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9차

9번째 간사이원정기 - 7일 교토 아라시야마1 (마쓰오대사松尾大社)

同黎 2016. 2. 25. 00:01



이제 한큐를 계속 타고 가다가 카츠라에서 아라시야마행 기차로 갈아타 마쓰오타이샤역에서 내린다.


마쓰오타이샤역 근처의 지도

여기서 더 들어가면 사이호지 같은 사찰도 나온다는데 아직 거기까지 발길이 닿지 못했다.

교토를 그렇게 돌아다녔는데 아직도 이렇게 못 가본 곳이 많다.


역에서 내리면 카츠라가와가 흘러가며 바로 앞에 붉은 도리이가 보인다.


송미대신이라는 현판

일본의 신사는 특이하게 각각의 신사에 모시는 신이 여럿이라도 이들을 합쳐 하나의 신처럼 대한다.

마쓰오대사의 본전에 모시는 신은 2명이고 남신과 여신이지만

그냥 하나로 신격화시켜 마쓰오대신이라고 부른다.

나라의 가스가대사의 경우 본전에 모시는 신이 4명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합쳐서 춘일대명신, 즉 가스가다이묘진(春日大明神)이라고 부른다.

한편 같은 신이라도 모시는 신사에 따라 다르다. 같은 무나카타 삼여신이라도 히로시마의 이츠쿠시마신사에 모시는 신은 이츠쿠시마대명신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신비하고 개념이 독특한 것이 일본의 신도이다.


도리이를 건너면 이렇게 강을 끌어들인 운하가 보인다.

신에게 다가가는 길 중간에 물을 통해 사악한 것을 떠내버리려는 것이다.

크진 않지만 이런 물줄기도 마쓰오대사의 매력 중 하나이다.


두 번째 도리이가 보인다.

마쓰오대사는 2번째이다. 하지만 저번에는 밤에 와서 정원과 신상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제대로 보기 위해 두 번째로 신사를 찾았다.



이 도리이를 지나면 비로소 신을 모신 본전 입구인 누문이 나온다.

마쓰오대사는 후시미이나리대사와 함께 도래인인 하타씨의 씨족신사(우지신사)로 유명하다.

본래 마쓰오산 위에 있는 바위를 신으로 모시는 산악신앙에서 시작하였고, 지금은 본전에

신체를 모시고 있다. 하타씨는 스스로는 진(秦)자를 쓰기 때문에 진시황제의 후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학술적으로 한반도 도래계, 그 중에서도 신라계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애초에 진시황제 후손이 이 때까지 있었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여기서 모시는 주요 신은 본전의 두 신인데, 하나는 남신인 오야마쿠이노카미(大山咋神 대산작신,

오호야마쿠비노카미라고도 부름)이고, 하나는 여신인 나카츠시마히메노미코토(중진도희명, 中津島姫命)

이라 하여 무나카타 삼여신 중 하나인 이치키시마히메노미코토(市杵島姫命)의 다른 이름이라고 한다.

그 밖에 달과 밤, 혹은 저승을 다스린다고도 하는 츠쿠요미도 중요하게 모셔지고 있다. 츠쿠요미는

아마테라스, 스사노오와 함께 삼귀자로 불리는 높은 신이지만 그 정체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오야마쿠이노카미는 족보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신으로 이 밖에 히에이산 아래 사카모토에 있는

히요시대사에서도 모셔지고 있으며 흔히 산왕(山王)이라고 불린다. 천태종에서는 이 신을 주존으로 하는

산왕신도를 발전시키기도 했다. 지금 교토가 수도가 되기 전 이 곳을 양분하고 있던 씨는 동쪽의 가모씨와

서쪽의 하타씨였다. 오야마쿠이노카미는 가모씨의 씨족신으로도 묘사되는데, 이 신이 마쓰오대사에

모셔졌다는 것은 두 도래계 가문 간의 관계를 알려준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본의 율령집인 연희식 22사에 등장하는 신사이며 신계(神係)가 정1위에 달하는 대단히 높은 신사이다.


