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교양 불교미술

여러 명의 부처님을 한꺼번에 모시는 경우

同黎 2018. 7. 17. 02:28

삼세불, 삼신불, 삼계불, 오방불

한 전각에 한 분의 부처님을 모시는 경우도 있지만, 3명 이상의 부처님을 모시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 때에는 일정한 법칙에 따라서 보통 3명의 부처님을 모시게 되는데, 이럴 경우 건물의 이름에 보(寶)자를 붙여 격을 높입니다. 가령 대웅보전, 극락보전 같은 이름이 이러한 경우입니다. 조선 후기에 들어서는 건물의 이름과 모셔진 부처님, 그리고 각종 원칙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여기서는 가장 기본적인 개념들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삼세(三世)불 : 불교에서는 석가모니불이 열반에 든 것을 설명하기 위하여 설령 석가모니가 죽더라도 과거와 미래에는 많은 부처님이 차례로 내려와 불법이 끊기지 않는다는 이론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하여 과거, 현재, 미래의 부처님을 나란히 모실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배치합니다. 삼세불의 배치는 3분 모두를 부처로 모실 때와 석가모니의 격을 높여 석가모니만을 부처의 모습으로, 과거불과 미래불은 아직 성불하지 못한 보살의 모습(제화갈라보살은 정광불의 화신)으로 모시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과거불

현재불

미래불

정광불(혹은 연등불, 다보불)

석가모니불(석가여래)

미륵불

제화갈라보살

석가모니불

미륵보살

 

 

범어사 삼세불 (조선후기)

  

2)삼신(三身)불 : 불교의 교리가 섬세해지고 많은 부처님이 생기면서 이를 3가지 성격으로 나누게 됩니다. 이를 삼신불이라고 하는데, 이 때의 주존불은 무조건 비로자나불입니다. 비로자나불은 앞서 설명했듯이 불법 그 자체로 법신불이라고 합니다. 법신불이 고생받는 중생의 부름에 응하여 육체를 가지고 이 땅에 태어나게 되는데 이를 응신불, 혹은 화신불이라고 합니다. 석가모니와 과거불, 그리고 미래불을 미륵불이 모두 응신불에 속하게 되는데 여기서는 석가모니불을 모시게 됩니다. 그리고 보신불은 과거-현재-미래의 부처님과 관계없이 스스로 수행하여 깨닫고 덕행을 쌓아 부처님이 되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몸을 나타낸 이를 가리킵니다. 노사나불, 아미타불, 약사불이 모두 보신불에 속합니다.

응신(應身)불(화신불)

법신(法身)불

보신(報身)불

석가모니불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화엄사 삼신불 (조선후기)


 

3)삼계(三界)불 : 삼신불이나 삼세불 다음으로 많이 모셔지는 조합이 삼존불입니다. 삼존불은 석가모니불을 주존으로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를 모시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이는 삼계불이라는 개념과도 연결되는데요, 삼세불이 부처님의 시간의 영역대로 조합했다면, 삼계불은 공간의 개념입니다. 즉 서방의 아미타불과 동방의 약사여래를 석가모니와 함께 모시는 것입니다. 이는 아래에 나올 사방(오방)불과도 연결됩니다. 공간적 개념이로 시작되었으나 아미타불과 약사여래 모두가 기복적인 성격이 강하여 시대를 막론하고 인기 있는 부처님이었으므로 대중적으로 많이 보급되었고, 세 부처님의 순서가 바뀌어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방불

주존

동방불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약사여래


 

수덕사 삼계불 (고려)

4)오방(五方)불 : 위에서 설명한 공간개념을 넓혀서 사방과 중앙에 각각 부처님을 배치함으로써 어디에서 부처님이 있다는 개념을 구체화시킨 경우입니다. 백제의 예산 화전리 사면불이나 신라의 굴불사 사면석불이 이러한 개념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통 조각의 경우 4방불로 조성되나 회화의 경우 비로자나불을 중앙에 두어 오방불로 조성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앙과 서방, 동방의 부처님의 이론이 없으나, 남방과 북방의 부처님은 이론이 많고 나라마다 다르게 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보통 북방에 미륵불을 남방에 석가모니불을 모십니다. 남북이 바뀔 경우도 있습니다.

중앙

서방

동방

남방

북방

비로자나불

연화장세계

아미타불

극락정토세계

약사여래

유리광세계

석가여래

사바세계

미륵불

용화세계

예산 화전리 사면석불 (백제)


 

⑩탄생불과 반가사유상

두 불상의 모두 성불하기 이전의 부처님을 모델로 하고 있는 불상입니다.

탄생불(誕生佛) : 부처님이 태어나 동서남북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외칠 때의 모습을 나타낸 불상입니다. 아이의 모습으로 만들며 수인은 항상 천지인을 취합니다. 석가탄신일에는 전통적으로 탄생불을 모시고, 불상을 목욕시키는 의식을 하였습니다.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 본래 석가모니가 출가하기 전, 세상에 생로병사가 존재함을 깨닫고, 출가를 고민하는 모습을 표현한 상입니다. 한 손을 머리에 대고, 의자에 반가좌를 틀고 걸터앉아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흔지 미륵보살반가사유상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이는 일본의 반가사유상이 대부분 미륵보살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최근에는 한국의 반가사유상은 석가모니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고 봐야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금동탄생불 (삼국시대)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삼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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