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치조에 도착
낮에 보는 가모가와는 처음이지?
다들 기념사진
항상 숙소 근처는 해가 있을 때 보지 못하는 슬픈 운명을 지녔다.
박물관 쪽으로 이동.
박물관을 가려는 것은 아니고 그 근처의 여러 절들을 보기 위해서다.
장순기와 김의경은 산쥬산겐도를 보러 가고 우리는 요겐인과 호주지를 보러 간다.
산쥬산겐도의 붉은 회랑을 따라 걸어가면
산쥬산겐도의 옛 남대문이 나온다.
지금은 절 경내 밖에 위치해있다.
밑에는 차가 다니고 있다. 음 왠지 좀 짠하네.
첫 목적지는 요겐인(양원원)
뒤로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아주머니가 지나간다.
요겐인(양원원, 養源院)은 본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측실이자 히데요리의 어머니인 요도도노가 친아버지 이자이 나가마사를 위해 지은 절이었다. 그러나 완공하고 얼마 되지 않아 요겐인은 화재로 소실되고 오사카 여름 전투 이후에 요도도노의 동생이자 2대 쇼군 히데타다의 부인이 된 스겐인이 도쿠가와씨의 보리사로 재건하였으니 운명이 기구한 절이다. 본래 천태종이었으나 2차 대전 이후 정토진종으로 바뀌었다.
표문
작년에 왔을 때 통역 문제로 일본인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줄 알고 돌아갔지만 이번엔 무사히 입장한다.
2차 여행기 참조
표문으로 들어간다.
변재천 신사
비사문천 사당
본당 입구
도쿠가와가의 문장이 걸려있다.
본당으로 입장
입장료는 600엔으로 좀 비싼 편이다.
요겐인의 소장중인 국보 호회. 에도시대 유명한 화가인 다와라야 소타츠의 그림이다.
코끼리와 사자, 기린 등 상서로운 동물과 소나무를 미닫이 문에 그린 것인데,
후시미성 전투 때 죽은 이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가노 화파와는 또 다른 박력과 과감함이 느껴지는 그림들이다.
사자와
기린
특징을 대담한 생략과 부각, 그리고 색채의 활용으로 그렸다.
사실 요겐인에 온 이유는 혈천장을 보기 위해서다.
혈천장은 말 그대로 피의 천장으로 여기에는 기구한 사연이 있다.
세키가하라 전투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후시미성 전투는 이시다 미츠나리 쪽이 당시 도쿠가와에게
접수되어 있던 후시미성을 급습한 것이다. 후시미를 지키고 있던 도리이 모토타다와 1천의 군사가 전멸
했는데, 이들이 끝까지 싸우다가 할복한 후시미성 안쪽의 복도 마루를 뜯어서 천장으로 삼은 것이다.
도리이 모토타다는 이에야스의 오랜 부하로 16신장 중 하나였는데 자청하여 후시미를 지킴으로써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헛되이 버릴 뻔했던 동군 전력을 보존하는데 기여했다.
그들의 시신은 8월 말에서 9월까지 방치되어 있었는데 이 핏자국이 아무리 닦아도 지워지지 않자
이들의 무사정신을 기억하고 명복을 빌고자 요겐인과 겐코안 등으로 마루를 옮겨 천장을 삼은 것이다.
방장 복도 위의 천정
어지럽게 보이는 것이 바로 핏자국이다.
저기 발자국도 보인다.
머리와 몸체도 보인다.
또 다른 발자국
피 묻은 손자국이 찍혀있는 것이 보인다.
처음에는 400년이 넘은 핏자국이 얼마나 남아 있겠냐... 하며 갔지만 직접 보니 놀랍고도 소름이 끼친다.
여긴 밤에 어떻게 지킨다냐...
나오면서 기념사진
이제 바로 옆에 있는 호주지(법주사)로 간다.
호주지(법주사)는 본래 헤이안시대 후지와라씨가 지은 사찰이었지만, 100년 쯤 후에 화재로 소실된다.
그 후 12세기 상황의 거처로 법주사전이라는 이궁이 건립되어 고시라카와 상황이 호주지에 머물게 되었다.
그러나 헤이케의 전투가 벌어지면서 법주사 앞에서도 전투가 벌어지자 고시라카와 상황은
죽을 위기를 넘기면서 가마를 타고 도망쳤고 법주사는 또 한 번 소실되었다.
그러다가 고시라카와 상황 사후 무덤이 이 곳에 마련되면서 호주지는 상황의 능을 지키는 절로 존속한다. 한때 큰 사역을 자랑했으나 주변에 묘호인(묘법원), 산쥬산겐도, 호코지(방광사) 등이 들어서고 이 사찰들이
시대에 따라 더 중요해지면서 사역이 많이 줄었다. 그리고 메이지시대 이후 능역과 사찰이 분리되면서
능찰의 성격은 제거되었고 신란이 조각한 목상을 모셔오면서 천태종에서 정토진종 사찰로 전환하게 된다.
