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에서 곧장 봉화로 가는 길을 잡았습니다. 지도에서 안나와있는 비포장로도 한 참을 달리다가 영주 신암리 석불이 봉화에서 더 가깝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 쪽으로 또 길을 잡아 한참을 달려갔습니다. 한참을 찾다가 길가에 계신 부처님을 찾았습니다. 안동에서는 봉정사 말고는 모두 유교문화의 유산들만을 보았는데, 역시 저는 부처님이 더 좋습니다.
풍상에 시달리고 얼굴은 아들을 바라는 어머니들에게 주어서 형체도 희미하지만 그래도 부처님의 자비는 남아 있습니다. 전생에 배고픈 호랑이를 위해 자신을 바치고 비둘기를 쫓는 매에 허벅지 살을 바치셨던 분이니, 자식을 구하는 간절한 외침에 눈과 코 좀 뭉그러졌다고 해서 대수롭게 생각하시겠습니까? 기꺼이 보시하실 분이 부처님이니 지금까지 수 많은 백성들이 거기에 의지하는 것이겠지요.
본래 사방불이라고 하는데, 나머지는 흔적만 희미하게 남아있을 뿐입니다.
내친김에 바로 옆에 있는 흑석사에 들렸습니다. 저기 위에 부처님이 계십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생각보다 너무나 깨끗하고 큰 부처님에 놀랐습니다. 다들 이게 정말 통일신라때 것이 맞냐고 놀라워했지요.
부처님, 미남이시네요.
광배도 있습니다. 부처님의 본래 광배인건가요?
불전 안에는 국보로 지정된 조선초기의 나무 부처님도 계십니다. 도난당했는 줄 알았는데, 계시더군요. 방비가 조금 허술해보이기도 하고요.
봉화로 향하려는 길을 돌려 영주로 곧장 향했습니다. 내일 봉화를 거쳐 부석사 쪽으로 크게 원을 그려 가는 것으로 일정을 수정했지요. 덕분에 영주 공공도서관에 있는 영주리 석불입상을 뵐 수 있었습니다. 조금 갑갑해보여도 도서관 앞 마당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많이 바라보실 것 같아 그래도 조금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화대좌 입니다. 원래의 것일까요?
옆에 모셔진 석탑입니다. 조선시대의 것으로 보입니다.
곁에 있던 석비의 머릿돌입니다.
내침김에 가흥리 마애삼존불도 뵈러갑니다. 길가의 절벽에 우뚝하니 앉아계시는데, 길이 나기 전에는 이 곳이 참 바라보기 좋은 풍경을 가지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몇년 전 절벽이 무너지면서 발견된 부처님입니다.
눈이 많이 상했습니다.
절벽에는 청동기시대 암각화도 있어, 이 절벽이 오래전부터 신앙의 대상이었음을 알려줍니다.
답사 둘째날의 여정은 여기까지 였습니다. 영주시내에서 맛 없는 저녁을 먹고 다음날 아침 일찍 봉화의 닭실(유곡)으로 떠났습니다.
충재 권벌의 종가입니다. 아침에 바람이 매서웠습니다.
충재집안의 고문서는 조선시대 재지양반의 연구에 큰 자료가 되었습니다.
유물각은 며칠 후 예천 권씨 집안의 탈상일이라 문을 닫았습니다. 대신 청암정에 서성이다가 길을 다시 떠낫습니다. 봄에 이 개울에 물이 가득 차면 다시 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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