堂)

안에는 본전 십일면관음을 모시고 있다.

가까이서 찍지는 못했지만 대략 40센치 정도의 불상이다.

주인을 찍어주는 납경소 모습

목표했던 낙양삼십삽소(라쿠요 삼십삼소) 주인을 찍었다.

사진은 찍기 귀찮아서 다른 사람이 올린 것으로 대체

나오는 길 작은 등롱 두 개로 만든 정원이 아기자기하다.

이제 쇼운지를 나와 신센엔까지 걸어간다.

지나가다 소리가 요란해서 뭔가 하니 종이공장이다.

일본 전통 화지를 만드는 공장인 듯하다.

이런 곳도 남아있구나...

지나가는 길에 있는 작은 가게

일본식 장식품들을 파는 가게인 듯하다.

걸어가면서 내가 산 모찌를 먹는다.

왼쪽은 귤이 들어있는 모찌, 오른쪽은 앙금이 들어간 벚꽃모양 화과자, 가운데는 찹쌀을 반쯤 이겨서

팥앙금을 넣고 절인 차조기 잎으로 감싼 사쿠라모찌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전통과자이기도 하다.

가는 길에 막 문을 연 반찬가게에서 덴뿌라를 갓 튀겨서 팔고 있길래 얼른 하나 샀다.

비가 오는데 생각치 못한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작은 놀이터의 벤치로 간다.

새우와 연근, 가지 등의 야채를 튀긴 덴뿌라. 전용 간장까지 준다. 400엔치고는 호사스럽다.

놀이터 한쪽에서 서서 아침식사를 때운다.

뭐 이런 것도 재밌다. 

길을 걷다보면 오미야도리 상가가 나온다.

여기를 통과

작은 음식점

이런 집에 들어가보고 싶은데... 

길을 걷다보니 니조진야가 나온다. 매번 말로만 듣다가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패한 다이묘의 아들이 장사꾼이 되고, 당시 니조성에 쇼군을 경호하기 위해

올라오는 지방 무사들을 상대로 여관업을 하던 건물이다. 안에는 비밀계단이나

통로가 많기로도 유명하고, 화재 방지 시설도 잘 되어있다고 한다.

현재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주택이다.

지금 생각하니 그냥 모른 척하고 들어가서 찍어볼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평소에는 미리 가이드 예약을

해야 하고 통역사도 동반해야 하고 입장료도 1000엔이나 한다고 해서 일단 물러난다.

니조성을 보는 애들과 만나기도 해야했기 때문에

니조진야 길 건너에 신센엔이 보인다.

신센엔의 도리이. 본래 황실의 정원이었던 신센엔(신천원, 神泉苑)은 교토의 지하에 있던 지하 호수를

정원으로 정비한 것으로 당초 남북으로 500미터, 동서 24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정원이었다고 한다.

신센엔의 호수에는 법화경에 등장하는 팔대용왕 중 하나인 선녀용왕(여자가 아니다)이 살고 있다고

믿어졌으며 구카이(空海)가 여기서 기우제를 지내 사이지(서사, 西寺)의 슈빈(守敏)을 이겼다고 한다.

이는 구카이로 상징되는 진언종 등의 헤이안 불교가 슈빈으로 상징되는 나라 불교를 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후 사이지는 몰락하고 도지가 진언종의 총본산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천황권이 몰락하고 본래의 황궁인 다이리(內裏: 지금의 교토고쇼는 헤이안 천도 당시의 궁궐 자리가 아니다)가 천황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황폐해지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처음 니조의 저택을 지을 때

신센엔의 부지 대부분을 빼앗아 규모를 크게 축소시켰다. 

지금은 소유권이 신센엔이라는 동명의 동사진언종 사찰과 음식점에 나누어져있다.

그래도 유적인데 안에 음식점이 들어서다니 뭔가 안습이다.

안내문

들어서면 가장 먼저 선녀용왕을 모신 선녀용왕사가 보인다.

그 옆에는 혜방사(惠方社, 유오와샤) 라는 신사가 있다.

일본에 거의 남아있지 않은 음양도의 방위신 중 하나인 태세신(다이사이신 太歳神)을 모신 신사이다.

음양도는 중국의 음양오행설을 받아들여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만든 종교이자 사상이다.

매년 신위를 모시는 방향을 바꾼다고 한다.

방향을 바꾸는지 원형 석대 위에 신사가 있다

아마 음양도가 방위를 중시하는 종교이기에 이렇게 매년 길한 방향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 같다.

이제 호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아져버린 신센엔의 연못

선녀용왕사 배전 뒤로 연못 안의 본전이 보인다.

이제 옆의 다리를 건너 본당 쪽을 찍어본다.

별 거 없지만 안에 모신 부동명왕상은 중요문화재라고 한다. 물론 비공개

연못에는 때때로 뱃놀이도 하는 듯 용머리를 한 용선도 떠 있다.

옆에서 본 선녀용왕사 모습

오리들이 한가롭게 놀고 있다.

바깥쪽 도리이

한쪽에는 잉어와 거북이들의 무덤도 있다.

동백이 핀 신센엔

날만 맑았으면 좀 더 아름다웠을 것 같다.

이제 오른쪽으로 가본다.

시검대명신사로 가는 길이라는 표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본 신센엔

비가 거의 그쳤다.

시검대명신사가 보인다.

이름에 화살과 검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 뭔가 무예와 관련된 신인 것 같은데 자세히 알기 어렵다.

신사 모습

신체로 모시고 있는 거울이 보인다.

신사 세부

나오는 길 오리가 놀고 있다.

이제 정반대로 가본다.

배도 한번 찍어보고...

여기부터는 음식점의 소유이다.

이제 신센엔을 나선다.

길 건너편에 헤이안쿄 터 신센엔 동쪽 끝이라는 표석이 보인다.

그 건너편은 바로 니조조

쇼군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히데타다, 이에미츠. 이 모든 무가 권력자들은

천황이 살던 자리에 자신의 저택을 지어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제 니조성으로 갈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