마쓰오대사는 술의 신사로도 유명하다. 이는 이 신사에 내려오는 전승 때문이다. 하타씨는 지금 교토의

서쪽 지역을 영지로 다스렸는데 이 지역은 물의 범람이 많고 땅이 무르기로 유명하다. 교토를 수도로

정했을 때 결국 서쪽 지역은 포기했을 정도이다. 이 때 하타씨는 한반도에서 가져 온 수리기술을 이용하여

이 지역을 개척하는데, 때문에 카츠라가와는 큰 제방이 있는 강이라는 대언천(大堰川, 오오이가와)이라고도

불린다. 마쓰오대신이 이 대언천을 거슬러 오를 때 급류에서는 잉어를, 완류에서는 거북이를 탔다고 하는데

때문에 거북이가 신의 사자가 되어 모셔지고 있다. 그래서 신사 뒤에 카메노이(亀の井), 즉 거북이 우물이

있는데, 이 물을 술에 섞으면 술이 상하지 않는다 하여 술의 신사가 되었다는 전승이 있다.

하지만 이것도 정확하진 않고 신사에서는 마쓰오대사의 하타씨가 처음으로 술을 빚었다고 하며,

하타씨 역대 인물의 이름에 술 주자가 들어가서 그렇다는 의견도 있다.

하여튼 술의 신사로 유명해져 한쪽에 술 자료관도 있다.


자료관 입구

무료이다.


안에 들어가면 큰 술도가가 보인다.


술 빚는 과정을 묘사한 것

근데 어째 마네킹이 어색하다.


복숭아꽃을 띄운 도화주와 국화주


신에게 술을 바치는 신락무를 출 때 쓰는 마쓰오대신의 가면


역시 마쓰오대신을 표현한 노 가면


주신인 오야마쿠이노카미의 그림


자료관 뒤쪽으로 정원으로 가는 문이 있지만 여기는 조금 후에 가기로 한다.


객전

문화재로 지정은 안 되었지만 신사에 방문한 이들을 대접하던 오래된 건물이다.


마쓰오대사의 설명문


누문에 있는 즈이진(随身)상

본래 헤이안시대 귀족의 행차때 좌우를 지키는 역할을 하는데, 신도의 누문이나 중문 좌우에

의래 모셔서 불교의 인왕상처럼 잡귀를 물리치는 역할을 한다.


누문을 지나면 배전이 보인다.

참배하는 곳이다.


본전 앞에는 회랑을 두르고 그 앞에 중문을 두어 본전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본전은 16세기의 건물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제 신상관과 정원인 송풍원을 보러 간다.

여기에 가려면 사무소에서 500엔을 내고 입장권을 받아야 한다.


신상관으로 가는 길

중간에 이렇게 고개를 숙이고 건물 아래로 가야 한다.


여기를 지나면 마쓰오대사의 자랑인 송풍원 정원이 펼쳐진다.


송풍원은 3개의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신사 객전 바로 뒤의 이 정원은 곡수의 정원이라고 한다.


포석정처럼 물을 구불구불하게 흐르게 하고 그 물에 술잔을 띄우며

 술잔이 올 때까지 시를 짓는 귀족들의 놀이를 곡수연이라고 했다.

이 정원은 헤이안시대의 그 고급스러운 풍경을 재현한 것으로 1975년의 작품이다.

쇼와시대의 대표작이라는 평도 있지만 너무 인위적이라서 거부감이 든다는 평도 있다.


뒤편으로는 여러 신상을 모신 신상관이 있다.


정원의 모습


조금 인위적인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진은 정말 잘 나온다.


곡수의 정원은 자연스럽게 다른 정원으로 연결된다.

다른 정원은 조금 후에 이야기하겠다.


신강관 복도 쪽에서 찍은 사진

물이 정말 맑아서 좋았다.


신상관을 둘러싸고 다른 정원이 펼쳐진다.


