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일본 여행기 6차

폭설의 간사이 - 6일 교토 데라노우치4 (묘렌지妙蓮寺)

同黎 2014. 7. 2. 01:50



혼포지를 나와서 길을 건너 묘렌지로 가는 길에 갑자기 잘 생긴 건물 하나가 나타났다.


표석을 보니 일본 다도의 성인이라고 불리는 센노 리큐의 유적 후신안(불심안)이라고 써 있다.


살짝 문 안으로 들어가본다.

후신안(불심안)은 센노 리큐의 후손인 오모테센(표천) 가문의 종가로, 일본 다도의 성지라고 한다.

현재 14대 종손이 집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 켠에 앉을 수 있는 곳과 우물이 나오고


현관으로 통하는 문이 보인다.


아마도 일반인이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여기까지인 듯하다.


후신안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들

정확히는 이 건물이 후신안(불심안)이다.


내부에는 여러 다석이 있다.

그 중에 하나인 점전좌


또 다른 다석


이것은 다이토쿠지 쥬코인에서 다도를 시행하는 모습


후신안의 정원

엄청 신경써서 관리하고 있는 것 같다.


손 씻는 물을 담은 수조


이제 후신안을 나온다.


버스정류장이 있는 큰 길을 걸어 3~4분 정도 걸어들어가면 묘렌지(묘련사) 정문이 나온다.

일련종 계열인 본문법화종의 대본산이다.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구글지도에서 혼포지(본법사)를 찾다가 주변에 절이 많아서

찾아보니 대본산이라 와본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후회가 없었다.


묘렌지는 묘켄지(묘현사)와 마찬가지로 니치조(일상)이 창건하였다.

그러다가 제자 니치류(일륭)에 이르러 팔품파(본문파)라고 불리는 승렬파의 일종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팔품파는 다시 본문법화종과 법화종법문파로 갈라졌다. 

일련종은 법화경의 내용 전체를 인정하고, 니치렌(일련)을 보살이자 승보로 보며 일련계열 종파의 일치를

지향하는 일치파와, 법화경 내용의 전반부만 진짜로 인정하고 니치렌을 석가모니불보다 위에 있는 진정한

부처로 보는 승렬파, 이에 더하여 니치렌을 믿는 자가 아니면 시주조차 받지 않는 불시불수파로 나뉜다.

우리가 잘 아는 창가학회(SGI)는 바로 승렬파의 일련정종에서 갈라져나온 종교단체이다.

그 중 묘렌지는 승렬파에 속한다.

묘렌지는 니치조가 양조업자에게 시주받은 땅에서 시작하는데, 후에 고나라천황의 후원을 받았고

히데요시에 의해 지금의 위치로 이전했다고 한다. 역시 하세가와 도하쿠와 인연이 깊은 절이다.


묘렌지의 내력을 적은 현판


묘렌지 표석


일련종 계열 중 교토에 최초로 세운 절이고, 니치조(일상)이 입적한 곳이라는 표석


묘렌지 안내도

꽤 많은 탑두를 거느린 큰 사찰이었다.


봄 가을에만 공개하는 하세가와 도하쿠의 장벽화 안내


들어가자 먼저 종루가 보이고


본당이 보인다.


본당은 비교적 최근에 지은 것 같다.


때 이른 사쿠라가 피어있다.


음? 니치렌이 죽은 10월 13일 전후로 피기 시작해

다음 해 4월 초파일에 만개하는 무슨 사쿠라라는데... 이미 피었는데?


어쨌든 입장한다.

아주머니 하나가 매우 친절하게 따라다니면서 설명을 해준다.


표서원에서 보이는 정원

석가모니와 16나한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매우 박력있는 정원이다.


앞쪽의 표서원을 지나면 안쪽에 오서원이 있다.

거기에는 하세가와 도하쿠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금색 장벽화(후스마에)가 있다.

평소에는 비공개이다.


사쿠라가 그려진 벽화


사실 정확히 도하쿠의 작품인지는 모르고 그의 화풍이 곁들어진 건 분명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하세가와 도하쿠 일파의 그림이다.

단풍나무 그림


또 다른 사쿠라 그림


소나무


소나무


오서원의 내부


현재 장벽화는 보물관에 보관 중이고, 유명한 화백이 그린 은색의 벽화를 놓았다.

춘하추동을 그린 아름다운 벽화였다.


현재의 상태


오서원 뒤편의 정원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았다.


다른 각도


오서원에서 바라 본 16나한의 정원

가운데 큰 돌이 바로 석가모니가 누워서 열반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기하다. 가운데 손을 합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군데군데 많이도 사진을 찍는다.


16나한들

거대한 열반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다른 각도에서 찍은 오서원 뒤편 정원


동백이 피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디서 왔냐고 물어봐서 한국이라고 대답했더니 급 당황

일본인인 줄 알았단다. 내가 일본에 자주 가서 이렇게 설명해주는 아저씨 아줌마들 리액션을 참 잘한다.

급하게 영어를 섞어서 설명을 해주는데 웃으면서 괜찮다고 했다. 한국인은 거의 처음이란다.


계속 정원


여기가 베스트 포인트라고 해서 하나 찍는다.

벽화 설명을 해주면서 하세가와 도하쿠라는 화가가 있다고 해서 내가 아 안다고 하니 놀란다.

마침 그 날 교토국립박물관 뮤지엄샵에서 하세가와 도하쿠전 도록을 사서 그걸 보여주니 감동한다.

그리고 여기서 기적이 일어났는데, 관심을 가져주어 고맙다고 하더니 잠깐 따라오란다.

그리고 보물관을 열고 도하쿠의 원본 장벽화를 보여줬다.

이래저래 오늘은 참 일본인들에게 많은 신세를 진 날이다. ㅎㅎ


기분 좋게 고리 입구에 있는 정원사진을 찍으며 묘렌지를 나온다.

한국인들이 잘 안 다니는 곳을 다니니 이렇게 대접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