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남의 글

대중운동

同黎 2013. 3. 8. 02:01
흔히 대다수 활동가들이 현재 운동의 어려움을 '대중의 탈정치화',' 대중의 무지몽매함'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을 본다. 이러한 논지를 빌리자면, 전반적인 대중들의 상황이 그러하기때문에 어떠한 대중정치의 가능성도 사고할 수 없을 것이다. 단지 대중들을 보다 '정치화'하고 보다 ' 우리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있게' 만드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직 대중들의 곳곳에 들어가서 그들의 의식수준 전반을 끌어올리기 위한 각종 교육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선차적인 과제로 부각될 뿐이다. 이들의 상황분석이 타당하고 유의미한 것이라면, 기실 우리의 실천전반을 '대중정치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사고할 필요는 전혀 없다. '의식적으로 조직된 인자들의 운동'과 '의식적으로 조직되기 위한 대규모의 교육사업'만이 존재할 것이기에.

대중은 개개인들의 무매개적인 집합이라는 정태적인 규정이 아니라, 상상적으로 구성되고 해체되는 동태적이고 정세적인 규정으로 파악해야한다. 하기에 대중자체가 대중운동의 어려움을 가져온다는 말은 잘못 되었다. 존재하는 대중들과 그들의 물적/ 이데올로기적 지형은 대중운동의 객관적인 조건이자, 대중운둥의 근본적인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대중은 언제나 어떤방향으로든 운동하고 있다. 즉, 지배이데올로기에 포섭, 혹은 이에 대한 저항의 과정은 항상적으로 존재하며, 지배이데올로기는 그 스스로 보편적인 통념들을 가공하여 체계로 구성함으로써 실재의 조건들과 '닮은 것'들을 생산해 내지만, 이는 항상적으로 실재의 조건들과의 불일치를 의미하기에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데올로기 자체는 갈등적 구조에 다름아니며, 그자체로 저항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하기에 대중들의 이데올로기적 반역을 가속화하기 위해서 해당시기 대중들의 불만지점이 형성되고 있는 지점에서 논쟁을 조직하고 대중에게 존재하는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의 균열지점을 확장시켜내고 이 속에서 집단적인 해방의 경험을 창출하는 과정을 통해 대중을 정치의 주체로 세워내는 것이 대중운동의 핵심이다.

대중운동을 좌익적/당파적으로 강화한다는 것의 의미는 대중운동 단위를 장악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대중과의 최소한의 공유지만 속에서 가장 선도적은 세력으로 인정받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그러한 공유지반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며, 대중들의 정치적 주체화를 끊임없니 엄호하는 가운데, 이러한 운동의 성과들을 대학사회에 축적하고, 대중들의 집단적 의지로서 보편적인 정치적 조직적 표상을 구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