저 복도를 지나면 신상관이 연결된다.


신상관 입구에서 내려다 본 정원


신상관 입구


신상관 내부에는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등신대의 유명한 신상 3개와 작은 여러 신상들이 모셔져 있다.

원래 사진을 찍어선 안되지만 책을 구입하려고 만 엔권을 냈더니

할아버지가 거스름돈을 가지러 뛰어가는 와중에 재빨리 촬영



대표작 3점이 떡하니 가운데 모셔져 있었다.

대단히 당당한 모습의 조각상들이라 나는 왜 아직도 이 신상들이 국보로 지정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본전에 오랫동안 신체로 모셔지면서 상당히 많이 훼손되었고 그렇기에 보수도 많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건지 아직 신상의 대표작을 뽑을 때 항상 손꼽히면서도 국보 지정이 되지 않았다.


거의 등신대에 가까운 좌상이다.

이 노년상은 아래 여인상과 함께 본전에 신체로 모셔졌었다고 하며

주신 오야마쿠이노카미(大山咋神, 대산작신)의 상이라고 전해진다.


이 상은 또다른 주신인 나카츠시마히메노미코토(중진도희명, 中津島姫命)라고 한다.


마지막 장년의 남신상은 이 신사의 섭사인

츠키요미신사(月読神社)의 주존으로 달과 밤의 신인 츠쿠요미이다.

츠쿠요미는 신도의 신 중 가장 높은 삼귀자에 속하는 신이지만 비중이 없다.

심지어 무존재의 신이라는 별명도 있다.

심지어 성별도 밝혀지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남성으로 보인다.

츠쿠요미가 달과 밤의 신이 된 사정이 참... 이상한데 츠쿠요미가 아마테라스의 명을 받고 음식을

담당하는 신을 만났을 때 그 신이 음식을 대접해 주는데 그 음식 재료가 신의 입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러자 이게 불쾌하다고 그 츠쿠요미는 그 신을 죽였는데(...) 이에 화난 아마테라스가

우리 다시 보지 말자고 해서 태양인 아마테라스를 피해 달의 신이 되었다고 한다.



이 밖에 여러 섭말사에 신체로 모셔지던 신상들이 많다.

이들은 헤이안시대에서 가마쿠라시대의 작품으로 모두 교토부 지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작은 건물에서 모셔셔 그런지 대체로 손상이 심한 편이다.


다시 신상관을 나온다.


이제 순로를 따라 다른 곳으로 간다.


상고의 정원이라는 정원이다.


마쓰오대사가 본래 산중의 큰 바위를 신앙의 대상으로 하는 산악신앙을

지녔던 것을 바탕으로 거대한 바위들을 박아 넣은 정원이다.


거대한 바위들


이제 거북이의 우물(카메노이)로 가는 길이 보인다.


신상관 뒤를 돌아가면


산을 오르는 길이 보인다.


후시미이나리신사처럼 저 산 위에 원래의 신체인 바위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올라가지는 않는다.


가는 길에 보이는 작은 말사


이제 폭포가 보인다.


폭포를 신체로 모시는 신사


뒤편에는 신성한 거북이의 폭포가 보인다.


여기서 바라본 마쓰오대사의 전경


이제 다시 본전 방향으로 나온다.


일가족이 참배를 왔는지 본전 앞에 앉아있다.


한쪽에 가득 쌓인 신주들


여기서는 신주도 판다.

직접 만든 술로 아까 보았던 폭포의 물로 빚었다고 한다.


신주를 사고 내려가면 마지막 정원인 봉래의 정원이 나온다.


도교에 나오는 신선이 사는 산인 봉래산과 바다를 형상화한 정원이다.



봉래의 정원 설명문


중간에 입구가 있어 잘하면 여기 정도는 입장권은 안 사고 들어가도 되지만

일본인들 특성상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


마쓰오대사 경내도


다시 도리이를 나와 이제 우메노미야대사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