친란(신란)이 조각한 목상이 있다는 표석
고시라카와 천황릉 참도
호주지 현판
아미타당, 평소에는 참배가 불가능하다.
안에 모셔진 고시라카와 천황의 목상
신란(친란)이 조각한 자각상
공개되는 부동당
유명한 신대부동명왕상을 모시고 있다.
중요문화재인 신대부동명왕상
헤이안시대의 불상인데 고시라카와 상황이 미나모토씨의 자객에게 습격당했을 때
이 부동명왕상이 대신 칼을 맞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은 수호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쪽에는 추신구라(忠臣藏)에 등장하는 47인의 사무라이 목상이 있다.
주신구라는 아코 번의 낭인들이 주군의 원수를 갚고 막부에 신고하여 47인 전원이 할복한 이야기로
사무라이 정신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실화에 바탕을 둔 소설이다. 복수를 위한 자금을 위해 아내를
유곽에 팔고 아내도 그걸 자랑스러워한다는 우리로서는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전경
고시라카와 천황릉으로 가는 길. 현재는 궁내청 관할이다. 들어갈 수 없게 되어있다.
멀리 안내판만 보인다.
다시 호주지를 나온다.
산쥬산겐도의 문
그저께 갔던 교토국립박물관이다.
전시 포스터에서 기념사진 한 컷
멀리 지샤쿠인(지적원)이 보인다. 전에 갔었기에 이번엔 가지 않는다.
2차 여행기 참조
묘호인(묘법원, 妙法院)이 보인다.
묘법원문적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표문에 도착
들어간다
묘호인(묘법원)은 산젠인(삼천원), 쇼렌인(청련원)과 함께 천태종 3대 문적 사원이다.
본래 히에이잔 위의 작은 소사원으로 시작하였다. 그러나 사실상 큰 사원이 되기 시작한 것은
고시와카라 상황 시기로 지금도 묘호인 뒤에 있는 이마히에신궁(신일길신궁)의 관리사로 등장한다.
그 후 친왕이 출가해 주지가 되는 문적 사원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호코지 주지를
묘호인 주지가 겸하게 되었고, 에도 막부 성립 이후에는 막부 쪽에 붙어 도요쿠니신사를 없애고
그 유물을 훔쳐내어 보관하면서 호코지, 산쥬산겐도, 이마히에신궁을 모두 관할하는 대찰이 되었다.
지금도 산쥬산겐도는 묘호인의 말사이다.
들어가면 국보인 대고리가 보인다.
이 고리는 호코지의 대불 낙성식 때 수천 명의 식사를 준비했던 건물이라고 한다.
옆에는 중요문화재인 현관이 보인다.
현관 뒤에는 중요문화재 대서원이 있다.
묘호인의 대고리는 일본에서 가장 큰 고리다.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대고리의 지붕
이 현관은 히데타다의 딸이자 고미즈노오천황의 부인인 도후쿠몬인의 방문 때 만든 것이라고 한다.
먼저 현관을 살핀다.
정면
현관 옆에 있는 작은 문
서원으로 가는 문이다.
묘호인은 대고리 및 현관 외관과 본당인 보현당 외에는 평소 비공개이기 때문에 들어가볼 수는 없다.
대고리를 들여다 본다.
사람과 비교해보면 아주 큰 것을 알 수 있다.
대고리 내부
안은 조용하다
고리의 천정
엄청나다. 통층으로 되어 있는데 연기가 빠져나가게 하기 위해서다.
마치 거미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보현당으로 간다.
보현당 가는 길
가는 길에 비석이 있어 본다.
시치교비(칠경비)로, 7인의 공경 탈출 사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막말의 공부합체파와 대립하던 근왕급진파의 공경 7명이 사츠마 및 아이즈번의 공격으로부터 달아나서
죠슈번으로 도망간 사건이 바로 7인의 공경 탈출 사건인데, 이들이 집결한 곳이 바로 묘호인이다.
이들은 후에 왕정복고의 대호령이 내려지면서 사면되고 메이지시대 정부의 주요 자리를 다 차지한다.
신전. 본래 황족들이 머물던 곳인데, 7명의 공경이 모인 곳으로 더 유명하다.
신전 정면
칠경의 탈출 사건(시치교오치)에 대한 설명이다.
본당. 작은 크기이다.
묘호인의 본존인 보현보살을 모시고 있다.
에도시대 후기에 세워진 건물이다.
중요문화재인 보현당 내부
헤이안시대 말기의 불상으로 중요문화재이다.
메이지천황의 행재소라는 표석
참 많이도 다녔다. 여기저기
묘호인에서 나오는 길에 보이는 이마히에신궁의 표석
버스를 타고 교토역으로 간다.
이제 니시혼간지로 이동해야 한다.
버스를 기다리는 중
다시 교토역에 도착
9번 버스로 환승한다.
날이 너무 추워서 두루마기로 장옷을 해입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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