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남의 글

민족과 민족주의 - 최원

同黎 2013. 3. 8. 00:58
다소 내가 장황하게 얘기했던 신자유주의하에서의 민족-국가와 민족주의의 새로운 국면에 대해 최원씨가 예전에 간략하게 적은 글입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합숙 때에 유대양식으로서의 민족-국가와 생산양식으로서의 자본주의 세계체제를 2차세계대전이후부터 살펴볼 생각입니다. 다만 세미나가 2차로 한정된 관계로 깊게 들어가기는 힘들듯 합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예정이며, 작업 중에 변경될 수 있습니다;;;


1. 민족은 중심에서만 존재했다.

2. 주변과 반주변은 항상 과소민족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증거는 명백하다--분단)

3. 주변에서의 민족주의는 중심의 제국주의적 식민지 쟁탈 전쟁, 정복과 지배에 대한 저항과 해방을 위해서 채택되었던 이데올로기였고 그러한 싸움을 조직하는데 긍정적인 방식으로 작동하기도 했다.

4. 그러나 정확히 민족주의란 "양날"을 가진 칼이었기 때문에, 항상 주변의 과소민족들 사이의, 혹은 더 정확히 말해서, 그 다양한 주변의 민중들, 대중들의 "국제주의적" 연대를 가로막는 주요한 장애로 또한 작동했다. 

5. 특히 이러한 주변에서의 민족주의는 구-식민 체제의 종식 이후 제국주의에 의한 신식민지적 민족-국가 건설로 나타났고 이는 자본주의건 사회주의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즉, 민족 국가적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대중의 유대양식을 사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

6. 자본주의에 있어서 미국 헤게모니의 위기가 시작된 이래(60년대 말-70년대), 미국 자본들은 초국적 금융 독점자본으로의 전화를 모색하였고 이는 민족국가의 지위를 상대화 시키면서 자본의 세계적인 이동을 통한 착취의 전세계적 조직화로서의 신자유주의로 귀결되고 있는 중이다.

7. 그러나 동시에 이는 민족국가적 유대양식의 위기로도 현상한다. 따라서 세계는 탈민족주의적 정세로 돌이킬 수 없이 진입하였다.

8. 그러므로 이제 민족주의는 그것이 가졌던 일말의 진보성조차 비가역적으로 탈각 되었다. 즉, 오늘 민족주의는 더이상 양날을 가진 칼이 아니다! 이제 민족주의는 국수주의와 동일어가 되어가고 있고 인종주의가 그것의 하위이데올로기였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 민족주의가 오히려 인종주의의 하위이데올로기로 기능하기 시작하는 이데올로기(적 기능) 상의 전이(displacement)가 발생한다.

9. 이러한 이데올로기로서의 민족주의의 기능상의 전이는 신자유주의의 논리적 현실적 결과인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이민 노동자의 이동의 증가와 함께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드러나는데, 민족주의의 주장은 이제 이민 노동자들을 초과착취하는 이데올로기적 기제로 작동해 들어가기 시작한다. 이민 노동자들의 노동권의 불인정이 그들의 시민권의 불인정을 매개로 해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민 노동자들은 이미 그들이 거주하면서 노동하고 있는 그 사회에 혁혁한 공헌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로서 무조건적인 시민권을 인정받아야만 한다. 좌파는 이를 목표로 한다.

10. 결론적으로 지금의 시기는 새롭고 보다 포괄적인 국제주의적 연대가 그 어느 때 보다 강력히 요구되고 있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고 이러한 정세 속에서 민족주의적 전략, 전술을 전개한다는 것은 그 목적과 상관없이 반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