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우여
받아 읽어주게
친구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나를 모르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나를,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영원히
잊지 말아주게
그리고 바라네
그대들 소중한
추억의 서재에 간직하여 주게
뇌성 번개가 이 작은 육신을
태우고 꺾어버린다고 해도
하늘이 나에게만
꺼져 내려온다 해도
그대 소중한 추억이 간직된 나는
조금도 두렵지 않을 걸세
그대들이 아는,
그대 영역의 일부인 나
그대들의 앉은 좌석에 보이지 않게 참석했네
미안하네
용서하게
테이블 중간에 나의 좌석을 마련하여 주게
원섭이와 재철이 중간이면 더욱 좋겠네
그대들이 아는,
그대들의 전체의 일부인 나
힘에 겨워 힘에 겨워
굴리다 다 못 굴린
그리고 또 굴려야 할
덩이를
나의 나인 그대들에게 맡긴 채
잠시 다니러 간다네
잠시 쉬러 간다네
어쩌면 반지의 무게와 총칼의 질타에
구애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않기를 바라는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내 생애 다 못 굴린
덩이를, 덩이를
목적지까지 굴리려 하네
이 순간 이후의 세계에서
또다시 추방당한다 하더라도
굴리는 데 굴리는 데
도울 수만 있다면
이룰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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